이번 주 빈곤 퇴치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삼은 제 65차 유엔 총회가 열리지만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빈곤을 퇴치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빈곤 퇴치를 위한 세부적인 실현계획이 부족한 점도 아쉽고 또 부유한 국가들이 말로만 빈곤퇴치를 약속하면서 실제 이에 필요한 돈을 지출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현실은 빈곤퇴치에 대해 실질적으로 책임을 질 만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19일 이번 주 기후변화, 개발, 빈곤, 여성지위 향상, 질병퇴치 등 글로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 정상회의가 개최되지만 지금까지 이런 목표달성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 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오는 2015년까지 개발목표를 달성할 것을 다시 다짐하게 된다.
여러 목표 가운데서도 유엔이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안전한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고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의 수도 지금의 반으로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목표는 산발적으로 진전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극빈국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전혀 진전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빠진 경우도 많다.
유엔의 목표가 전 세계의 평균에 맞춰져 있다 보니 중국과 같은 나라가 실제 상황을 왜곡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1990년 이후 수백만명의 빈곤층을 없애 세계 평균을 개선시켰지만 여타국들은 사정이 제각각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하루 1.25달러 미만 빈곤층 인구가 90년도에 전체의 49%였으나 2008년에는 77%로 뛰었다. 이에 비해 에티오피아는 같은 기간 빈곤층 인구를 60%에서 16%로 낮췄다.
또 가나의 경우 2004년까지 기아 선상의 주민 수를 75% 줄인 반면 콩고에서는 기아인구가 두 배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통계를 통째로 보는 것도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북부 나이지리아의 경우 5세 미만 영.유아의 사망비율이 1천명당 220명이지만 남부 나이지리아에서는 1천명당 80명 수준으로 많이 차이가 난다.
빈곤퇴치 운동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의 보건자문관 루돌프 크니펜버그는 "구호의 손길이 가장 나중에 닿는 사람들이 죽음의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최선의 방법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부터 구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IT 대학의 개발전문가인 에스터 듀플로 교수는 "우리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누가 우리를 벌줄 것인가. 누군가 화성에서 날아와 ‘목표달성에 실패했으니 우리가 침공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