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연구원 "한국, 어리석게 햇볕정책 버려"
탈북자 "무너져 가는 정권 생존 도와"
영국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와 영국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가 햇볕정책의 성패를 놓고 치열한 지상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주인공은 재영 조선인협회 김주일 사무국장과 리즈대학의 사회학 및 한국학 분야의 명예 선임연구원인 아이단 포스터 카터.
두 사람은 최근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최근 상황과 햇볕정책 등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먼저 카터 연구원은 지난 13일 `북한의 미래는 중국의 위성국가(North Korea’s future is likely to be as a Chinese satellite)’라는 글에서 북한이 주체사상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더이상 홀로 설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도 긴급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굶주린 주민들에 대한 지원 없이는 검증되지 않은 아들 김정은의 후계 추대는 위험한 짓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터 연구원은 "위험을 내포한 권력 승계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보장해 줄 수 있는 보호막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현 정부는 지난 10년 간의 햇볕정책을 어리석게도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현 정부는 대북 영향력이 없고 중국이 그 공백을 채우고 있다면서 "북한에게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는 중국의 위성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재영 조선인협회 김주일 사무국장은 20일 자에 기고한 `햇볕정책의 그림자(In the shade of Korean `sunshine’ policy)’라는 글에서 `북한 정권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고통을 겪은 탈북자’로서 카터 연구원의 입장을 반박했다.
2005년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 2007년 영국에 정착한 김 사무국장은 "햇볕정책의 그늘을 못 보고 있다"면서 "햇볕정책은 김정일에게 막대한 현금을 제공해 무너져가는 정권의 생존에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독재로 고통받고 있고 햇볕정책으로 김정일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주민들을 착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은 무척 가난하지만 외국인에게 상당히 적대적"이라면서 "미국과 일본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계급과 상관없이 북한 주민들과 통치계급은 김정일이 중국에 구걸하는 것에 큰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강한 민족주의를 감안하면 누가 후계자가 되든 북한이 중국의 위성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끝으로 결국 한국이 북한을 평화적, 점진적으로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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