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우리 가락부터 경쾌한 재즈, 그리고 진한 감동을 선사한 아름다운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진 하루였다. 제37회 LA 한국의 날 축제 이틀째인 1일 서울국제공원 중앙무대에서 펼쳐진 공연들은 저마다 강한 개성을 연출하며 객석을 메운 관람객들에게 진정한 축제의 멋을 선사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날 공연은 밤이 깊도록 이어져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이날 공연의 피날레로 마련된 ‘원더걸스와 파티’에 등장한 원더걸스는 장터에 있던 수천명의 관람객들에게 열광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여 축제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한빛예술단 장애 딛고 멋진 합주 박수갈채
고성오광대 신명난 장단 맞춰 어깨춤 들썩
■한빛예술단
한국에서 온 시각장애우들로 구성된 한빛예술단(이사장 김양수)의 타악앙상블이 시작되자 공연 전까지 곳곳에서 웅성 되던 관객석은 고요해졌다. 앞을 못 보는 장애우들이 오로지 귀와 손끝의 감각, 그리고 평소 갈고 닦은 피나는 노력 끝에 펼쳐낸 천상의 합주연주에 한인들은 깊게 빠져들어 한곡한곡 최선을 다하는 예술단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브라스 12중주 합주에 이어 전경호 군의 마림바 공연이 펼쳐지자 공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듀엣 성악과 보컬 이아름 양의 솔로곡 등 다채로운 공연 내용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숨을 죽인채 이날 프로그램 하나하나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한 채 집중했다.
김양수 예술단 이사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예술단원 개개인이 음악의 힘으로 장애를 딛고 일어서서 선사한 연주가 함께 한 여러분 모두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기를 바란다”며 “이번 방문이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음악으로 모두 하나 되는 뜻 깊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술단은 이날 장터 공연 이외에도 오후 2시에는 가든스윗호텔에서 한인 인사 80여명을 초청 특별 공연을 펼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더글라스 클러그 재즈콘서트
이날 공연의 첫 코너를 장식한 5인조 밴드 ‘더그 클러그 밴드’는 여성 보컬의 파워풀한 가창력을 앞세워 무더운 오후 장터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가슴속까지 시원함을 선사했다. ‘뉴욕 뉴욕’과 같이 한인들의 귀에 친숙한 재즈곡을 위주로, R&B, 팝송 등 다양한 재즈 명곡이 연이어 연주되자 일부 관람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즉석에서 어깨춤을 추며 리듬을 타기도 했다.
■고성오광대놀이
전통문화 예술공연을 선보인 고성오광대는 이민사회 한인들에게 ‘신명’을 되살려줬다. 이들은 사물놀이, 오광대놀이, 승무, 양반춤, 버나놀이를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흥겹게 선보였다.
탈춤 이수자인 김성범(33)씨는 “어르신과 10대 아이들까지 어깨를 들썩이며 공연에 호응을 보내주신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고성오광대는 2일 오후 3시부터 올림픽가에서 본보 주관으로 펼쳐지는 코리안 퍼레이드에서도 신나는 행진을 펼친다.
■피츠 인 인치스 & 클라라의 랄라라
한인타운 인디그룹으로 남성 5인조 밴드인 ‘피츠 인 인치스’가 빠른 리듬의 팝송을 부르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장터에 있던 10대 여학생들은 또래 밴드의 등장에 관심을 보이며 중앙무대로 몰려나왔다.
유튜브에서 인기 상종가인 클라라가 선보인 ‘클라라의 랄라라’에는 20여명의 10대 청소년 율동팀이 등장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랄라라 팀은 2PM, 원더걸스 등 한국아이돌그룹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면서 청소년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류축제 입소문’2세·타민족 참여 크게 늘어
■현장스케치
◎…올해 한국의 날 축제 공연장에는 방과후 축제를 즐기러 온 1.5 및 2세 한인 청소년들도 많아 세대 구분을 뛰어넘는 축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율동팀 공연을 보며 흉내를 내기도 하고 장터부스 곳곳을 돌며 무료 기념품을 챙기는 알뜰함도 보였다.
존버로우스 중학교의 예린 오, 김하은양 등 7학년 동기생 6명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왔다”며 “한국 노래도 듣고 한국 먹거리도 많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비한인 주민들에게도 축제는 연례 꼭 참석하는 행사가 됐다. 연인, 가족, 친구 등과 함께 행사장을 둘러본 이들은 자연스럽게 수많은 한인들과 축제를 통해 하나가 됐다. 시미밸리에서 온 메디슨 밀러(20)는 “한류 인터넷 사이트에서 축제 정보를 얻었다”며 “한국 인디 밴드의 공연도 이색적이었고 물건도 싸게 사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축제 중앙무대에서 우노스 댄스팀 멤버들이 화려한 댄스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김진호·김형재 기자>
서울국제공원 중앙무대에서는 흥겨운 우리 가락부터 경쾌한 재즈와 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관람석의 한인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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