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즈칼리지 장승 제작 국보급 장인 김종흥 선생
장승 조각가로 살아온 30여년 세월 동안 해외에 세운 500개를 포함, 그간 4,000여개 장승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타목(打木) 김종흥 선생.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가 이수자로 1994년 한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73세 생일 축배자였던 김 선생이 가장 최근 제작한 장승 3개가 6일 퀸즈칼리지 캠퍼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오전 뉴욕에 도착한 직후 시차 적응할 여유도 없이 퀸즈칼리지를 방문해 직접 조각할 나무 선별에 들어간 뒤 5일 오전부터 꼬박 하루 반나절을 장승 조각에만 온 힘을 쏟은 김 선생이지만 6일 열린 장승 제막식에서는 피곤한 기색은커녕 넘치는 에너지로 즉석에서 어린 소나무 기둥을 잘라 미니 장승을 만드는 멋진 장승 제막의식까지 선보였다. 당초 장승에 쓰일 목재는 대학에 위치한 재외한인사회연구소가 미리 구입해 놓았지만 정작 김 선생이 선택한 재료는 지난달 중순 허리케인급 강풍으로 부러져 퇴비가 될 날만을 기다리며 캠퍼스 곳곳에 쓰러져 있던 부러진 소나무들이었다.
김 선생은 “한국의 소나무만큼 좋은 질감은 아니지만 구입 목재보다 훨씬 나았다. 총장도 부러진 나무를 돈을 들여 버리고 있다며 흔쾌히 사용을 허락해줬지만 생각보다 절차는 까다로웠다”며 웃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 DC와 애리조나에 이어 세 번째지만 미 대학 캠퍼스에 우뚝 선 장승으로는 퀸즈칼리지가 처음이라는 김 선생은 “대학 캠퍼스 중앙에 자리한 장승이 이곳에서 자라는 한
인 후손은 물론,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기 힘든 타인종 뉴요커에게 한국의 찬란한 5,000년 문화유산을 알리고 특히 한국의 정신문화를 심어주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7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김 선생은 “한국문화의 세계화와 더불어 뉴욕 한인들도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퀸즈칼리지에서 6일 열린 장승 제막식에 앞서 자신이 조각한 장승을 마무리 단장 중인 타목 김종흥 선생.
■ 서예가 이유성 선생
퀸즈칼리지에 6일 둥지를 튼 장승 3개에 글씨를 새겨 넣은 생물학 박사 출신의 서예가 이유성(사진·호 알암) 국제현대서예협회장은 “내 글씨가 장승과 더불어 영구히 이곳에 전시된다는데 대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약칼리지에서 생물학 교수를 지내다 은퇴한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서예를 익혀왔으며 한글서예의 양대 산맥 중 하나로 통하는 이철경 선생의 제자란 자부심도 크다.
김종흥 장승 조각가가 제작한 장승에 이 회장이 새겨 넣은 글씨는 ‘한국인의 미소’ ‘뉴욕대장군’ ‘퀸즈여장군’ 등이다. 중앙에 위치한 가장 키가 큰 장승 옆면에는 글을 쓴 그의 이름이 따로 적혀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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