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 짙은 비디오 및 인터넷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져 성적 저하는 물론 폭력적으로 변하고 성인들도 가정 파괴에 이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긴 여름방학에 돌입하면서 청소년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더욱 게임의 유혹에 빠져들 가능성이 많아졌다. 또 연방 대법원이 미성년 대상 폭력적 게임 판매 규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학부모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의 게임중독 실태와 문제점, 대책을 시리즈로 긴급 진단해 본다.
글 싣는 순서
(1) 한인 청소년 게임중독 실태
(2) 왜 중독되나·폐해는
(3) 어떻게 대처하나·전문가 진단
긴 여름방학과 함께 초중고 자녀를 둔 한인가정에서는 학부모와 자녀의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버스프링에 사는 학부모 한 모(38)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더니 벌써부터 인터넷에서 총과 칼 등이 난무하는 게임을 하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어 날마다 전쟁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DC에서 캐리아웃을 운영하는 40대의 김 모씨 부부는 외동아들을 위해 2년 전 고가의 비디오 게임 시스템을 사줬다. 그런데 현재 틴에이저가 된 김 씨 부부의 아들은 총격장면이 난무하는 폭력적 비디오 게임에 빠진 끝에 중독 증상을 보여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처럼 과다한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안 증세나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 상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많은 학생들이 게임 때문에 과제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학업에 뒤처지고 있고 게임중독으로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한인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워싱턴 한인가정상담소나 한인봉사센터 등에 따르면 각종 행동문제로 카운슬링을 요청하는 한인 청소년 중 80% 이상이 하루 평균 4-5시간을 게임 혹은 인터넷에 낭비하는 등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상담소는 올 상반기에 20여건의 청소년 비디오 또는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상담을 접수했다.
가정상담소 소재정 카운슬러는“게임중독은 마약중독과 똑같다”라고 단언한 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기에 폭력적이거나 성적인(sexual) 게임을 접할 때에는 그에 대한 영상이 머리에 잔상으로 남아 실상과 사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어 소 카운슬러는 “이제는 비디오 게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유치원생까지 게임을 쉽게 접하는 시대가 됐다”며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은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충동조절능력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본인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극도로 예민해지거나 폭력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인봉사센터 조지영 사무총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집집마다 방학과 함께 비상이 걸렸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비디오 게임을 막는 부모와 이를 하고 있거나, 하고 싶어 하는 자녀와의 갈등 때문”이라며 “부모가 하루 종일 같이 있지 않더라도 꾸준한 관심과 대화로 자녀들이 비디오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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