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는 A 사장은 요즘 고개를 다시 세우고 다닌다. 한동안 손님이 줄어 고전했으나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로 다시 고객들이 붐비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B 사장은 완전 풀이 죽었다. 처음 개업할 무렵에는 문전성시였으나 점차 손님이 빠지더니 이젠 파리채를 잡아야 할 지경이다.
연말을 맞아 상당수의 식당들이 가족과 단체 손님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헤매거나 폐업하는 식당들도 늘고 있다.
■경영난에 폐업사태
소매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2008년부터 워싱턴 일대에서 문을 닫은 한인 식당은 20개쯤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서만 한식당인 J, S, P 업소 등 10개가량의 식당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역시 경영난으로 식당을 폐업한 C씨는 “손님이 전반적으로 준데다 가격인하 바람에 매상이 계속 줄어들었다”며 “밀린 렌트비와 인건비 등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인 식당가에서는 내년에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10개 이상의 식당들이 또 쓰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케팅 강화, 새 메뉴로 성공
이 같은 최악의 불경기 속에서도 일부 식당들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훈풍을 맞고 있어 대조적이다.
애난데일의 한식당 ‘외갓집’이나 저먼타운의 일식당 ‘유라꾸’는 미국인들의 입맛을 노린 타겟 전략으로 성업 중이다. 외갓집의 무제한 고기구이와 샤브샤브는 저렴한 가격에 고기의 질로 소문나면서 고객의 80%가 젊은 미국인 층이다.
메뉴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식당들도 있다. 훼어팩스시티의 ‘까치둥지’는 바쁜 한인들을 위해 음식을 배달해주는 ‘동아 153밥상’을 개발해 호평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양념과 한약재를 가미한 부드러운 왕족발 메뉴를 개발해 여성과 젊은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강남중 사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타 업소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지금 같은 불경기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꿀돼지’도 낮 손님들을 겨냥한 새로운 점심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으며 횟집인 ‘파도’와 ‘장어시 광어동’은 신선한 회에다가 멍게, 해삼, 전복 등을 포함해 4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세트 메뉴를 선보여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확실한 아이템이 중요
확실한 아이템을 선정,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몰이 성공한 식당들도 눈에 띈다. 센터빌에 신장개업한 ‘예전’은 내장탕이란 독특한 신 메뉴로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애난데일의 ‘이대포’는 점심에는 가정식 백반으로 저녁에는 싱싱한 야채를 곁들인 숯불 바비큐로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 메릴랜드의 한식당 ‘모아’는 해물 손칼국수와 손만두로, 락빌의 ‘오세요’는 독특한 풍미의 바비큐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장원반점’은 짜장면 같은 주 메뉴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으며 애난데일에 신장개업한 ‘중미반점’ 역시 짜장면의 가격파괴와 함께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맛의 짬뽕을 내세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미반점의 임형석 사장은 “아무리 불황시대라지만 잘되는 식당은 분명히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좋은 재료를 사용해 음식의 질을 높이고 광고를 통해 식당을 알리며 서비스를 잘 해야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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