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영(웨체스터 씨드 학원 원장)
지난 달 초, 허리케인 ‘샌디’가 지나간 후, 나는 귀여운 샌디와 웃음이 가득한 그의 주인 애니(Annie)를 만나러, 설레이는 마음으로 브로드웨이로 뛰어갔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내 어릴적 친구, 빨간 머리의 애니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공황기와 실업률 증가 현상과 선거의 해를 맞이하면, 뮤지컬 ‘애니’는 ‘희망의 화신’으로 뉴요커들 앞에 어김없이 돌아온다. 그리고, 우리는 히로인(heroine) 애니에게 다시 한번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 표면적으로 뮤지컬 애니는 뉴욕 시립 아동 보호소의 11살의 고아인 애니가 친부모를 찾는 모험담 이라고 생각 하지만, 실제로는 1970년대 중반에 재정 위기(fiscal crisis)로 인해 사회적 혼란으로 깊은 실의(nadir)에 빠진 뉴욕 시민들이 공황기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당시의 의식있는 *작사가, 작곡가와 대본 작가들이 모여서 해롤드 그레이(Harold Gray)의 원작을 토대로 재탄생하여 1977년에 초연된 작품이다.
뉴딜 정책(New Deal)을 추진하여 1930년대의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을 성공적으로 벗어나게 한 민주당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이 애니를 입양하게 되는 억만장자 올리버 워벅스(Oliver Warbucks)에게 “공화당원들과 올리버, 당신도 우리와 함께 노래 불러요”라고 외치자, 정부의 내각 (cabinet)과 모두가 함께 부르는, 새로운 내일의 노래 ‘투모로우’(Tomorrow)를 아름다운 하모니(harmony)로 선보이는 장면은 늘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현재 재정 절벽(Fiscal Cliff) 문제를 공화당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도 유니슨(unison)으로 통합적인 경제 대안 정책을 모색하며, 상황 대처 능력(gumption)과 회복력(resilience)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을 찾기 바란다.
올해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기뻤던 일은, 6명의 고아 중 테씨(Tessie) 역할을 연기하는 한인 장준아(Junah Jang)양을 본 일이다. 10살의 나이로 5000여명의 경쟁자들 속에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장준아 양이 참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애니’를 보러 가면, 애니가 입었던 빨간색 드레스나 옷을 입고 온 여자 어린이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꼭 수많은 애니들이 무대에서 일제히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빨간 옷을 입고 ‘애니’를 관람하러 오는 것은, 언젠가 부터 여자 어린이들 사이의 ‘묵언의 약속’이다. 마치, 할렐루야 코러스(합창) 음악이 울려 퍼질 때, 청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하다.
막이 내리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어린 연기자들의 퍼포먼스에 뜨거운 호응과 감사를 표하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그 박수 속에는 우리 자신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 소리도 들렸다.
* 작사가:Martin Charnin, 작곡가:Charles Strouse, 대본 작가:Thomas Mee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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