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첫 재외 대선투표 뉴욕총영사관 열기 후끈
18대 대통령 재외투표가 실시된 5일 뉴욕총영사관 본관 1층에 설치된 투표장은 역사적인 한표를 행사기 위한 한인 유권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이민 30여년 만에 생애처음으로 한국 대통령 선거에 참가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은 70대 노인부터 새벽에 일어나 6시간 넘게 차를 타고 달려온 30대 유학생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한인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1979년에 이민온 김영진(74·퀸즈 아스토리아)씨는 "한국에서도 대선에 참여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이국땅에 와서 내손으로 한국 대통령을 뽑게 되니 감격스럽기만 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델라웨어 유니버시티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 훈(38)씨는 "10년만에 대선 투표를 위해 델라웨어에서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장장 6시간 반에 걸쳐 왔다"며 "지난번 총선 때는 포기했는데 대선 만큼은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유모차를 끌고 투표소를 찾은 ‘엄마 부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친구와 함께 나란히 유모차를 끌고 투표장에 입장한 유소은(뉴저지 웨스트뉴욕·35)씨는 "유모차를 끌고 오기엔 교통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중 친구가 차편을 제공해 운 좋게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재외선거인 등록기간을 놓쳐 아쉬움이 너무 큰 나머지 일부러 투표장을 찾은 한인도 있었다. 필라델피아에서 온 김정경씨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등록기간을 놓쳐 다른방도가 없는지 선관위에 문의까지 했었다"며 "투표는 할 수 없지만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어 투표소를 찾았다"고 푸념했다.
한편 이날 선거 도중 중복투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관련 진승엽 재외선거관은 "중복투표를 시도하는 유권자들이 거의 없을뿐더러 설사 하더라도 투표용지가 각 재외유권자들의 주소 관할청으로 이송돼 재분류되는 과정에서 걸러지게 돼 있다"고 밝혔다.<천지훈 기자>
▲ 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수거함에 넣고 있다.
▲한인 유권자들이 5일 플러싱 한양마트 앞에서 재외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무료 셔틀버스에 오르고 있다.
<함지하 기자>
"영광스런 순간, 자부심 느낀다"
■뉴욕 투표소 1호 투표 주옥근씨
뉴욕총영사관 재외투표소에서 첫번째 투표를 행사하는 영예(?)는 주옥근 뉴욕미술인협회장에게 돌아갔다. 투표시작 1시간전에 도착했다는 주 회장은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새벽 6시에 뉴저지 포트리 집을 나섰다"며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할 때면 눈부시게 발전된 조국의 모습에 애국심을 절로 느낀다는 주 회장은 "이제 구태정치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관을 갖고 재외동포들에게도 국력을 널리 나눠줄 수 있는 지혜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천지훈 기자>
"신성한 주권행사 손꼽아 기다려"
■첫날 최고령 투표 89세 김정옥 할아버지 부부
이날 생애 첫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노익장을 과시하며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은 최고령 투표자 김정옥(89·오른쪽) 할아버지와 이상인(86) 할머니. 올해로 결혼 65주년을 맞이한 이들 노부부는 "미국 온지 35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선거에 투표하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넉넉한 웃음을 터뜨렸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의사로 활동했던 김정옥 할아버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신성한 주권을 행사할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며 "한인 젊은이들 역시 자신의 권리를 쉽게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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