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들수록...바쁠수록...운동해야죠”
뉴욕한인테니스협회 일을 하면서 테니스 보급에 힘써 한인사회에 건강한 웃음이 넘치게 한 박헌달 전 이사장, 그는 수산인협회 회장과 롱아일랜드한인회 활동외에 수십년간 다양한 비즈니스로 얻은 노하우와 삶의 철학이 반듯하기 그지없다. 롱아일랜드 힉스빌 뉴욕골프 매장에서 그를 만났다.
▲한인들, 운동 꼭 해야
30여년간 테니스를 치면서 골프, 탁구, 수상스키 등 만능스포츠맨인 박헌달 전 뉴욕한인테니스협회 이사장을 만나 그의 이민사를 듣다보면 장사를 하고 싶고, 운동도 하고싶어진다. 29년째 롱아일랜드 힉스빌 브로드웨이 몰(아끼야 매장)에서 ‘뉴욕골프’를 경영해 오고 있는 그는 요즘도 쉴새없이 운동을 한다.
80년대초부터 시작한 테니스는 작년까지 US OPEN USTA 국립테니스 센터에서 쳤으나 요즘은 일터와 가까운 롱아일랜드 글렌헤드 라켓(Glen Head racket)클럽에서 치고 있다.“1주일에 1~2번 가까운 친지들과 2~3시간씩 시합을 한다“는 그는 땀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면서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활력을 찾는다고 한다.
금년에는 새로 탁구를 시작, 한 주에 두어번 가게에서 10분거리인 뉴욕감리교회로 탁구를 치러 간다. “운동은 정신적으로 좋다. 바쁠수록 뉴욕 한인들은 운동을 꼭 해야 한다.” 뉴욕한인테니스 협회가 한인들에게 테니스 입문부터 시작하여 패밀리 스포츠로 정착해 나가도록 힘쓰고 있는 것은 이같은 원로들의 보이지 않는 가르침이 있어서다.
박헌달은 2005~2012년 테니스협회 이사장으로써 협회 발전에 깊숙이 관여해 왔을 뿐 아니라 살고있는 지역인 롱아일랜드 한인회 이사로서 힘을 보태어 2007년 롱아일랜드한인회 제14회 한인의 밤 행사에서 ‘올해의 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해온 결과인데 “그냥 옆에서 말로 거들어준 것뿐이다”고 말하는 그는 현재 한미공공정책위윈회(KAPAC) 시니어 어드바이저이기도 하다.
한편 박헌달은 2014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탠 일이 있다. 2006년 12월 19일 한승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 위성미 골프 선수를 명예홍보 대사로 위촉하는 자리에 함께 했다. 춘천고등학교 선배인 한승수 위원장(전 총리)의 권유에서였다.
전지훈련차 올랜드 챔피언스 게이트 클럽에서 훈련 중인 위성미를 만나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더욱 정진할 것”을 당부하자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대답했고 마침 그날이 위성미가 스탠포드 대학 입학허가를 받은 날이라 다같이 기뻐해주었다고 한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박헌달은 1937년 강원도 춘천출생으로 춘천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6개월간 강원도 양양군에 보건소를 설립한 국가 공무원 생활을 거쳐 서울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다.
“1960년대 한국은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젊은이들에게 답답한 시기였다. 고등학교 단짝친구가 캐나다로 오라고 했다. 친구의 무역회사 지사장으로 토론토로 간 것이 30대후반, 73년 토론토에서 2년 정도후 76년 1월2일 필라델피아 죽마고우의 권유로 온 것이 미국 이민사의 시작이다.”
‘잘한 게 없다’ 는 그는 지금까지 여러가지 비즈니스에 손대 거의 모두 성공했다.
토론토에서 24시간 편의점(Franchise Beckers)을 1년이상 하였는데 이 시기에 돈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큰 아픔을 겪었다. 남의 나라에 와 살면서 동포끼리 믿음으로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일을 당한 것이다.
그때 캐나다 이민자들은 지렁이를 잡는 일을 많이 했다. 지렁이는 미국에 수출되어 화장품과 각종 제품의 원료가 되었다. “더욱 시련에 빠뜨려 나자신을 바로 잡고 싶었다. 그래서 이 일을 했다.”
한밤중에 다들 모여 밴 트럭을 타고 농장지대 초원 허허벌판에 내렸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이마에는 야광등을 달고 우비를 걸친 다음 살금살금 지렁이에게 다가가 민첩하게 잡아 올려 깡통에 넣어야 했는데 굵고 긴 지렁이를 잡는데 온몸에 전율이 왔다.
“지금까지도 벌레를 가장 싫어한다”는 그는 ‘이것도 못하면 이민생활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각오로 몸서리 쳐가면서 새벽동이 훤히 터올 때까지 엉금엉금 기면서 지렁이 잡기를 한 지 일주일, 비로소 마음의 상처가 극복되고 주저앉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그것은 중학교1학년 시절 6.25때 대구로 피난 가 살며 매일새벽 신문과 껌을 팔면서 군에 간 형들 대신 생계를 책임지던 그때 고생을 생각하면 어떤 일도 견뎌야 했던 것이다.
▲함께 잘 살고 아픔도 같이하고
뉴욕 엘머스트에 도착한 것이 1976년 1월 2일, 그때 한국일보를 보기 시작한 것이 37년째 구독자다. 그는 신문에서 정보를 얻고 브롱스에 이탈리안이 하는 생선가게를 인수했다. 생선가게를 3여년 하면서 수협 3대회장을 했다. 이때 노조로 수산업계를 장악하려는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그후 가게를 미국인에 매각하고 맨하탄 브로드웨이 96가 맥도널드 바로옆에 던킨도넛 체인점을 신규개점했고 1984년부터 ‘뉴욕골프’점을 시작했는데 이는 원래 그가 축구를 비롯 액티브한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맨하탄의 뉴욕골프와는 같은 그룹이지만 별개법인으로 필요시 공동구매 및 광고 등 상호협력관계이다. 1년후에는 맨하탄 불루밍데일 백화점 근처 3애비뉴와 59가 지역에서 아이스크림 체인점인 카벨을 열어 십년이상 운영했다. 경험자로써 그는 한인 자영업자들에게 노하우를 일러준다.
“첫째 장소가 좋아야 한다. 둘째 열심히 정성껏 해야한다. 셋째 정직해야 한다. 내가 속이거나 잘못하면 미국인 손님에게 한인 이미지를 그릇되게 인식시킨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게 옆이 유대인 가게였는데 박헌달은 아침마다 가게앞을 청소하면서 옆집 가게앞도 쓸어주었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더니 나중엔 그들이 그의 가게앞을 청소해주며 신뢰를 보내었다.
90년대초에는 맨하탄에서 뉴월드 커피 & 베이글 프랜차이즈점을 4~5년간 열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뉴욕 최초로 커피&베이글과 카벨 아이스크림을, 양사 조인트 프랜차이즈로 팔아 뉴요커들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롱아일랜드 집에서 아침 8시30분이면 맨하탄 가게에 도착, 밤11시~12시까지 손님을 맞았다.“젊어서 열심히 일했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해주어 죄스러웠다”는 부성을 보이는 박헌달은 부인 신삼욱씨와 1남2녀, 손녀 둘을 두었으며 현재 아들이 뉴욕골프를 함께 경영하고 있다.
그는 올해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조국이 더 잘사는 것, 남북통일도 보고싶다”는 그는 2001년 9.11테러가 나자 희생자 유족을 위한 성금 1만달러를 한인회를 통해 미 적십자사에 헌금했고 2002년 8월 한국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 투사로 큰 피해를 입자 춘천고 동문들이 모은 수재의연금 1만달러를 대표로 전달, 대한적십자사 서영훈 총재로부터 회원유공장 명예장을 받기도 했다.
춘천고등학교 전 동창회장인 박헌달은 57년 졸업한 지 55년만인 작년 10월 춘천고 88주년 개교기념일에 방문하면서 동문들이 모은 1만달러 장학금을 전달, “바른 역사관, 바른 국가관을 지닌 홍익인간을 교육에 써달라’고 당부하는 등 고향과 지역사회, 나라를 위한 일도 잊지않는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동반한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부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성공한 사람들은 많다. 내자식만 위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잘 살고 아픔도 같이 나누는 삶이 되어야 한다”는 박헌달은 “앞으로도 꿈을 안버리고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려한다”는 그에게 우리는 은연 중 어떻게 살 것인지 가르침을 받고 있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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