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뉴욕·뉴저지 지역 한인사회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새로운 연구 자료가 발표됐다.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소장 민병갑 퀸즈칼리지 석좌교수가 한국의 ‘중앙사론’ 36호에 최근 발표한 자료는 특정 시기의 미주 한인 이민사회를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 발표와 차별화된다.
연구는 1980년대 발행한 미주한국일보 뉴욕지사 한인업소록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1980년대 뉴욕·뉴저지 한인 이민자 정착 및 한인타운 형성 유형과 상업 활동 등 크게 4가지로 분석한 결과다.
■한인 인구 증가: 1980년대는 1965년 2,165명이던 한인 이민이 절정기에 오른 시기로 연평균 3만4,000여명에 달하던 한인 이민자 가운데 11%가 뉴욕에, 4%는 뉴저지에 초기 정착하면서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1980년 3만8,081명이던 뉴욕·뉴저지 한인 인구는 1990년에는 11만8,096명으로 늘어 10년간 3.1배가 늘었다.
■정착 및 한인타운 형성: 1965년 이전까지 유학생이 주를 이뤘던 탓에 맨하탄 어퍼 이스트가 주요 정착지였으나 이후 점차 퀸즈 서니사이드, 우드사이드, 엘름허스트, 플러싱으로 유입이 두드러졌다.
이는 1964년과 1965년에 6개월 단위로 두 차례에 걸쳐 퀸즈 프레시메도우 코로나팍에서 열린 ‘월드 페어’ 행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17개 한국 업체에서 364명이 단기비자로 방문했고 이중 200명이 뉴욕에 정착했다. 1980년 당시 퀸즈에 이미 한인 1만3,230명이 거주해 뉴욕시 전체 한인의 57%를 차지했고 맨하탄 거주자는 9%에 불과했다. 1990년에는 전체의 70%(4만9,088명)로 늘었다.
한인들의 플러싱 이주는 1970년대 말부터 물결을 이루기 시작했고 플러싱 일대를 포함한 커뮤니티보드 7 관할지역에만 1980년 기준 3,794명이 거주했다. 이후 10년간 4.7배 증가해 1990년에는 1만7,794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백인 인구 구성은 4명 중 3명(76.3%)꼴에서 2명 중 1명(58.3%)꼴로 줄어든 반면 아시안은 10명 중 1명(8.9%)에서 5명 중 1명(22%)으로 늘었다.<표 참조>
한인들이 퀸즈에서도 굳이 플러싱으로 집중 몰리게 된 배경은 타지역보다 훨씬 덜 복잡했고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80년 후반부터는 보다 좋은 교육 및 생활환경을 찾아 뉴저지 버겐카운티와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로 이주하는 한인들이 두드러졌다.
■상업 활동: 한인들의 상업활동도 1980년대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가족초청 이민이 많았던 특성상 1980년에 59%를 차지했던 한인 자영업자 비율은 1990년 31%, 2000년에는 24%까지 줄었다.
1980년대 당시 플러싱 한인상가는 노던 블러바드~41가 사이 유니온 스트릿과 맨하탄 24~34가 사이 브로드웨이 일대가 대표적. 하지만 플러싱 일대 상가는 몰려오는 중국 이민자에, 브로드웨이 도매상은 중국 및 인도 등지의 저가 공세에 경쟁력을 잃어 한때 400여개이던 한인업체가 250개로 줄었다.
이 시기에는 업종별 협회 설립도 가장 왕성해져 도·소매상, 청과, 봉제, 식품, 세탁, 네일 등이 1980년대 중반에 이미 기틀을 잡았다. 1990년대 초반 집계된 한인 청과업소는 1,800여개, 세탁소가 1,500여개, 네일업소가 1,400여개이며 이중 세탁소는 2010년 2배로, 네일업소는 2.9배 성장했다.
■타민족과의 갈등 및 단결: 하지만 백인 도매상과 연결돼 흑인 및 남미계가 밀집한 저소득층 소외지역에서 뿌리내리던 한인 업소들은 타인종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정부기관 및 정치인들과의 유대관계를 넓히고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중요한 시기로 평가됐다.
또한 백인 도매상으로부터는 인종차별을, 고객인 흑인과 남미계는 물론 라틴계 종업원들과의 관계도 갈등 요소가 됐지만 협회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에 나서며 단결할 수 있었던 것도 또 다른 결실로 꼽혔다. 관련자료는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웹사이트(http://koreanamericandatabank.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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