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을 돕는다는 것은 친구가 되어주는 일”
▶ 20년간 국제장애인선교회로 활동하다 2010년 단체이름 변경
<사진= 천지훈 기자>
우리 서로 잡은 손(With our Hands Together)의 임선숙 대표는 뉴욕 장애인 선교의 어머니다. 90년에 뉴욕 최초로 장애인 사역을 시작하여 20년이 지난 오늘도, 마음과 마음으로 손잡고 누군가에게 변화된 삶을 주기위해 애쓰고 있는 그를 만나본다.
▲“처음 인간 대접받았다”
‘우리 서로 잡은 손’(WHOT)의 임선숙 대표는 1990년 뉴욕과 뉴저지, 필라 지역 최초로 장애인 선교를 시작한 이래 지금도 여전히 빡빡한 스케줄 속에 살고 있어도 늘 가슴이 뜨겁다.토요일마다 163가 오피스 모임, 유니온 프라자는 목ㆍ일요일, 프랭클린 너싱홈은 월요일, 닥터 베네손은 목ㆍ일요일, 골드워터 하스피탈은 일요일에 장애인들을 만나 예배를 보고 소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어권 목사 10여명과 자원봉사자 교인들이 몸이 불편해 교회에 갈 수 없는 환자의 병실로 가서 휠체어를 밀고 와 한인뿐 아니라 타인종 환자들이 함께 예배 보는 모습은 경건하다. 이중 1993년부터 20년간 주일예배를 봐온 루즈벨트 아일랜드 골드워터 메모리얼 병원은 미국 환자가 99%인데 병원이 코넬대학에 넘어가면서 오는 7월이면 환자가 뿔뿔이 헤어지는 슬픔도 있다.
장애인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국내 소외계층을 지원하며 봉사활동을 해온 우리 서로 잡은 손은 2009년 1월 USAID(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에 등록, 12월 8일에 UN NGO에 등록하며 국제단체로서 활동범위가 넓어졌다. 이에 우리 서로 잡은 손이 후원하는 탄자니아, 필리핀, 케냐 등 해외선교사들은 치안 걱정없이 UN의 보호하에 선교를 할 수 있게 됐다.
20년간 국제장애인선교회로 활동하다가 2010년 1월 14일 우리서로 잡은 손 한국지부가 설립되며 우리서로 잡은 손으로 이름을 변경, 그 산하에 국제장애인선교회, 국제해외선교회, 국제미디어선교를 두고 있다. 임선숙은 한달에 한번 너싱홈에서 설교 하고 1주일에 한번 기독교 방송에서 선교방송도 한다. 그는 장애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이지만 조용히, 소리소문 없이 일해오고 있다.
“귀한 사역이다. 모든 일을 즐겁게 한다. 손잡아 줄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자 기쁨이다. 장애인도 도움만 받을 것이 아니라 남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임선숙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다.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한다. 장애인의 말이니 옳은 것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와도 그만은 ‘잘못은 잘못’이라고 끝까지 말한다.
그 결과 장애인이 “고맙다, O신 취급 안하고 처음으로 인간 대접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그 장애인은 집안에 일이 생기면 임선숙과 하루 2~3시간씩 상담할 정도로 한 가족이 되었다.
“프랭클린 너싱홈의 닥터 팰만이 유니온 너싱홈을 개설함과 동시에 그곳에서도 장애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초창기 멤버는 모두 돌아가셨고 새로운 분들과 계속 만나고 있다. 우리와 함께 한 후 천국에 간 영혼이 수천 명이다. 아마 내가 천국에 가면 다들 마중 나오실 것이다. 그때 하나님이 우리 모두 함께 살라고 큰 집을 지어주실 것같다.”
한국 정부가 제정한 장애인의 날은 4월 20일이고 UN은 12월 3일이다. 우리 서로 잡은 손은 2011년부터 12월 3일에 기념행사를 치른다. “90년대초에는 뉴욕, 뉴저지, 필라까지 가서 장애인 사역을 했다. 현재 장애인을 돕는 단체가 뉴욕, 뉴저지에 수없이 생긴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장애인을 팔아서 모금해서는 안된다. 장애인 사진을 내면 싫어하는 가족도 있다. 스스로 감동해서 기부해야 하나님도 인정하신다. 사실 장애인은 정부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 렌트와 먹고 자는데 걱정을 안하는 장애인에 비해 요즘같은 불경기에 비즈니스가 안되어 생계를 걱정하는 한인들이 많은데 손을 내밀면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겠는가.”
그는 늘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겼고 그러다보니 사무실 렌트비가 없어도 잘 아는 교인에게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다. “장애인을 돕는다는 것은 친구가 되는 일이다. 국가가 돕기는 하나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신분미비의 장애인도 있고 국가에서 해줄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우리가 그런 일을 한다.”
현재 우리 서로 잡은 손에는 18세 이상부터 너싱홈에 있는 자까지 장애인 300명이 등록되어 있고 현재 스태프는 2명, 70~80명의 자원봉사자가 있다. 대부분 지체 장애인 선천적 장애인보다는 교통사고, 당뇨, 고혈압 등으로 후천적 장애인이 많다.
그렇다면 너싱홈과 병원 선교, 해외선교사 후원 등의 많은 활동비는 어떻게 마련되어 왔을까.
“처음 사역을 시작했을 때 장애인 선교단체는 우리뿐이었다. 자연히 성금도 쏟아져왔다. 단체에 적립했다면 지금은 빌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필리핀, 케냐, 탄자니아 등지의 장애인 선교사 파견과 현지 선교사 돕기가 급급했다. 전기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곳에 활동비부터 보내야 했다. 오늘날까지 장애인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도와준 분들 덕분이다. 초창기부터 20년을 한결같이 도와준 이사 7명은 현재 70대가 되어 은퇴한 분들이다. 물질적 도움을 줄 형편이 안되어 기도로 도와주신다. 하나님이 문 닫으라고 하는 날까지 문을 열겠다.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쓰지 않고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다”
그는 20년지기 이사들이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이 아닌 야채가게, 세탁소, 네일가게, 그로서리 등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로 한푼, 두푼을 모아 도와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장애인 사역 동기
1949년 출생한 임선숙은 숭의보육대학을 나와 73년부터 78년까지 유치원 교사를 하다가 76년 남편 박재철 목사가 유학차 먼저 미국에 가고 79년 뒤따라 뉴욕으로 왔다.“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왔다. 빌라델비아 장로교회를 개척하면 시무하던 목사님이 1993년 사망했을 때 4명의 아이들이 초,중,고,대학생이었다. 기도를 하는데 ‘열매가 어디서 나오냐? 땅속에도 열매가 있다. 땅속의 열매를 거두라 ‘는 뇌성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이후 열매를 추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 장애인 사역을 시작했다.”
그때 빌라델비아 교회는 만주 용정의 지신중학교를 도왔는데 박목사의 별세 후 이 학교에서 임총무를 졸업식에 초대했다. 그곳에서 1990년 6월 14일 뉴욕 플러싱에서 장애인선교회를 설립하여 총무 일을 해온 양정숙 전도사를 만났고 양전도사가 임총무에게 선교회 일을 맡아달라고 부탁, 1993년 선교회 총무를 맡고 다음해 비영리단체 등록 후 본격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예수님 안에서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위해 조직된 선교기관으로서 너싱홈 사역외 장애인 취업을 돕기 위해 치과기공 학교 운영, 장애인 위한 컴퓨터 교실, 한국수화 교실, 미국수화 교실도 운영했다. 장애인의 날 ‘우리 서로 잡은손’ 행사 및 ‘일일장애체험 및 축제한마당’도 열었고 2009년 지역사회 봉사 공로로 미대통령이 수여하는 ‘President Volunteer Service Award)를 받으며 미국내에서 봉사단체로 인정받았고 뉴욕시 보건국 선교회 봉사상도 여러번 받았다.
그동안 4남매는 모두 장성하여 제 몫을 하고 있고 아들은 미군 대위 군목으로 3대째 목사가 되었다.
오늘도 순수한 한 영혼을 위하여 너싱홈으로 길을 나서는 임선숙, 그는 한인사회에 바람이 있다.“영어권 2세들이 장애인 사업에 참가하기 바란다. 국민의 20%가 장애인이라는 통계가 있다. 유니온 프라자 너싱홈의 경우 230명 환자 중 130명이 한인이다. 봉사할 곳은 많다. 한인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지속적인 자원봉사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따스한 벗이 되고 행복한 삶의 마무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리는 너싱홈을 봉쇄 수도원이라고 한다. 마지막 천국 가기 위한 학교라는 것이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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