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 줄이기만 급급한 대학 당국의 대처 소홀 비판 “피해자 입 막으려 퇴학 위협”민권법 위반 소송도
옥시덴탈 칼리지 대학당국의 민권법 위반을 고소한 글로리아 올레드 변호사(가운데)와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NC(노스캐롤라이나 대학)-채플힐의 2학년생 랜든 갬빌(가운데)은 자신이 당한 성범죄에 대한 대학당국의 부적절한 대책의 위법성을 들어 연방에 고소했다.
캠퍼스 내 성범죄 증가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면서 대학당국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불만 또한 가중되고 있다. 학생 네트웍과 민권단체 등 캠퍼스 안팎의 관련 운동가들은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 금년 학기가 끝나고 신입생들이 들어오는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앞으로 몇 달 각 대학 당국에 대한 압박에 적극 나설 것을 경고했다. 지난 주 뉴햄프셔 주 하노바의 다트머스 대학에선 금년 가을 예비 신입생들의 학교방문 투어가 진행되는 도중에 성폭행,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관련 사건들을 들어가며“다트머스엔 문제가 많다”고 외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지자 하루 휴강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4월18일, 유명한 민권 변호사 글로리아 올레드는 10여명의 젊은 여성들이 동석한 기자회견에서 LA의 옥시덴탈 칼리지를 상대로 연방민권법 위반관련 고소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올레드 변호사는 최소 37명의 재학생 및 졸업생이 “강간당하고 성적으로 폭행당했으며 구타 및 희롱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 폭력에 관해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보복을 당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근교의 스와스모어 칼리지의 두 재학생은 대학이 성범죄 사실을 공개 리포트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연방 당국에 고소했다.
캠퍼스 내 부정적 경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시해온 대학생들과 졸업생, 교수 등으로 구성된 한 전국 네트워크는 현재 약 50개 대학에서 성적 불법행위 관련 연방법 인식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여러 건의 연방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300명 이상의 대학생과 졸업생,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캠페인은 “당신의 제9항을 알라(Know Your IX)”로 명명되었는데 교육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연방 민권법 제9항(Title IX)에 명시된 학생들의 권리를 2013년 가을학기 시작 때 까지는 모든 대학생들에게 주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채플힐을 상대로 고소를 제기한 5명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도 IX 네트웍의 멤버다. 이들은 대학당국이 성폭행 사실을 보고한 피해 여학생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 문제를 조사 중인 연방교육부 민권 사무실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모멘텀이 조성된 것은 2011년 4월 연방 교육부가 성폭행 혐의에 대해 대학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이후 예일, 웨슬리언, 앰허스트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성폭행 피해자들이 대학 당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3월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법’은 각 대학당국이 캠퍼스 내 성범죄의 대처 및 예방 정책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규정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연방에 접수된 고소 내용은 다양하다. 캠퍼스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는데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을 비롯, 학생들의 범죄 발생 및 피해 사실 보고는 저지하고 범죄 가해자에 대한 책임은 최소화시키려는 대학 관계자들의 시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주 NBC-TV의 시리즈 “법과 질서(Law & Order)”는 이런 고소 케이스들에 근거한 내용을 담은 에피소드를 방영하기도 했다.
옥시덴탈 칼리지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최근 졸업생인 켄다 울프슨은 재학 당시 강간당한 사실을 알리자 한 학장은 자신에게 “길고 힘든 절차가 될 것”이라면서 신고하지 말고 “대학생활의 마지막 해를 즐기도록 하라”며 설득하더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 당국자들의 관심은 범죄 숫자를 낮추는 것이다, 학교 평판이 나빠질까봐”라고 스와스모어 대학의 미아 퍼거슨은 지적했다. 퍼거슨과 또 다른 여대생 호프 브린은 자신들이 당한 사건을 근거로 학교 당국을 고소했다.
공개적으로 밝혔다가 위협을 당한 여학생도 있다. 대표적 케이스기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채플힐의 2학년생 랜든 갬빌이다. 자신의 전 남자친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후 이 대학의 학생들이 운영하는 명예법정에서 퇴학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이다. 홀든 쏘프 총장은 명예법정의 학생들도 위협을 당했다면서 현재 이 문제를 조사 중인 연방교육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이후 성폭행 관련 케이스는 더 이상 명예법정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2011년의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의해 성범죄 관련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옥시덴탈 칼리지는 지난 2월 대책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스와스모어 대학의 레베카 찹 학장도 정책과 절차와 처벌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방교육부 성명에 의하면 금년 들어 산하 민권 사무실에 접수된 성희롱 관련 38건 중 10건은 성폭행 관련이었다. 또 교육부는 최근 들어 성폭행 피해자가 호소하는 ‘보복 관련’ 내용이 부쩍 증가했다면서 각 대학 당국에 “보복 행위도 연방법의 위반”이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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