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으로 축적한 돈, ‘옵셔널’ 에 넘겨줘라”
`BBK 의혹’을 폭로한 에리카 김씨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미 연방법원 “김씨 가족 ‘옵셔널’ 자금 371억 횡령”
구체적 합의내용 양측 요청따라 일반 비공개 처리
소유권 이전 시점 2005년...다스에 송금한 140억 조치 주목
미국 연방법원은 17일 미국 법무부가 압류한 김경준(47 · 미국명 크리스토퍼 김) 전 BBK투자자문 대표와 누나 에리카 김(49)의 베벌리 힐스 부동산들, 고급 승용차들, 미국과 스위스 은행 계좌들 등 동결자산을 한국의 ‘옵셔널 캐피탈사’에게 넘겨주었다.
오드리 B. 콜린스 연방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김씨 가족이 ‘옵셔널 캐피탈사’에서 횡령한 돈으로 문제의 자산을 축적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따라서 미 법무부가 한국의 범죄인인도요청으로 2004년 5월 김씨를 검거한 뒤 압류한 김씨 가족 자산을 놓고 법무부와 김씨 가족, 그리고 한국에서 김씨를 고발한 ‘옵셔널 캐피탈사’ 등이 연방법원에서 벌인 소유권 분쟁 소송이 근 9년 만에 종결됐다.
콜린스 판사는 17일 서명한 ‘재판 결과 확인된 사실 및 법률적 결론’(Finding of Fact and Conclusion of Law)에서 “크리스토퍼 김, 에리카 김, 보라 리(김씨의 부인) 등 김씨 가족은 2001년 7월30일부터 2001년 11월5일 사이 옵셔널의 자금을 횡령했다”며 “김씨 가족이 옵셔널에서 횡령한 돈 액수는 약 371억 원이다”고 밝혔다.
콜린스 판사는 이어 4월30일~5월1일 이틀간 열린 재판에서 ‘옵셔널 캐피탈사’가 김씨 가족이 횡령한 돈이 ▲475 Martin Lane 베벌리 힐스 주택, ▲924 N. Beverly Drive 베벌리 힐스 주택, ▲First Stephora Ave, Inc의 UCB 은행계좌 예금 95만6,525달러5센트, ▲Alexandria Investment, LLC의 UCB 은행계좌 예금 15만7,329달러5센트, ▲Alexandria Investment, LLC의 크레딧 스위스 은행계좌 예금 전액, ▲에리카 김의 포르쉐 박스터(2002년 모델)와 포르쉐 카레라(1999년), 페라리 550 마라넬로(1999년), 랜드로버 래인지 로버(2003년), 토요타 타코마 픽업 트럭(2002년), ▲베벌리 힐스 주택 2채의 가구 및 장식품들과 샹들리에 2개 등 동결자산으로 흘러들어갔음을 증거를 통해 입증했다고 확인했다.
콜린스 판사는 또 “이외에도 김씨 가족은 (지난 1일 재판에서) 이들 동결자산에 대한 소유권 주장을 철회하고 옵셔널의 주장에 대한 법적 대응을 거부함에 따라 옵셔널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 된다”며 “김씨 가족이 횡령한 돈이 이들 자산으로 흘러들어갔음은 (옵셔널이 재판에서 제출한 증거 이외에) 김씨 가족의 재판 ‘결석’(Default)으로도 성립됐다”고 덧붙였다.콜린스 판사는 따라서 이들 동결자산의 소유권이 ‘옵셔널 캐피탈’에게 있다고 결론지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김씨 가족과 ‘옵셔널 캐피탈’은 지난 1일 열린 재판 도중 그동안 대립해 왔던 동결자산에 대한 소유권 분쟁에 합의를 이뤘으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양측의 요청에 따라 ‘일반비공개’(Sealed) 처리됐다.
그러나 재판이 끝난 직후 법원판결을 앞둔 지난 3일 옵셔널 캐피탈은 분쟁 대상인 압류된 자산 중 김씨 부모의 은행 계좌와 승용차 등 동결자산에 대한 소유권 주장 철회 의사를, 김씨 가족은 그 이외의 나머지 동결자산에 대한 소유권 주장 철회 의사를 각각 법원에 통보한 사실을 보아 양측 합의가 이번 소송에서 김씨 부모의 자산을 제외시키는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콜린스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김씨의 크레딧 스위스 은행계좌 예금 전액의 소유권이 ‘옵셔널 캐피탈사’에게 있음을 확인하면서 소유권 시점을 법무부가 스위스 은행에 계좌 동결을 통고한 2005년 8월8일로 확정지음에 따라 ‘옵셔널 캐피탈사’에게 김씨가 2011년 2월 이 계좌에서 한국의 ‘다스’(DAS)로 비밀리에 송금한 140억원(약 1,300만 달러)을 되찾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준 것으로 풀이돼 옵셔널이 ‘다스’를 상대로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신용일기획취재 전문기자>
기자의 눈/ ‘전해졌다’ ‘알려졌다’ 또 ‘보인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건’이 최근 핫이슈다. 인터넷에서 ‘윤창중 사건’을 검색하면 분, 초를 다퉈 작성된 여러 기사들이 뜬다.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상당수가 추정기사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사건 당사자들이 언론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의 ‘사실’(Fact)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미국 사법당국의 공문서로 확인된 바로는 워싱턴 D.C. 경찰이 O.S.(이름 약자)라는 여성으로부터 5월8일 낮 12시30분 한통의 고발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접수한 드웨인 로버츠 경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515 15가 NW(워싱턴 호텔) 건물 안에서 1차례의 범죄 행위가 발생했다. 범행 발생 시간은 7일 저녁 9시30분에서 10시 사이다. O.S.는 56세 남성이 “자신의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진술이다.
로버츠는 사건을 워싱턴 DC 형사법에 따라 유죄판결 시 최대 1,000달러 벌금과 180일 실형선고가 가능한 ‘경범죄 성적학대’(Sex Abuse-Misd.)로 분류했다.
그리고 고발인이 있는 장소인 ‘2100 메사츄세츠 애비뉴’(페어펙스 호텔) 현장으로 ‘성범죄전담반’(Sex Branch) 소속 형사 2명을 보내고 통상 절차에 따라 사건을 관할 경찰서장, 경사, 또 워싱턴 D.C.의 여러 사법기관들로 구성된 ‘종합지휘부’(CIC)의 담당 경관에게 보고했다. 이게 이번 사건과 관련, 공문서로 확인된 범행 여부에 관한 ‘사실’의 전부다.
그런데 언론 기사들을 보면 윤씨가 7일 저녁 21세 한인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만진 것 이외에도 다음날 새벽 자신의 호텔 방으로 이 여성을 불러 홀딱 벗은 상태에서 또 다시 같은 행위를 했고, 심지어는 더 한 내용의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15일 한국일보 워싱턴 D.C 특파원에게 이번 사건의 신고가 처음 접수된 시간을 8일 오전 8시12분으로 확인했다. 또 그 신고는 긴급구조요청인 911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경찰이 확인한 911 신고는 피해자와 함께 호텔에서 투숙했던 한국 문화원 여직원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911 통신 지령을 받은 정복 경찰들이 잠시 후 현장에 출동했고 신고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직접 받은 뒤 가해자로 지목된 윤씨를 연행하지 않고 철수했다.그 후 O.S.는 같은 날 오후 12시30분에 전화로 자신의 피해를 경찰에 직접 고발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언론이 내놓은 여러 기사들이 추정기사임을 쉽게 알 수 있다.O.S.가 911 긴급출동을 받고 현장에 온 경찰들에게, 또 그 후 전화로 경찰에 고발을 접수할 때 전날 밤 ‘엉덩이 움켜쥠’ 보다 더 심각한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끈질긴 문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경범죄 성적학대에 대해 수사 중이다”라고만 밝히는 경찰의 일괄된 답변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그러기에 언론은 지금 “전해졌다”, “알려졌다”, 또 “보인다” 등을 빌은 추정기사를 보도할 때가 아니다. 미국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한국인들의 근거 없는 불신을 자아내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기에 하는 얘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