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 사흘만에 참변당한 변영주씨 전 남편 눈물
결혼식 당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행복해 하는 고 변영주씨와 차재윤 부부의 모습.
“주 6일 매일 밤 12시간씩 일하지만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보면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며 열심히 였는데… 모든 것이 너무 허망합니다.”
실종 사흘 만에 참변을 당한 채 27일 발견된 변영주 씨의 전 남편 차재윤(42)씨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팍팍한 이민생활 속에서도 아이들 뒷바라지를 낙으로 살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서 딜리버리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차씨는 “밤새 반찬공장에서 일하고 새벽에 퇴근한 뒤에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세 자녀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데려다 주곤 했다”면서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을 주지 못해 후회스럽다고 흐느꼈다.
차 씨는 “슬하의 고교생 딸(15세)과 중학생 딸(14)도 인터넷 신문을 통해 엄마의 사망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줄 아는 막내 아들(7세)은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묻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하기 하다”며 비통해했다.
차씨와 변씨는 한국에서 1989년 같은 대학교에 입학한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로 함께 건축학을 전공하며 사랑을 키웠다. 7년간 연애 끝에 1996년 결혼을 한 부부는 2년 뒤 첫딸을 낳은 직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차씨의 누나가 거주하고 있는 루이지애나 주로 이민 왔다. 선교사 자격으로 종교비자로 입국한 부부는 2001년 12월 뉴욕으로 이사 온 후 차씨는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서 청과업소에 야채, 과일을 배달해주는 딜리버리 일을 일해 오며 가정을 꾸려왔다.
하지만 3년 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지면서 이들 부부에게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불경기가 극심해지면서 수입이 적어지자 한국에 있는 차씨 부모가 생활비를 보내 줄 정도였다. 이렇게 되자 특별한 직업 없이 아이들 교육에 전념해왔던 변씨가 일을 시작한 것이다.
이 때부터 금전 문제로 자주 다투게 됐고,결국 부부는 같이 살면서도 서류상으로는 약 1년전 이혼까지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변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되돌려 받지 않은 일도 드러나기도 했다. 수년 전 잘 알고 지낸 목사에게 2번에 걸쳐 2만 달러를 빌려 준 적이 있고, 2년 전에는 뉴저지에 사는 고향 후배에게 8,000달러를 꿔 줬다가 후배가 돈을 안 갚고 타주로 이사 간 뒤 연락이 끊어 변씨가 상심이 컸다고 차씨는 전했다.차씨와 변씨는 2000년 시민권자인 차씨 누나의 가족초청으로 이민수속을 밟아오던 중이었으며 1~2개월 후면 영주권 문호가 오픈될 것으로 예상됐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변씨의 장례식은 내달 3일께 한국의 가족과 친지들이 뉴욕에 도착하는 대로 일정으로 논의해 치치를 예정이다.<조진우 기자>
새벽 퇴근직전 직장동료에 200달러 빌려
■ 실종서 변사체 발견까지...행적 재구성
새벽 퇴근길에 실종된 후 종적을 감췄던 변영주 씨가 사흘 만에 피살된 채 발견되면서 그간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 씨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23일 오후 5시22분께 집을 나서 퀸즈 메스페스의 한인식품유통회사 ‘진가네’(H마트 계열사)의 반찬공장에 오후 6시까지 출근해 이튿날 새벽까지 야간근무를 끝내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귀가했다. 퇴근 직전 변씨는 직장동료로부터 돈이 급히 필요하다며 200달러를 빌리기도 했다. 이 때 시간이 오전 4시30분께. 보통 6시에 끝나던 평소보다 1시간 30분 가량 이른 시간이었다.
하지만, 평상시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부리나케 귀가하던 변씨는 이날 저녁이 되도록 소식도 없이 퀸즈 플러싱 집에 도착하지 않았고, 변씨의 무사귀가를 기다리던 변 씨의 전 남편 차 모씨와 세 자녀는 실종 만 하루가 지난 25일 오전까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실종 당일 오전 8시께 변씨의 셀룰러폰으로 직장 동료에게 전화가 걸려와 아무 소리없이 끊긴 후 전원이 꺼졌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가족들은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러던 중 실종 이틀째가 되던 26일 가족들은 경찰로부터 직장 인근에서 변씨의 지갑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갑 안에 변씨의 신분증만 들어있을 뿐 변씨가 소지했던 크레딧 카드와 현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그리고 27일 오후 3시30분께 퀸즈우드사이드의 퀸즈블러바드 61가 도로변 코너에 세워져 있던 변씨 소유의 혼다 시빅 승용차 트렁크내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안에서 누군가에 의해 피살된 시신상태로 발견됐다. 실종된 지 사흘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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