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쇼어사, “부가세 배상금 지급 이행하라” 소송
SK 에너지가 참여한 페루 LNG(총사업비 38억 달러) 플랜트 준공식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이상득 의원이 2010년 6월10일 오후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양국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 SK 에너지=연합뉴스>
모건 스탠리은행에 한국.콜롬비아 석유공사에 각각 지급할것 명령
은행측, "배상금 지급하면 잔액 분쟁금액에 크게 못미쳐" 보류
페루정부 오프쇼어 그룹에 매각차익 세금 미납 비난 일어
한국석유공사가 콜롬비아 국영석유회사와 함께 2009년 2월 미국 투자회사로부터 주식을 매수해 합병·인수한 페루의 민간 석유회사에게 뒤늦게 징수된 ‘부가가치세’(VAT)를 놓고 관계자들 사이에 붉어진 배상금 분쟁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미 연방법원 소송
미국 개인투자회사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Offshore Exploration and Production, LLC)은 지난 달 24일 미 연방 뉴욕남부지방법원에 한국의 ‘한국석유공사’(KNOC), 콜롬비아의 ‘에코페트롤’(Ecopetrol S.A.)과 미국의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Morgan Stanley Private Bank, N.A.)을 상대로 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부를 둔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2009년 2월6일 자회사 ‘오프쇼어 인터내셔널 그룹’(Offshore International Group, Inc)을 통해 페루 석유회사 ‘페트로테크 페루아나’(Petro-Tech Peruana S.A.)의 100% 주식지분을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에게 9억 달러에 매각 양도한 회사이다.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당시 각각 4억5,000만 달러를 내고 ‘페트로테크 페루아나’의 주식을 50%씩 넘겨받아 합병·인수한 뒤 회사명을 ‘사비아 페루’(Savia Peru S.A.)로 바꿨다.‘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이 주식매매 거래 당시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매수대금의 일부를 ‘에스크로 계정’(Escrow Account)에 예탁하기로 합의했다.
목적은 당시 주식매매와 관련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채무에 대한 매도인의 배상금 지급 책임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기간 이내 양측의 동의를 얻어서만 돈이 은행에서 인출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이어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1억5,000만 달러를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에 설립된 ‘에스크로 계정’에 입금했으며 현재 1억2,500만 달러 상당의 잔액이 남아있다고 소장은 밝혔다.
부가가치세 배상금 분쟁
소장은 이어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사비아 페루’가 납부한 ‘부가가치세’에 따른 배상금으로 5월2일 ‘에스크로 계정’을 관리하고 있는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에게 총 7,530만8,179달러3센트를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에게 각각 3,765만4,089달러씩 나눠 지급하라고 지시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원이 은행의 계약이행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소장과 함께 법원에 제출된 증거서류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2010년 2월25일~2011년 1월18일 최소한 3차례에 걸쳐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에 ‘사비아 페루’가 2001년~2007년도 분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사실을 통보하며 배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매번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다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지난 달 2일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에 편지를 보내 그동안의 이의입장을 철회한다며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에게 7,530만8,179달러3센트를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2억1,000만 달러 문제
그러자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지난 달 10일 ‘모건 스탠리 개인은행’에 편지를 보내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이 일방적으로 자신이 제기한 이의입장을 철회하고 7,530만8,179달러3센트 배상금 지급을 주문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편지는 “에스크로 합의서에 따라 매수인(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매도인(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받지 못하고 있는 배상액은 현재 2억1,000만 달러가 넘는 반면 에스크로 계정의 잔액은 1억2,500만 달러를 약간 밑돌고 있다”며 “매도인의 제안대로 사비아 (페루)의 부가가치세 납부에 대한 배상금으로 7,530만달러가 지급될 경우 에스크로 잔액이 분쟁금액을 크게 못미처 매수인에게 부당한 침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은행은 양측의 분쟁을 근거로 배상금 지급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오프쇼어 엑스플로레이션 앤드 프로덕션’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의 ‘페트로테크 페루아나’ 인수는 1979년 ‘한국석유공사’가 설립된 지 30년만에 처음으로 해외 석유기업을 합병·인수 한 것으로 당시 이명박 정부 에너지 정책의 큰 성과로 내세워졌었다.그러나 이 합병·인수는 불과 1주일이 채 안돼서 페루 의회가 불법도청 개입과 세금탈루 등의 의혹 조사에 나서며 출범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인 사업가 탈세
특히 페루 내부에서는 ‘오프쇼어 인터내셔널 그룹’이 ‘패트로테크 페루아나’ 매각 차익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자 당시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의회에 매각에 대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청했고 페루 의회는 이를 통과시킨 뒤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조사위원회는 2010년 5월20일 내놓은 최종보고서에서 ‘오프쇼어 인터내셔널 그룹’ 대표인 미국인 윌리엄 칼럽이 ‘페트로테크 페루아나’ 주식매매에 대한 세금 등 페루 정부에 4억8,220만 달러를 납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페루 의원 75명 찬성, 16명 반대, 1명 기권 표결로 의회에서 채택된 이 보고서는 칼럽과 그 이외의 ‘페트로테크 페루아나’ 간부들의 형사처벌을 위해 곧바로 페루 검찰청으로 보내졌다.
남미 뉴스통신사인 ‘인터프레스서비스’(IPS)가 당시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조사위원회 위원장 요니 페랄타 의원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납세가 요망되는 페루 조세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페루 정부는 페트로테크 페루아나의 한국석유공사와 에코페트에게의 매도계약을 무효화 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페랄다 의원은 또 “페트로테크 페루아나가 탈세를 목적으로 오프쇼어 인터내셔널 그룹에 의해 해외에서 매각됐다”면서 “페루 회사의 소유주가 바뀌는 매매 거래가 해외에서 이뤄졌다고 해서 그와 관련된 세금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당시 IPS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IPS는 페루에서 칼럽 대표를 대변하는 호헤 퍼레즈 타이맨 변호사가 IPS와의 인터뷰에서 ‘페트로테크 페루아나’가 1억2,000만 달러 채무와 관련 페루 정부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음은 확인한 반면 페루 재무부장관과 국세청장이 의회 조사위원회에 “(페트로테크 페루아나) 매매거래에 세금 징수가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2억7,000만 달러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사실을 강조했다고 전했다.따라서 이번 미국 연방법원 소송으로 이어진 ‘사비아 페루’의 부가가치세 납부와 그에 대한 배상금 등 분쟁은 페루 정부와 ‘페트로테크 페루아나’, 그리고 켈럽 대표와의 납세 분쟁에 근원을 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한국석유공사’가 ‘페트로테크 페루아나’를 인수하며 에코페트롤과 공동소유하게 된 10개 탐사광구 중 2개 탐사광구 광권계약에 대한 최종승인이 1년여간 유보되자 2010년 6월10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 자원협력사절단이 페루를 방문, 가르시아 대통령 면담을 통해 최종승인을 얻어내기도 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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