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킴 카다시안·비욘세·레이디 가가 실리면 판매부수 증가
▶ 텔레비전 눈부신 발전 따라 대중 취향도 변해 어쩌다 보는 배우보다 늘 대하는 TV스타 선호
‘코스모폴리탄’의 편집장 조애나 코울즈.
달라진 매가진 표지 인기도에서도 영화보다 TV가 우세한 사회변화의 흐름이 보인다. 왼쪽부터‘글래머’의 로런 콘라드,‘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폴 웨슬리·니나 도브레브·이안 소머할더,‘코스모폴리탄’의 킴 카다시안.
요즘 할리웃 영화배우들의 위상은 영 전만 못하다 : 영화개봉도 예전처럼 하지 못하는데 잡지 모델로서의 상품가치도 떨어졌다. 몇 년 전만해도 잡지 편집장의 능력은 A급 할리웃 스타를 표지모델로 섭외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이 극장에서 텔레비전으로 옮겨간 것처럼 가판대에서 텔레비전 배우, 리얼리티 스타 혹은 가수들이 실린 잡지를 집어 드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화배우들이 잡지의 절대적 요소로 꼽히던 시절이 있었다”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제시 케이글 편집국장은 말한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경우도 TV관련 표지가 영화 표지를 따라잡고 있다. “이젠 영화배우가 전처럼 숭배의 대상도 아니고 대중의 성원이 상당히 텔레비전으로 옮겨진 상태이지요”잡지 ‘글래머’는 2012년 표지의 절반에 영화배우를 실었다. 그러나 리얼리티 쇼 ‘더 힐스’의 스타였던 로런 콘라드를 표지 모델로 쓴 5월호가 50만72부나 팔려 2012년의 최고판매를 기록했다. ‘글래머’ 측은 2013년 표지 모델에선 영화배우가 소수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년 들어 ‘코스모폴리탄’의 베스트셀러는 120만부가 팔린 4월호로 표지 모델은 사교계의 명사인 리얼리티 스타, 킴 카다시안이었다. 그 다음이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가 표지를 장식해 110만부가 팔린 3월호였다. 2012년에도 이 잡지의 톱 5 셀러 중 셋은 아이돌 스타인 데미 로바토, 킴의 동생으로 사교계 명사인 클로에 카다시안, 가수 셀레나 고메즈를 표지에 등장시킨 호로 모두 13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잡지 ‘보그’의 2013년 첫 4개월 중 베스트셀러 호의 표지는 가수 비욘세로 34만부가 팔렸다. 2012년에는 레이디 가가가 표지에 등장한 9월호가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을 표지로 한 1월호보다 2배나 더 많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배우에게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젊은 여성용 잡지만이 아니다. ‘레드북’이 1월호에서 기네스 팰트로를 담았을 때 “드레스 떨쳐입은 A급 스타”에 대한 전통적 스타일이 아닌 트레이너 트레이시 앤더슨과 함께 있는 모습을 담았다.
잡지 편집장들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가수들의 영향력을 꼽는다. 또한 이런 ‘명사’들이 영화배우들보다는 더 접근하기가 쉬운 까닭도 있다. ‘모어’ 매가진의 레슬리 제인 세이모어 편집장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 배우들이 영화 대신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매드 멘’이나 ‘홈랜드’ 같은 좋은 평을 받은 질 높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A급 배우들은 접촉도 힘들고 늘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반면 리얼리티 텔레비전 스타들은 체중과의 투쟁에서 로맨스와 가족 등 사생활에 대해서도 상당히 열린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무결점’으로 보이는 영화배우들 보다 훨씬 더 친숙하게 어필하기도 한다. 또 텔레비전 스타와 가수들은 팬들과 훨씬 더 빈번하게 연결되고 있다. 1년에 한번 영화에서 보는 배우에 비해 팬들은 매주 TV에서 스타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매일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있는 것이다.
가수 사이러스는 코스모폴리탄 3월호 표지에 실린 후 이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1,200만명 팔로워들에게 알리면서 그들 동네의 뉴스스탠드에 들러 코스모폴리탄을 맨 앞에 올려놓으라는 당부까지 덧붙였다.
글래머의 신디 라이브 편집장은 비욘세나 리한나 같은 가수는 그들의 디지털 위상이 뉴스스탠드의 잡지 판매와 직결될 수 있는, 말하자면 “오늘의 믹 재거들”이라면서 “그들이 팬과의 유대를 지속시키는 능력은 믿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물론 텔레비전 스타가 영화배우를 완전히 압도했다는 것은 아니다. 텔레비전 스타들을 다룬 2012년 ‘배니티 페어’ 5월호의 경우 18만3,511부라는 최저 판매를 기록한 반면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조명한 ‘피플’ 최근호는 뉴스스탠드 100만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코스모폴리탄의 조애나 코울스 편집장은 졸리 같은 명사는 다양한 층의 관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늘 잘 팔린다고 말한다. “졸리는 무언가 더 큰 이슈에 대한 대변인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지난 40년 가까이 잡지 편집장들은 보도 내용을 택할 때 ‘피플’의 창간 편집장인 리처드 스톨리가 세운 다음과 같은 공식을 따라 왔다 : “늙은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이, 못 생긴 사람보다는 예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자가 낫다. 영화배우가 텔레비전 스타나 가수보다는 훨씬 낫다. 그 어떤 것도 정치보다는 잘 팔리며, 죽은 명사보다 더 잘 팔리는 것은 없다”“무비스타는 텔레비전 스타보다 더 크고, 새롭고, 더 중요하다”이라고 주장했던 스톨리는 1974년부터 1982년까지 피플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자신의 영향력에 도취된 일부 영화배우들은 텔레비전 스타가 실렸던 잡지에서 섭외가 오면 “당신네 잡지는 너무 질이 낮다”며 거부하기도 했다고 모어의 세이모어 편집장은 전했다.
그러나 TV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이 같은 태도는 급격히 바뀌었다. “텔레비전은 사람들과 매우 개인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매체다. 조이 데샤넬(TV 시트콤 ‘뉴 걸’의 주연 여배우)은 1년에 한 번 영화에서 보는 먼 존재가 아니다. 나도 직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스캔들’(TV시리즈)의 여주인공 올리비아 포프에게 전화를 걸어 묻고 싶으니까”라고 글래머의 라이브 편집장은 말한다.
게다가 영화에서의 여배우 비중이 계속 줄어들면서 여성잡지의 영화배우 표지모델 선택의 폭은 더욱 줄어 들었다. USC 아넨버그 저널리즘스쿨 조사에 의하면 흥행성공 영화에서의 대사가 있는 여배우 역의 비율은 지난 5년간 해마다 줄어들어 2012년에 28%로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여름 블록버스터를 다룰 잡지들에서도 표지에 실을 여자 영화배우 찾기가 힘들다고 편집장들은 지적한다.
남성잡지의 경우는 좀 다르다. ‘디테일스’는 2011년 12개호 중 7번 영화배우를 표지로 실었었는데 금년 들어서는 지금까지 5번 모두 영화배우가 표지를 장식했다. 여성들이 텔레비전과 가수에 잔뜩 기운 데 비해 남성들은 아직도 영화배우를 선호한다는 것. “남성들은 무어랄까, 아이콘 같은 대상을 원한다고나 할까요? 여전히 자니 뎁이나 브래드 피트 같은 배우들에 더 끌리고 있지요”라고 디테일스의 댄 페레스 편집장은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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