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천지훈 기자>
2007년 연방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시민참여센터, 한국과 미국을 위해 뒤에서 일하는 ‘듬직한 일꾼’ 같은 이미지의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를 만나본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다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권익을 만들어가는’ 시민참여센터(전 뉴욕ㆍ뉴저지 유권자센터)의 8080캠페인이 한창이다.“유대인, 대만계, 쿠바계는 투표율이 80%, 뉴욕, 뉴저지 한인은 50%다. 주류로 가는 길은 참여의식이 높으면 간다. 유권자 등록 80%, 투표율 80% 목표다”는 김동찬.
그동안 뉴욕에 1만 2,000명. 뉴저지에 1만 3,000명 유권자 등록을 성사시켰다. 정치력 신장활동의 기본이 되는 유권자 등록 캠페인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시민참여센터는 토니 아벨라 뉴욕주 상원의원 등 미 정치인을 초청 하여 뉴욕주 정부활동, 뉴욕주 노인복지 예산안 대폭 삭감 불편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 활동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세미나도 연다.
지난 7월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초청행사를 열어 뉴욕동포 간담회를 했고 워싱턴DC의 기념행사에 연방하원의원 5명이 참가하는 등 미 정치권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2010년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팰팍기림비 건립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홀로코스트 생존자 만남을 통해 미 주류사회와 지역 정치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2007년 일본군 강제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 채택하게 한 일본계 3세 마이크 혼다의원(민주, 캘리포니아 17선거구)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서부 오지의 일본인 수용소에 있었다. 당시 일본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제100보병대대를 이끌고 유럽 전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한국계 김용옥 대령을 존경한 그였다.
혼다의원에게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위원이 연락하여 위안부 결의안의 취지를 설명하자 “국적이나 피부색 차원을 떠나 인권을 유린한 일본 정부의 책임,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뉴저지 크리스 스미스 의원 등과 공동발의하여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 시켰다. 이후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연합도 유사한 결의안을 통과시켜 일본을 압박했다. 2013년 1월 뉴욕 주상원, 3월 뉴저지 주하원, 5월 뉴욕 주하원, 6월 뉴저지 주상원에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됐다.
한편 시민참여센터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차세대 교육이다.
“2007년 위안부결의안 채택을 위해 인턴들의 힘이 컸다. 워싱턴DC를 그 해만 10번 이상 오갔다. 고등학생, 대학생 인턴들이 의원들을 찾아가 설명하고 지역구민 의견을 전달하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매년 한번 인턴 방문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일리노이스, 캘리포니아, 오하이오주 등에서 인턴 수십 명이 참가한다. 한국과 미국이 더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동찬을 비롯 시민참여센터 스태프들은 일본정부의 방해공작을 막기 위해 의회를 직접 방문, 의원들과 친분을 쌓는 발로 뛴 결과 친한파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반일파 의원들이 정확한 공략점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리는 정파나 정체가 아닌 한국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미간 FIT 통과를 찬성했고 한미간 비자면제 협정에 힘을 보탰다. 말 그대로 풀뿌리 정치인이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한 결과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낸 것이다. ‘이들에게 섬세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시민참여센터가 하는 일’이라고 김동찬은 말한다.
그 외 뉴저지 한인유권자 등록용지 한글화, 뉴저지 세탁협회 퍼크 기계 교체 주정부 그랜트, 한인공로 결의안(H.Res 1036), 2000년, 2010년 뉴욕뉴저지 한인인구조사 추진위원회 사무국 역할,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위한 로비 활동 등등 역사적으로 기록될 결과를 이루었다.
▲정치적 힘의 필요성 절실
67년 대구 출생인 김동찬은 대건고를 거쳐 85년도에 건대 총학생회 부회장으로 1년간 열심히 활동할 때 조직에 대해 배웠다. 1990년 건대 공대 화공과 졸업 후 소프트웨어 회사에 4년간 다니다가 94년 뉴욕으로 왔다. 당시 1992년 4월 29일 LA 폭동으로 인해 미주동포들이 정치적 힘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시기였다. 1년간 랭귀지 코스를 공부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한인들 모임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우리 것을 얘기하는 자리에 어울린 김동찬은 자신의 할 일을 비로소 찾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인종차별 폭동, 미국에서 살려면 이런 문제를 극복 해야겠다”는 자각이 들었고 1995년 한뜻 열린마당 청년단체에서 활동하던 김동석 이사, 김재일 이사장을 소개받았다.
그 결과 1996년 유권자센터(소장 김동석)가 탄생했고 선거참여운동이 일어났다. 그는 97년부터 10년간 길잡이 학원을 운영 하면서 한국학교, 풍물패를 만드는 한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사무총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2011년 김동석 소장은 상임이사로 워싱턴 DC와 필라델피아 지역 등 미 정치권과 적극적인 교섭을 펼치기로 하고 김동찬이 대표를 맡았다. 비영리 사회기관으로 출발했던 유권자 센터는 이후 특정 정당 및 후보 지지와 로비 활동 자격을 얻고 선거에서 당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시민참여센터에는 김동찬을 비롯, 변호사, 스태프 2명, 파트타임 스태프 1명, 상임이사 모두 6명이 일하고 있다. 유권자센터는 2007년 대통령상을, 김동찬은 2010년 올해의 한인상 대상을 받았는데 김동찬은 “위안부 기림비 관련이나 다른 사안에 김동석 상임이사의 노력이 크다”고 공을 돌린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결과를 놓고 평가하지 않고 진행 과정에서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 내거나 오해하는 것이다.”고 짧게 말한다.
“이 일이 재미있다. 2007년 위안부 결의안, 2010년 위안부 기림비 같은 좋은 결과가 나오니 보람 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젝트가 나올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다. 특히 지난 7월 1일 아이리시계의 100년 아성을 깨뜨리고 뉴저지 저지시티 시 의원에 취임한 윤여태씨에 대해 “정말 멋진 한국 사나이다. 탁월한 리더십에 감동한 지역주민이 우는 것을 보고 옆에서 눈물이 났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돕고자 한다”고 말한다.
▲“연어가 돌아오듯”
김동찬은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참여할 것을 권한다.
“이민자라는, 주변부라는 스스로의 굴레를 벗고 용감하게 중심부로 나아가자. 뉴저지와 뉴욕주는 아주 작은 단위의 인구 2만명 정도의 타운 정부와 의회가 주민 자치로 돌아가면서 카운티를 구성하고 주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타운 행정에 적극 참여하면 카운티, 주, 그리고 연방 진출에 중요한 경험이 된다, 이것이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중심부로 이동하는 가장 중요한 노력이다.”
요즘, 김동찬은 뉴욕 147가 오피스와 뉴저지 메인 스트릿 오피스를 오가며 유권자 등록과 한인들의 정계 진출을 돕는 한편 풀뿌리 참여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운영은 역시 어렵다. 한인업체 기부금으로 충당하나 때로 기금마련을 위해 쩔쩔매기도 한다. 그는 메디컬 컨설팅 일을 하는 부인 이상미와 슬하에 딸 김지원(4), 김보름(6)을 두고 있다.
“세상은 변한다. 변화를 중지시키지는 못하지만 물줄기를 틀 수는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유리하게 하자. 미래를 디자인 하는 일이 필요하다. 가정과 내 아이만 생각하지 말고 누군가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런 일이다”
그동안 시민참여센터가 배출한 한인 인턴은 100명이 된다. 시민참여센터를 거쳐 간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현재 대학 졸업반이거나 막 사회에 나갔다. “마치 자신이 태어난 고향 하천으로 연어가 돌아오듯,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지니고 대학과 사회에서 산경험과 실력을 쌓은 이들이 돌아오면 막대한 힘을 발휘 할 것이다”는 그는 한인사회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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