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이 변호사 통해 작성한 성명 내 뜻과 달라”
본보에 “당초 계획대로 임기 마치고 은퇴”밝혀
미국 내 대표적 한인 정치인인 신호범(79)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알츠하이머(치매)를 이유로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
신 의원은 7일 오후 영어로 된 성명서 형식의 보도자료를 주류 언론사에 보내 “건강상의 문제로 워싱턴주 상원 의원직을 즉각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신 의원은 이 성명에서 “당초 올해 말 임기가 끝난 뒤 재출마 하지 않는 것으로 정계은퇴를 계획했지만, 나이와 기억력 감소에다 최근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아 유권자들의 기대만큼 일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 즉각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훌륭한 정치인 동지들과 함께 했던 나의 정치 인생은 참으로 영광이었고 특권이었으며, 그 동안 나에게 보내 준 후원과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또 “봉사와 헌신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해준 아내와 가족에게도 감사하며 특히 17년간 내가 정치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워싱턴주 상원 제21 선거구 유권자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고 밝히고 “워싱턴주 민주당이 나의 후임자를 잘 뽑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지원하겠다”고 다짐했했다.
신 의원의 갑작스런 은퇴 발표를 미국 주류언론은 물론 한국 언론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원로 정치인의 치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8일 신 의원은 전날 은퇴성명의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당초 계획대로 연말에 임기를 마치고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보좌관이 변호사에 의뢰해 은퇴성명을 작성, 언론사 등에 보냈는데 내용 가운데 내 뜻과 다른 부분이 있어 워싱턴주 민주당 지도부와 상의해 이를 무효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츠하이머로) 기억력 등에 다소 문제가 있어 최소한 이번 정기회기는 물론, 올해 말까지 임기를 다 마칠 생각이라는 뜻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7일 은퇴성명대로 처리를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올해 임기는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나 기억력에 아주 미세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운전하고 다니고, 각종 행사 참석은 물론 여전히 강연회에도 연사로 나서고 있어 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1935년 경기 파주에서 태어난 신 의원은 14살 때 아버지와 떨어져 고아가 됐고 16살 때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으며 1992년 워싱턴주 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998년 상원으로 정치무대를 옮겨 당선된 뒤 이듬해인 1999년부터 현재까지 상원만 5선을 기록, 미주 한인 정치인중 주 상원의원으로는 최다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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