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의 직업교육 프로그램 인기
▶ 김정현씨‘옷수선 재능 기부’ 재작년 개설, 재봉 기본서 고난도 기술 아낌없이 전수
재봉교실’의 기술교육을 맡은 김정현 권사(앞줄 오른쪽)와 김정자 총무(왼쪽),가 수강생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토랜스제일장로교회‘재봉교실’의 김정현 권사가 케이 양씨에게 옷 수선 기술을 지도해 주고 있다.
LA 남쪽 토랜스에 위치한 토랜스제일장로교회 별관에서는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재봉기 소리로 요란하다.
취업을 꿈꾸며 교육에 열중하는 수강생들이 재봉기계를 돌리며 기술을 익혀가는 정겨운 소리다.
옷 수선‘얼터레이션’(alteration) 비즈니스를 30년간 운영하며‘달인의 경지’에 도달한 한나선교회 소속 김정현 권사가 지도하는 재봉교실이다.
요즘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성이 떨어져 취업이나 창업보다는 교인들의 취미 또는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목모임 정도로 그치곤 한다.
이들 교육 프로그램이 ‘부흥의 꽃’을 피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강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빠서 또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적극적 봉사에 나서려는 전문 교인 찾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토랜스장로교회의 ‘재봉교실’은 이런 점에서 조금 다르다. 옷 수선으로만 잔뼈가 굵은 김정현씨의 헌신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한나선교회원으로 ‘재봉교실’ 총무를 맡아 운영을 지원하는 김정자씨는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도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나 시간적 헌신이 없다면 빛을 바랄 수 없다”면서 “김 권사가 매주 목요일마다 하루 종일 학생들을 가르치는 열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재봉교실김정현씨의 ‘재봉교실’은 취미생활이나 교인들의 옷 수선 정도를 가르치는 수선교실이 아니다. 체계적으로 취업에 필요한 실전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본인의 노력과 적극성만 뒷받침 된다면 누구나 수준급으로 오를 수 있는 전문교실이다.
강의는 5개월 코스로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2시까지 각자의 수준에 맞는 수선과정을 익히고 또 연습한다. 지난 2012년 여름부터 시작했으니 4기생들까지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요즘은 교인들의 요청에 따라 매주 일요일 1부 아침예배 후 2시간씩 추가로 강의가 진행된다.
수강료는 물론 무료다. 하지만 50달러를 등록비로 받는다.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진행하면 학생들의 책임감이 떨어져 수업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간의 부담이 오히려 약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수업은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를 위한 재봉의 기본기부터 양복 수선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양복 수선은 옷 수선 업계의 최고 기술로 꼽힌다. 그만큼 노하우가 없다면 할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 수준에 이른다면 비즈니스를 차리거나 취직을 한다고 해도 흠잡을 데 없는 실력으로 인정받는다.
김정현씨는 “옷 수선에 관한 모든 기술을 아낌없이 전해 주는 것이 우리 재봉교실의 신조이자 목표”라면서 “단계적으로 기술을 익히고 또 연습을 반복해 숙달시킨다면 누구나 취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LA에는 적지 않는 재봉교실들이 유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고도의 기술을 모두 전수해 주는 곳은 많지 않다.
LA에서 매주 재봉교실에 출석하는 로즈 한씨는 “재봉교실이나 패턴교실도 돈 주고 다 배워 봤지만 정작 중요한 기술은 없었다”면서 “기초부터 기술 익히기에는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봉사와 헌신의 합작품재봉교실은 2012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당시 옷 수선 가게를 운영하던 김정현씨가 은퇴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받은 ‘옷 수선 재능’을 한인들에게도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김씨는 업소가 끝나는 매주 토요일 오후 6~9시 3시간동안 원하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클래스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9월 업소를 정리하고 은퇴하면서 목요일로 옮겨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계는 모두 교인들이 기증한 것으로 바지 밑단을 만드는 ‘헤밍’과 옷감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는 ‘오바락’ 그리고 일반 재봉에 사용하는 ‘싱글’ 등 13대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많아지면 기계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목요일 클래스의 학생 수는 정기 수강생 9명이며 매 수업마다 평균 6~7명이 나와 기술을 익힌다. 연령대는 30~60세로 다양하고 교인보다는 LA, 발렌시아 등 먼 거리의 타 지역 한인들이 더 많다.
김정현씨는 “옷 수선 업소로 기술을 배우려고 찾아오는 한인들이 많았다”면서 “업소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힘이 들어 어려웠지만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클래스는 기초부터 시작한다.
재봉기계 실꿰기(1~3단계 등)를 시작으로 바지·치마·상의 소매·상의 기장 등 기장 수선, 지퍼 수선, 허리 수선에 이어 가장 어렵다는 양복 수선까지 모든 수선기술이 다 들어 있다. 이정도 수준이라면 웬만한 수선 집 하나는 너끈히 운영하고도 남을 만한 수준의 기술을 익힌다고 한다.
김정현씨는 “2시간 동안 기술을 익혀주고 나머지 2시간은 각자가 기계에 앉아 배운 것을 반복 학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서 “기초반은 흥미유발을 위해 2×2인치 작은 천을 이어 붙여 가방을 만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옷 수선 업소옷 수선 업소는 기술만 있다면 소자본으로도 시작이 가능하다고 김정현씨는 말한다.
김씨에 따르면 재봉을 위한 기본장비인 ‘싱글’ 2대와 ‘오바락’ 1대 그리고 옷을 올려놓을 수 있는 카운터만 있다면 가능하다. 장비도 중고품은 200~300달러로도 구입할 수 있고 문을 닫는 세탁소에서 카운터를 거의 무료로 얻을 수도 있어 자본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김정현씨는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면 우선 렌트비가 가장 싼 곳을 골라야 한다”면서 “대략 1만5,000달러면 수선 가게 하나는 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씨는 특히 재봉기술을 익혀 수선업소를 운영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문도 해주고 필요하다면 직접 도움도 주며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케이 양씨(토랜스 거주)는 취업을 위해 봉재교실에서 기술을 익히고 있는 주부다.
몸이 불편한 아들을 돌보느라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20년 가까이 주부로 엄마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다.
양씨에게 재봉은 낯설지 않다. 한때 LA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서 패턴사로 이름을 날린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양씨는 이곳에 나와 그동안 묵혀 뒀던 기술을 되살려 연습도 하고 또 강사인 김씨만이 익혀 왔던 특별한 노하우도 배우고 있다.
양씨는 “20년 가까이 아들을 돌보다가 이제는 뭔가 해보려고 한다”면서 “취직을 위해 이곳에서 수선기술을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310)210-8263.
교회 주소 1880~1900 Crenshaw Blvd. Torrance, CA.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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