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끝까지 견디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아, 그건 간단하지요. 낙관주의자들 이었습니다”
월맹군 포로가 된 미군 중 최고위 계급이었던 짐 스탁데일 장군이 악명 높은 하노이 힐턴수용소에서 8년간의 모진 고문을 견뎌내고 생환 후 경영학의 대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짐 콜린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답변이다.
일반의 예상과 달리 의외의 대답인데 그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낙관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까진 나갈 거야’ 하고 기다리지만, 크리스마스가 오고 또 갑니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 부활절까지는 나가게 될 거야 기대하다 다음에는 추수감사절 그리고 다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다 실망한 나머지 상심해 죽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교훈 입니다.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확신, 결단코 실패할 리 없다는 믿음을 갖되 그것이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는 규율들과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마스까지 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하고 마음의 대비를 한 사람들이 살아남았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는 온통 긍정의 바다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낙관의 힘을 강조하는 출판물과 인터뷰 기사 등이 물결을 이룬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희망을 주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더욱 달콤한 음성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실패해 사업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고, 믿었던 고객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자신은 아무런 과실이 없음에도 억울한 소송을 당하거나 질이 나쁜 고객을 만나 마음고생을 하게 되면 내일이라도 당장 사업을 접고 싶은 충동도 들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일반화된 환경에서 악의적인 소비자가 인터넷을 이용해 일방적 주장을 하면, 그동안 업체가 성실히 쌓아온 신용과 평판을 훼손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거기다 익명의 가면 뒤에서 가학을 즐기는 새디스즘적 악플러들의 무차별 인신공격까지 받으면, 심약한 사람은 극단적 생각까지도 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지구상 전체 에너지의 양은 일정하다는 ‘에너지 총량 불변의 법칙’이 있듯이, 비즈니스 세계에도 ‘운수총량의 법칙’이 있다.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위에 열거했던 문제들은 어느 업체에나 반드시 발생한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까맣게 타들어가는 마음은, 자신의 건강도 헤치고 의욕과 자신감까지 상실케 하여 실패를 가져다 줄 뿐이다.
따라서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면 기꺼이 즐기겠다는 적극적 마음 자세로 맞서야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회사가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강조하면서 임직원 모두 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시절 인터뷰에서 3년 후 자기 회사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얘기를 했었으며,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 또한 “걱정파가 살아남는다”며 현재의 성공 뒤에 어떤 위협이 있는지 끊임없이 주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상시 위기경영으로 유명한 회사다. 심지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해에도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직원들 급료를 동결하고 보너스도 전년보다 깎아서 지급했었다. 누가 봐도 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업계 최고의 회사를 경영하는 CEO들의 발언 치고는 조금 과장됐거나 약간의 엄살기가 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혹자는 직원들 급료는 인색하게 지급하고 일은 많이 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대비하는 위기의식이 그들을 업계 일등으로 성장시키고 오랜 시간 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드라마 ‘정도전’을 보던 중 다음 같은 의미 있는 대사를 들었다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한 사람을 잘 다스리면 된다. 그 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그렇다 내가 무너지면 모든 게 넘어진다.
경영자가 되려면 외부로부터 충격을 이겨낼 자신의 마음을 먼저 무장해야 한다. 남의 판단에 내 기분이 좌우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함을 유지하겠다는 배짱도 길러야 한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긍정적 확신과 함께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 대비는 경영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란 나무는 없다. 긍정적 상황에서 비관적 요소를 찾아내고 비관적 환경 속에서도 희망의 불빛을 보는 게 진정한 경영자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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