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등 대도시 작년보다 20% 이상 급등
▶ 까다로운 융자 심사도 첫 구입자에 장애물, 신규주택 공급 둔화 등 매물부족도 원인
올 들어 미국 주택시장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과 모기지 금리 인상, 젊은층의 학자금 부채 증가 등이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과열현상이 나타났던 미국 주택시장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대도시의 경우 지난 1~2년 동안 주택가격이 크게 올라 해당 지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감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기지 금리 상승, 주택매물 부족, 학자금 융자 빚 상승, 높은 실업률 등이 겹치면서 주택시장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 다퉈 올해 예상되는 주택가격 상승폭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 들어 주택시장 회복에 브레이크가 걸린 이유들을 진단해 본다.
■가격·금리 상승 등이 주요인
주택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가파르게 상승한 주택가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난 2년간 미국 내 주택가격은 20% 이상 상승했다. 2012년과 2013년의 강력한 성장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주택가격은 최고점을 찍었던 2006년과 비교하면 20%나 낮은 수준이다.
고정 모기지 금리 역시 잠재 바이어들을 주택시장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30일 현재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4.30%, 15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3.36%로 조사됐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봄과 여름을 거치면서 1% 이상 상승했지만 이 또한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주택시장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모기지 융자 심사기준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학자금 융자 빚 또한 주택 구입에 장해물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의 학자금 부채는 1조달러를 상회하며 높은 실업률과 제자리걸음을 하는 급여 수준으로 인해 생활비를 줄이려고 부모 또는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20~30대 젊은층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착공도 연 평균치 하회
올 한해동안 미국 내 기존주택은 490만채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3년에 비해 3%가량 줄어든 수치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로렌스 윤 수석 경제분석가는 “주택판매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2월 말 현재 미국 20대 대도시 집값은 전년 동기보다 평균 13% 올랐다”고 밝혔다.
주택시장 붕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LA, 라스베가스의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0% 이상 급등, 첫 주택구입 희망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주택시장 회복이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주택착공 건수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건을 기록, 2009년의 2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015년 4분기가 되어야 주택착공 건수가 연 평균치인 150만건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트룰리아 닷컴’의 제드 콜코 수석 경제분석가는 “샌프란시스코, 샌호제 등 가주에서 집값이 비싼 도시에 거주하는 주택소유주들은 월수입의 35%를 모기지 페이먼트로 지출하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치를 약간 웃도는 것”이라며 “주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택시세가 모기지 밸런스보다 낮은 ‘깡통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집을 처분할 수 없거나 집에 충분한 에퀴티가 쌓이지 않아 다른 집을 구입할 수 없는 주택소유주 비율이 전체의 37%에 달한다.
■건설회사 사정도 악화
지난 3월 말 현재 시장에 나온 차압 및 숏세일 매물은 전체의 14%에 불과해 2년 전의 30%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차압 및 숏세일 매물부족이 전반적인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신규주택 공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지난 50년간 최저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주택건설회사들은 2009년 이후 수익마진이 줄어 어쩔 수 없이 주택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재 미국 최대 주택건설회사 중 하나인 ‘풀테 홈스’의 평균 주택 세일가격은 31만7,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 올랐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건설회사들의 사정도 악화됐다. 노동력과 토지 부족, 비용 증가에 융자기관으로부터 펀딩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3중고’에 시달리며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리노이주 소재 ‘브레이디 홈스’의 에드 그레이디 대표는 “사업이 잘 될 때는 연평균 150채의 주택을 지었으나 지금은 그 수가 10~15채로 급감했다”며 “매년 25채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지만 5채 정도 지을 만큼만 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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