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원 / 페어팩스 VA 전 미 국방언어학교 아시아언어과 과장
지난 3일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제22차 한무숙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경어와 예절’을 주제로 북미 각지에서 온 언어학 교수들이 준비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130명 이상의 워싱턴지역 지식인들이 등록을 한 이 모임은 인문학을 주제로 한, 워싱턴에서 특이한 학술모임으로 그 명성이 확립되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원래 영국에서 물리학자였다가 미국으로 건너와 예일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저명한 학자가 되어 조지워싱턴대의 철학교수를 하다가 근래 은퇴한 피터코스 박사가 한무숙 콜로퀴엄의 의미 심장성과 그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던 김영기 교수의 공헌을 치하하며 개회를 선언했다. 축사는 전남진 한국국제교류재단 경영총괄 이사와 한국 언어학의 대가이며 일리노이대 명예교수인 김진우 박사가 했다.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김지수 교수의 사회로 뉴저지 주립대의 조영미 교수와 리하이대의 이기리 교수가 ‘한국어와 일본어의 존경어 표기의 유동성’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어서 영국학자로 오레곤대에 근무하는 루시언 브라운 교수가 ‘한국어의 존대어가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그리고 조지워싱턴대 박미옥 교수의 ‘존대어의 구문론적인 현상 이해하기’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박 교수의 영어와 한국어의 완벽한 구사력은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봄볕이 큰 유리창을 통하여 듬뿍 들어오는 장소에서 간식과 음료수를 즐기며 화기에 찬 환담을 나누었다.
다시 소강당으로 입장했고 한국언어학의 거장인 손호민 하와이대 교수의 ‘문법화를 통하여 형성된 경어의 역사적 변천’이 발표되었다. 이어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온 라스 킹 브리티쉬 컬럼비아대 교수가 북한에서 쓰이는 한국어를 여인들이 쓰는 말의 차이와 정치적인 강압으로 이어지는 표현들을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지워싱턴대의 쇼꼬 하마노교수, 일리노이 대의 언어학과장 윤혜석 교수와 펜스테이트 대의 수잔 스트라우스 응용언어학과 아시아학 교수의 논평이 있었다. 그리고 강사진과 청중들과의 질의 대화로 학술대회를 마감했다.
대회를 마치고 조지워싱턴대에서 동아시아 언어와 문학과 과장으로 있으며 내년이면 이 대학 근무 32년이 되는 김영기 박사의 다가오는 은퇴를 축하하는 저녁 만찬이 아름다운 워싱턴 시내가 내다보이는 옥상에서 있었다.
모두는 뷔페식으로 준비된 한국음식을 즐겨 먹었고 몇 분의 동료교수와 학생 대표 하나가 김 교수가 언어와 문학계에서 또 이 대학의 한국학 발전을 위하여 이룩한 성과를 칭송하는 시간을 아울러 가졌다.
마지막으로 김영기 교수가 ‘한무숙 기념 한국문학 콜로퀴엄’이 설립된 배경을 설명하였다. 그는 모친이며 한국에서 소설가, 삽화가, 극작가와 수필가로 문학사에 큰 자취를 남기신 한무숙씨의 생애를 전했다.
한국 인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기 위하여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이 콜로퀴엄이 앞으로도 계속되도록 그의 뒤를 이을 김지수 교수와 그전부터 공동 주최자로 활약해온 동대학 인류학과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리차드 그링커스 교수와 역사학과의 그렉 브라진스키 교수을 비롯하여 주위에서 돕는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모두는 김영기 교수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며 만찬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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