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달러=1,000원 붕괴 시간문제
▶ 한국서‘원단 단가인상’이미 통보수입 식료품 가격도 줄인상 불가피, 한국여행객들“유럽 대신 미국으로”
한국과 거래하는 한인업체들이 환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한국시간 2일 외환은행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무섭다. 지난 2일 1,010원이 붕괴된 후 이제는 900원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올 3분기 중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LA 한인 경제계도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환율 전망과 원화 강세가 LA 한인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 당분간 원화 강세 지속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009.2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7월29일 1,008.8원(종가 기준)에 마감한 이후 6년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11.8원으로 시작한 후 오전에 1,009.3원까지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곧바로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1,010원 지지선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은 국제 외환시장에 호주 달러, 파운드화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달러는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3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980원대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원단·식품업계 ‘초비상’
한국에서 원단, 의류, 식품, 서적, 문구류, 잡화 등을 들여오는 LA 한인 수입업체들은 원화 강세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원단의 50% 이상을 한국에서 수입하는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원단업계는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원단 단가가 상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원단업계의 경우 업체들이 적정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환율 마지노선을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한국 측으로부터 원단 단가를 1야드 당 20센트 올릴 것이라는 통보를 받아 많은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인원단협회 유진 김 부회장은 “지금 원단업계 전체가 환율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위기 극복을 모색하고 있는데 베트남의 경우 생산설비 수준이 기대치를 따라오지 못해 중국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수입업체도 전전긍긍
마켓 등 식품업계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한국산 식료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아씨수퍼 제이 방 매니저는 “지금 당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식료품 가격 변동은 없지만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면 한국산 식료품 가격이 3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한국산 제품 수입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여행사·은행·유학생 ‘반색’
여행업계 역시 원·달러 환율에 민감한데 LA 한인 여행사들은 환율 하락으로 LA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15~20% 정도 늘었다며 원화 강세가 여름 내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지난 수년간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환율 하락으로 미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미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의 현지 체류기간도 길어지고 미국에서의 지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 금융업계는 환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으로 송금한 자금과 한국 투자자금 등이 미주 한인사회로 다시 유입돼 한인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유학생과 미국에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은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송금 부담이 줄어들어 반색하고 있다.
어학연수 차 LA에 체류 중인 유학생 박모(25)씨는 “곧 거처를 옮기고 자동차도 구입할 예정이어서 목돈이 필요한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환율 부담을 덜 것 같다”며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 돈을 받는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나마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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