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세가 역사상 최고의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수요일 오전 중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불과 1.3포인트 모자라는 1만7,000까지 올랐었다. 채권 시세도 역시 33년의 최장기의 상승세(Secular Bull Market)를 지속하고 있다. 이 정도면 방방곡곡에서 환성이 터져 나올 만도 한데 실제 분위기는 그리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문제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부터 대다수의 국민이 주식에 깊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다. 자료에 의하면 현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 수가 45% 정도인데 그것은 67%였던 2002년에 크게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그 중에서 불과 인구의 5%의 부유층이 전체 주식의 82%를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이미 주식에서 많은 돈을 빼고 있었던 것으로 집계되었다. 닷컴버블 붕괴와 서브프라임 폭락과 같은 재정적 참변을 두 번이나 겪었던 일반인들은 이번 상승만큼은 그냥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다짐한 모양이다.
정책가들은 주식 시세를 이만큼이나 올려준 것에 대해 공치사를 늘어놓지만, 401(k) plan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 중에도 2011년 그리스 사태가 터진 이후에 주식에서 빠져 나와 머니마켓이나 개런티 이자 펀드에서 재진입 시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매정하게도 주식시장은 그리스 사태 조정 이래 한 번도 10% 이상의 하락세를 보여주지 않은 채 무려 두 배 가까이 올라버리고 말았다. 원래 10% 정도의 조정은 거의 매년 있었어야 정상이었다.
뱅가드 펀드의 자료에 따르면 신규 고객들의 IRA 어카운트에 주식이 들어 있지 않고 현금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들의 현금에 대한 대가는 연간 0.5%도 안 되는 최저 이자율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정책 덕분이다.
두 번의 주식붕괴를 체험했던 것 외에도 일반인들이 선뜻 주식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에도 못 미치는 소득의 정체현상이다. 2009년 이래 미국인들의 중간 소득이 오히려 6%가 감소했다. 게다가 지출이 증가하다 보니 그들에게는 주식투자가 문제가 아니라 잠시 은행에 묻어둘 돈조차 없는 처지로 몰린 것이다.
쉬운 예로, 불과 몇 년 사이에 음식, 개솔린, 의료비 등이 두 배로 상승했다. 모두가 생필품들이다. 반면 1999년에 140이 넘었던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금은 85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여유자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선뜻 주식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주식시장 구조에 대한 불신감이다. MichaelLewis의 책 ‘Flash Boys’에 묘사되어 있듯이 선진국들의 주식시장은 조작된 카지노와 다를 바 없다는 좋지 않은 인상이 일반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지난 6월25일 뉴욕 검찰청에서 Barclays 증권사를 고소했다. 수퍼 컴퓨터 트레이딩 시스템을 악용하여 고객들의 돈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해 왔고 비공개 환경(dark pools system) 속에 숨어 초고속 거래로 특정 주식들의 가격을 자유자재로 조작해 왔다는 혐의다.
이번 조사로 인해 베일에 가려져 왔던 Dark Pools 거래 시스템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는데 고소장을 받은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그들이 어떤 방법을 통해 공포지수를 인공적으로 낮춰 왔으며 낮게 내려놓은 공포지수를 가지고 어떻게 주식시세를 상승세로 밀어 올렸는지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경제뉴스가 나빴을 때마다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로 마감되었던 배경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서서히 실마리가 잡혀가고 있다.
한편 지난 수요일에는 골드만삭스가 2011년 7월에 40만번에 거쳐 특정 주식들의 거래가격을 허위 공시했다는 혐의에 대해 80만달러의 벌금만 내고 빠져 나왔다. 그 합의로 인해 관계기관은 더 이상 골드만삭스의 죄를 물을 수 없게 되었다. 월스트릿 부패는 일반인들로 하여금 주식시장 참여를 꺼리게 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의 신고가 파티가 이리도 썰렁한 이유는 초대에 응해줄 손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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