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맛비, 낮게 낀 구름 등 기상 여건 영향 미친 듯
▶ 기체 결함, 장애물 충돌, 버드스트라이크 의견도
여객선 ‘세월호’ 참사 수색작업을 지원하고 복귀하던 중 광주 도심에 추락한 소방헬기의 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헬기는 강원도소방본부 제1항공대 소속 AS350N3 기종으로 지난 2001년 국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활동 중이었으며 이날 울산소방본부 헬기와 교대하고 복귀하던 길이었다.
복귀 도중 광주 비행장에서 주유를 하고 이날 오전 10시49분께 다시 이륙한 소방헬기는 5분 뒤 광주 광산구 장덕동 수완지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인도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기장 정모(52) 소방경, 부기장 박모(50) 소방위, 정비사 안모(38) 소방장, 구조대원 신모(42) 소방교, 이모(31) 소방사 등 5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헬기가 추락 직전까지 낮게 비행하다 사람이 없는 큰 도로변 옆으로 떨어졌다" "추락할 때 헬기가 낮게 비행하다 ‘팍팍팍팍’하는 소리와 함께 인적이 없는 곳으로 떨어져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찍은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는 헬기가 수직으로 조종석부터 추락한 직후 폭발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같은 진술과 영상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사고 당시 광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헬기가 추락한 이날 오전 10시∼11시 사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는 시간당 3.5㎜의 비가 내렸으며 바람은 초속 1.2m로 불었다.
돌풍이나 천둥·번개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시야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광주기상청 측은 "시간당 강우량이 다소 많았던 점 이외에는 평상시 흐리고 비오는 날씨 수준"이라며 기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방헬기가 광주공항에서 이륙한 지 5분만에 사고가 발생한 점을 놓고 기체 결함이나 저고도 비행 도중 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추락 1~2분 전인 오전 10시52분부터 1분여 간 사고 헬기가 지상에서 700피트(210m) 아래로 저공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10시53~54분께 공군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의 한 관계자도 "헬기가 이륙해 레이더에서 정상 식별되던 중 갑자기 고도가 계속 떨어지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1분 넘도록 저공 비행을 하며 기체를 올리지 못한 점으로 미뤄 비행 중 기체 결함 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추락 전부터 헬기에서 불이 났다면 기계 결함 또는 엔진에 새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녹화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까지 헬기에서 불꽃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제트 엔진에 통상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희박하지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며 "헬기의 경우 100시간, 300시간 등 일정 주기로 점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결함보다는 점검 미비 등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헬기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블랙박스 분석에는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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