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 배려 목적… 비관광지 개인소유 호텔들이 대부분
▶ 일부 대형호텔들도 동참 “서비스 향상에 큰 효과"
호텔 종업원들은 보통 크리스마스에 자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 이들은 연중무휴 비즈니스인 여행업계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호텔들은 크리스마스에 문을 닫고 종업원들에게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 래피드 시티의 객실 177개짜리 아도바 호텔은 2013년부터 오랜 기간 리노베이션 공사를 해오고 있다. 호텔 매니저인 스테이시 헐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 주자는 의미에서 지난해 12월24일과 25일 이틀간 호텔을 닫고 휴무했다. 이미 예약을 해 놓았던 약 50명의 손님들 방을 다른 호텔로 바꿔주느라 전화를 많이 걸어야 했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헐은 말했다.
호텔 직원들은 물론 휴무를 환영했다. 그래서 이 호텔은 올해도 크리스마스에 호텔 문을 닫기로 했다. 호텔의 대변인인 크리스 도나휴는 “우리는 호텔체인에 속해 있지 않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 오픈해야 하는 것 같은 기업 룰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호텔들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호텔들은 대부분 독립적으로 소유된 호텔들이며 할러데이 시즌에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에 자리 잡은 호텔들이다.
점차 많은 호텔들이 크리스마스에 문을 닫는 것은 직원들의 만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라고 보스턴대학의 마이크 오신스 교수는 말했다. 호텔 매니저들은 행복한 직원들이 더 많이 웃음을 짓고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며 그 결과 전반적인 서비스가 향상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오신스 교수는 크리스마스 호텔 휴무 결정에는 호텔 소재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겨울 방학 중 텅 비는 캠퍼스 대학촌에 소재한 호텔은 할러데이 시즌에 문을 닫아도 많은 고객을 실망시킬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객실 점유율이 30%정도이거나 이보다 낮으면 직원들에게 휴무를 줄만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관광지의 호텔들은 쉴 경우에는 하루나 이틀 비즈니스 이상의 손실을 의미한다. 오신스 교수는 “여행객이 일주일이나 긴 연휴 기간 묵을 경우 이들은 한 곳에서 계속 있기를 원한다. 이 호텔 저 호텔 옮겨 다니기를 원치 않는다”며 “크리스마스에 문을 닫으면 수일간의 영업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로 시암피는 영국 베드포드샤이어 카운티에 샨브룩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이 호텔은 가족 소유이다. 지난 2006년 오픈했을 때 이 가족은 크리스마스와 복싱데이, 신년에는 호텔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처음에 손님들은 이 결정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시암피는 말했다. 현재 이 호텔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예약을 거절할 때 이 조치를 취한 소유주의 뜻과 명절에 가족과 있고 싶어 하는 직원들의 바람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손님들에게 보낸다. 시암피는 “우리가 설명을 하면 손님들이 잘 이해해 준다”고 말했다.
축제 분위기라해도 크리스마스에 문을 열면 직원들의 압박감은 평소보다 커진다고 시암피는 설명했다. 특별한 날을 맞아 멀리서 온 투숙객들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호텔 직원들이 크리스마스복장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등 분위기를 내지 못하면 손님들의 불평이 많아지고 온라인 평가도 나삐진다”고 호텔 측의 고충을 토로했다.
투숙객들을 다른 방식으로 받는 곳들도 있다. 뉴욕 리빙스턴매너 외곽 샌들리 산의 방 9개짜리 작은 호텔인 아놀드 하우스에서는 손님들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체크인해서 크리스마스에도 머물 수 있지만 이날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은 공식적으로 한 명도 없다. 물론 크리스마스당일 체크인은 안 된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 호텔 주인인 심스 포스터는 “손님들과 직원들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호텔에서 거주하는 요리사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손님들에게 아침식사는 만들어 준다. 또 포스터와 그의 부인이 손님들의 불편을 확인하기 위해 호텔에 들르기는 한다. 포스터는 “예약 손님들에게 확인해 보니 대부분 크리스마스 당일 호텔 밖으로 나갈 계획임을 알게 됐다”며 휴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드물기는 하지만 대형 호텔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미시건 그랜드래피즈의 암웨이 그랜드 플라자 호텔은 객실 682개를 갖춘 이 지역 최대호텔이다. 그런 호텔이 올 크리스마스에 하루 문을 닫는다. 그랜드래피즈의 다운타운 코트야드 매리엇 호텔 역시 문을 닫는다. 이 두 호텔은 암웨이가 소유하고 있다.
호텔 경영진은 5년 전 시험적으로 호텔 휴무를 실시했다. 암웨이 호텔 사장인 리처드 윈은 “나는 오래 이 업계에서 일해 왔다. 할러데이에 쉰다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쉰다면 직원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휴무는 별 탈 없이 실시됐으며 이제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다운타운 코트야드 호텔은 매리엇 프랜차이스의 일부이다. 그런 까닭에 암웨이는 이 호텔 휴무를 위해 매리엇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암웨이가 인근에 소유하고 있는 J.W. 매리엇은 크리스마스에 문을 연다. 예약담당 직원들은 휴무호텔에 예약하려는 투숙객들을 이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랜드 래피즈는 관광지라기보다 기업 본사들과 대학들의 본거지이다. 그래서 할러데이에는 호텔 투숙객이 줄어든다. 샨브룩 호텔 소유주 시암피는 “우리는 1년에 362일 손님들을 맞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만은 가족들과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