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동부·중부진출 고객층 다변화
▶ 기업대출 등 포트폴리오 확대... “직원이 자산” 뱅킹스쿨에 큰 기대
금종국 행장은 자신의 임기 중 한미은행을 한인은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의 리딩 뱅크로 도약하는 주춧돌을 쌓아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혁 기자>
[한미은행 금종국 행장]
한미은행 금종국(60) 행장은 주류 은행권에서는 ‘인수&합병(M&A)의 전문가’로 불린다. 금 행장은 지난 2013년 6월 한미은행장으로 취임하기 전 14년간 웨스트레익 빌리지에 본점을 둔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 행장으로 있으면서 무려 5차례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이같은 인수합병을 통해 금 행장 취임 당시 자산 1억달러에 불과했던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는 2012년에는 자산규모가 20억달러로 20배나 증가했다. 금 행장은 지난해 8월에는 33년 한미은행 역사상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꼽히는 텍사스주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UCB)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UCB 인수를 통해 한미은행은 자산 40억달러를 넘는 미주 2위 한인은행으로 성장하며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주 한인은행권의 리딩뱅크이자 선도은행이었던 한미은행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금종국 행장을 지난 15일 윌셔 본점에서 만나 그의 경영철학과 한미은행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2013년 6월 한미은행장으로 취임한지 1년 반이 됐다. 한인은행의 행장은 처음인데.
▲ 평생을 백인과 타민족이 절대다수인 근무환경에서 일하다가 한미은행에 들어오면서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인의 자부심을 느끼는 좋은 계기가 됐다. 한미은행에 들어와서 한국어도 많이 늘었고 한국음식도 매일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9세 때 이민 온 금 행장은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훨씬 편해 인터뷰도 영어로 진행했다).
-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를 뽑는다면.
▲ 단연 UCB 인수를 꼽을 수 있다. 개인의 인생이나 기업의 명암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한두 번밖에 오지 않는다. UCB 인수는 한미에게는 게임 체인저와 같은 엄청난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분명한 것은 UCB 인수를 통해 33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경쟁 은행에 비해 타주 지점망이 없어 사실상 캘리포니아로 국한됐던 한미은행이 전국적인 리저널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 구체적으로 한미은행에 UCB 인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째는 지역적으로 텍사스, 일리노이, 버지니아, 뉴저지, 뉴욕주 등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미 동부와 중부 주로 지점망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새로운 아시안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미은행 고객의 85%가 한인이지만 한인 이민이 많이 감소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타 아시안 커뮤니티 확보 등 고객층의 다변화는 한미은행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 올해 경영의 주요 목표가 있다면.
▲ UCB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시급한 목표다. 이를 통해 캘리포니아주를 비롯, 버지니아와 텍사스, 일리노이주에서 특히 대출을 늘리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 한미은행은 UCB 인수로 대출규모에 비해 예금고가 낮아 신규 대출여력이 많다. 상대적으로 영업망이 약한 뉴욕과 뉴저지 영업망 확대를 위해 올해 맨해턴에 대출사무소를 오픈할 계획이다.
- 한미은행의 장점, 또 단점이 있다면.
▲ 미주 한인은행 중 가장 오래되고 잘 알려진 ‘한미’라는 브랜드다. 한미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많은 미국인까지 한미은행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놀라웠다. 두 번째는 한인은행 중 가장 충성심이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세 번째로는 능력 있고 정말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다. 단점이라면 한미은행은 물론 한인은행권의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 대출과 SBA 대출 비율이 너무 높다. 기업 대출과 다양한 컨수머 대출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편식은 좋지 않다.
- 4년 임기가 끝나면 한미은행이 어떻게 변했을 것으로 보는가.
▲ 핵심 고객층인 한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 내 프리미어 아시안 커뮤니티 뱅크로 성장하고 있는 한미은행을 보고 싶다. 자산 규모면에서도 40억달러를 넘었으니 50억달러를 돌파하고 100억달러를 향해가는 은행이 되고 싶다. 미국 금융권에서는 자산 50억~100억달러 은행이 수익성이 가장 좋고 순발력, 규모의 경쟁력에서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티 은행으로 보고 있다. 오랜 기간 한인은행의 선두주자였던 한미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
- 곧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4분기 실적에 만족하는지.
▲ 4분기 실적도 상당히 좋다. 상장은행이고 감독국 규정상 구체적인 숫자를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순익과 신규 대출 등 전 부분에서 좋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 새해 들어 뉴욕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인은행 주가도 부진하다. 그래도 3개 한인은행 중에서는 가장 선방을 하고 있는데.
▲ 월가에서도 한미의 UCB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핵심지표 중 하나로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가 수익비율’(P/E Ratio)이 3개 상장은행 중 가장 높다.
현재는 주가가 떨어지면 15배 이하로 떨어졌지만 한미는 지난해까지 15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주가 수익비율을 앞으로 18배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 지난해 한미뱅킹스쿨을 설립했는데.
▲ 직원들이 한미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확신 아래 한미뱅킹스쿨은 직원들의 뱅킹 노하우와 업무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한미은행의 미래를 이끌 차기 뱅커를 양성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금융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제공기회도 늘리겠다. 또한 직원들의 자원 봉사단인 한미 네이버를 통한 커뮤니티 봉사에도 더욱 힘을 쓸 것이다.
- 한미은행장에 취임한 후 투자자 컨퍼런스를 10차례나 참석하는 등 미 전국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를 한 번도 빠지지 않아 한인 은행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 3개 한인 상장은행 모두 월가와 기관투자자가 한미은행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분의 약 85%를 월가와 기관투자자가 갖고 있다. 사실상 은행의 ‘주인’ 격인 이들을 상대로 한미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컨퍼런스 참석을 통해 주류 및 아시안 은행권 관계자와 교류하면서 최신 정보와 금융권 트렌드도 배울 수 있다.
- UCB에 이어 추가 인수합병(M&A)도 가능한지.
▲ 행장으로 좋은 인수합병의 기회를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 대출과 예금고 및 영업망 확장을 통해 지속적인 자체 성장을 이루면서 인수합병을 통한 외적성장 모두 모색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한인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한인의 정체성을 간직하면서 더 큰 무대, 즉 주류사회로 뻗어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주류 은행권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아시안, 특히 한인은 거의 없었다. 미국인 동료보다 항상 더 노력했고 내 자신에게도 엄격했다. 큰 꿈을 갖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 사회적으로 우뚝 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금종국 행장은…
금종국 행장은 1954년 경북 대구에서 출생했다. 부모 고향은 충청남도 옥천이다. 1963년 의사인 아버지가 미시간주 의대교수로 오면서 이민 왔다.
UC버클리(1977년)와 페퍼다인대(1977년)에서 경영학 석사(MBA), 스토니어 뱅킹전문 대학원(1990년)을 졸업했다. 1977년 구 뱅크오브캘리포니아에 입행하면서 은행경력을 시작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14년간 퍼스트 캘리포니아 뱅크에서 행장으로 근무했다.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만난 미국인 부인 비키 금(52) 여사와의 사이에 아들 라이언(30), 딸 코트니(27)와 애니(15)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금진호 전 상공부장관 및 제14대 국회의원이 집안 사촌형뻘 인척이다.
■ 한미은행은…
-1982년 출범
-자산 42억3,170만달러
-예금 36억1,757만달러
-대출 26억8,703만달러
-자본금 4억5,313만달러
-지점 7개 주 50개
-직원 692명
-순익 3,232만달러(올해 3분기까지)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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