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15세 소년이 유럽 최연소 CEO
▶ 잡스, 저커버그도 10대에 첫 사업 시작
마드리드 컨퍼런스에 모인 10대 창업자들.
아일랜드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15살의 조단 케이시. 인기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고 2개의 비즈니스 앱을 개발한 그는 유럽의 최연소 CEO로 불린다.
[마드리드서 유럽 청소년 창업자들 컨퍼런스]
테크놀로지 사업가인 조단 케이시는 최근 자기 사업을 소개하는 연설을 할 때였다. 통로를 따라 걸어가는 대신 그는 연단 위로 단숨에 펄쩍 뛰어 올랐다. 창업자로서의 에너지가 넘쳐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10대의 열정 탓이기도 하다. 지난 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유럽 청소년 사업가 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그는 지난해 11월 갓 15살이 되었다. 유럽에서 가장 나이 어린 CEO로 통한다.
200여명의 10대 창업자들이 모인 대회에서 논의된 이슈 중 하나는 유럽에서 창업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는 가 하는 것이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3일간 진행된 대회에서 사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잠재적 방해물이 되는 요소들로는 우선 엄격한 교육 시스템이 꼽혔다. 유럽 연합 28개국 중 많은 나라들의 현실이다. 다음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 그리고 경체 침체가 꼽혔다. 장기화한 불경기로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시와 같은 연사들의 역할은 젊은이들에게 ‘할 수 있다’ 는 격려를 해주는 것이었다.
케이시는 그 자신이 남들보다 일찍 출발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10년 후면 나는 25살이 되고, 이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이미 13년이 되는 것이지요. 그게 좀 멋지다는 생각이에요.”하지만 하고 싶은 만큼 일을 할 수 없는 사정도 있다고 강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학교에도 가야하고, 축구도 해야 하고 아이의 삶도 살아야 하니까요.”
아일랜드의 워터포드에 살고 있는 케이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다. 그는 9살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해 아일랜드의 애플 매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첫 회사인 케이시 게임스를 등록하고 직원 두명을 두었는데 이들 역시 “학과를 따라가며 일하기가 싶지 않다고 했다”고 그는 말한다. 이후 그는 2개의 비즈니스 앱을 시판했다. 하나는 교사용, 다른 하나는 행사 기획자용이었다. 그러면서도 고등학교는 물론 계속 다녔다. 하지만 이 어린 사업가가 대학 진학을 적극 고려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돈 안들이고 즉각 배울 수 없는 뭔가를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사용만으로 혼자서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엄청 많거든요.”
미국에는 10대에 테크놀로지 산업에 뛰어들어 빛을 발한 전례들이 많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19살 때 부모 집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했고,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를 처음 차린 것이 고등학생 때였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할 만한 머리와 DNA를 가진 젊은이들이 보통 그런 기회를 보거나 잡지 못한다. 조단 케이시나 닉 달로이시오 같은 케이스는 예외적이다.
영국의 청소년인 달로이시오가 뉴스 읽기 앱을 야후에 판 2013년 그의 나이는 17살이었다. 학생 신분인 그의 당시 매매가는 3,000만달러에 달했다는 소문이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한 스페인 청년 사업가, 로이스 이반 쿠엔데(19)는 스페인의 무시무시하게 높은 청년 실업을 언급했다. 2014년 말 52%에 달한 실업률은 “우리의 엄격하고 이론 위주인 교육 시스템과 노동시장 사이의 엄청난 간극 때문이에요. 무슨 말이냐 하면 수년 에 걸쳐 학교 공부를 마치고 나와도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지요.”
쿠엔데는 온라인 저작권 인증 시스템인 스탬퍼리를 다음 달 출시할 계획이다. “내게 제일 재미있는 건 그냥 상품 개발이에요.”
하지만 기회를 놓쳐 두고 두고 후회되는 경험도 있다. 그가 아직도 전화기에 보관하고 있는 한줄 짜리 문자 메시지가 있다. “우리랑 같이 일합시다”라는 메시지를 2013년 잰 쿰으로부터 받았었다. 우크라이나 태생 미국인인 쿰은 모바일 메시지 앱인 왓스앱의 공동 창업자였다.
그가 제안을 거절하고 몇 달 후 페이스북이 그 회사를 매입했다.
“회사가 190억달러에 팔리고 모든 직원들이 뭔가를 받았지요. 그 결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좀 쓰립니다.”
마드리드 컨퍼런스 후원업체 중 하나인 에데사의 수석 혁신 담당관인 페데리코 피아는 이제 나이나 대학 교육에 상관없이 순전히 재능만 보고 직원을 모집하고 싶다고 말한다.
엔데사의 스페인 직원은 1만500명인데, 대부분 45~54세 연령층이다. 스페인 그리고 유럽 연합 전반(거의 10%)의 높은 실업률을 감안할 때 “유럽은 노동시장 접근에 보다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의 하이텍 분야는 이미 이를 실천해왔다. 예를 들어 구글의 일부 분야에서는 직원 중 14%가 대학 학위가 없다.
피아는 창업을 장려하는 데 있어서 유럽에서의 가장 큰 장애물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실패에 대한 우리의 엄청난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남부 국가들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특히 심하다는 것이다. 물론 유럽이라도 다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창업에 대한 태도와 기회는 지역마다 다르다.
이라크 태생 독일인인 19세의 아야 자프는 젊은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협회를 조직했다. 현재 컴퓨터 공학 전공 학생인 그는 “코딩을 할 있다고 해서 대학을 중퇴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특히 독일처럼 보수적인 곳에서는”이라고 말한다.
“대학교육은 뭔가 다른 중요한 것들을 가르칠 거라고 믿어요. 말하자면 돈 버는 게 제일 중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 따위이지요.”
아일랜드의 프로그래머인 케이시는 아직까지 돈을 그리 중시하는 것 같지는 않다. 99센트 하는 그의 게임은 대략 5만번 다운로드 되었는데, 그로인한 소득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 지 모른다는 것이다.
케이시의 부모는 둘 다 회계사들이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그의 열정은 부모로부터 주입된 것이 아니다. 사실 케이시는 12살 때 첫 랩탑을 얻기 위해 부모에게 술수를 썼다. 애플에서 온 것이라며 아이들 발전에 랩탑이 유익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부모에게 전달했다.
이제 그의 부모는 아들의 벤처사업을 확고히 밀고 있다.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신해 회사의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고, 이번 마드리드 컨퍼런스 등 출장을 가야할 때면 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아들과 여행한다. 그의 엄마인 루이즈는 말한다.
“전에는 대학이 성공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조단이 이 길을 가면서 목적하는 데에 도달하는 데는 정말이지 여러 다른 길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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