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나는 꿈, 펼치다 Air and Space Museum
워싱턴 DC 몰에 위치한 항공우주박물관의 실내 전시장. (사진제공 스미소니언 재단)
라이트 형제...린드버그...미국외엔 꿈도 못꿀 그런 박물관
한국 미사일 개발의 주역 홍 선배
오늘따라 주차에 꽤나 애를 먹었다. 박물관 앞에서 30분 이상을 빈 주차 공간을 찾으려 빙빙 돌고 돌다 결국에는 몇 블럭 떨어진 랑팡 플라자에 주차를 했다. 주차비가 20달러나 된다. 홍 선배가 오늘 안 오시는 것이 잘 된 일인 것 같았다. 나의 고등학교, 공과 대학까지 선배 되시는 홍용식 박사에게 항공우주박물관(Air and Space Museum)에 같이 가 달라고 했었는데 이번에 오셨으면 연로하신 분이 꽤나 먼거리를 걸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 분은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보잉항공사에서 가스 터빈 설계를 하셨고 또 에어로 스페이스 사에서 우주 발사체와 우주 비행선 설계에 참여하시다가, 박정희 대통령의 특별 요청으로 한국으로 귀국해서 한국 과학연구소에서 로켓과 항공기 담당 부소장을 하신 분으로 한국의 미사일과 항공기 개발에 주역이었다. 한 마디로 로켓과 우주 발사에 대해서 한국의 최고의 권위자 이시다. 마침 은퇴하신 후 이곳에 거주 하시어 자주 만나는 분이라 같이 이곳을 찾으려 했는데 급한 일이 생겨 같이 못 간다고 하며 참고 하라고 하시면서 그분의 저서와 그분의 아들이자 미국에서 너무나 잘 알려진 ‘로봇의 다빈치’라는 데니스 홍교수의 책만 전해 받았다. 동행 했으면 좋은 설명을 많이 들을수 있었을터인데 좀 아쉬운 마음이다.
주차를 한 뒤 꽤나 긴 거리를 걸어서 박물관 앞에 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곳 스미소니안 박물관에는 여러 개의 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이 박물관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기 나름대로 경쟁적으로 자료, 유물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이외에는 도저히 이러한 박물관을 갖겠다는 꿈도 못꾸는 박물관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Air & Space 박물관일 것이다. 어느 나라가 라이트 형제가 있어 첫 비행을 시도를 했겠으며, 대서양을 횡단하는 린드버그가 있겠으며, 더 나아가 어느 나라가 달나라에 가서 돌멩이를 가져 올 수 있겠는가?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입구에 들어서니 개인 또는 단체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꽤나 많이 온것 같다. 역시 미국은 기회의 땅이란 말보다 먼저 도전의 땅이요, 그 도전 정신을 어린 학생들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을것 같아 기분이 좋아 진다.
문에 들어서서 검색대를 지나자마자 조그마한 스탠드가 있다. 달에서 가져온 돌이 전시되어 있다. 누구나 만져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왁자지껄 떠들어 대며 어린 학생들이 만지고 있지만 나는 내가 이 돌을 만진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또 믿어지지도 않았다.
꽤나 높은 인공위성 발사체들을 진열해야 하는 문제 때문이겠지만 초기 비행기로부터 오늘의 우주비행 시대까지로 발달해온 순서대로 진열이 불가능했기에 진열이 시대의 발전과 연계되어 있지않고 속된 말로 뒤죽박죽이다.
2 층으로 올라가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진열방부터 관람을 하기로 했다. 먼저 Air 를 돌아보고 나서 다음에 Space를 보겠다는 것이다
라이트 형제의 첫 성공 비행기 훌라이어 1 호 가 보인다. 1903년 인류 최초로 852 피트 높이를 59초 날았다는 기록도 보인다. 몇 년간 글라이드를 가지고 씨름을 하다가 엔진을 부착하여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그 동안 그 성과에 대해서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불편한 관계가 있어 영국 박물관에 있다가 1948년 1달러에 사는 형식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버지니아주 아래 대서양 연안에 몇 개의 섬으로 된 아우터 뱅크(outer bank)에 있는 키티 호크(Kitty hawk)에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의 유인비행을 한 현장이 보존되어 있다.
뉴욕-파리 첫 대서양 횡단비행
그 옆에는 뉴욕에서 파리까지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 비행을 한 린드버그의 사진과 비행기가 있다. 옛날에 명배우 제임스 스튜어드가 주연했던 영화 ‘저것이 파리에 등불이다’가 생각 나다가, 바로 그 배우 제임스 스튜어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위문 공연을 가다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죽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그랜밀러 스토리’ 가 생각나기도 했다. 미국 영화에는 비행기를 소재로 한 것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 새삼 생각났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밖에 최초 미 대륙 횡단 비행기 등 여러 자료가 진열되어 있어 미국인의 도전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어 꽤나 감격적이었다.
다음의 세계 1차 대전의 방에 들어서자 나는 한 독일 비행사 사진 앞에 서면서 30-40 년 전에 한 영화를 상기하면서 숨이 멎는듯 했다. 바로 앞에 있는 주인공 Fed Knight의 칭호를 받은 Richthofen 을 주제로 한 영화 ‘Blue Max’ (철탑훈장)가 생각 났기 때문이었다. 영화가 실제와 얼마만큼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세계 1차대전중 독일군 보병으로 참전했던 주인공이 참호속에서 하늘을 나르던 비행기가 폭탄 투척을 하는것을 보며 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당시는 비행사가 중세시대 기사처럼 상류층 신분만이 되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출세를 위하고, 또 신분 상승을 위하여 사력을 다하고, 그래서 비행사가 되어 연합군 비행기를 100여대나 격추시키는 성과로 최고의 훈장 “Blue Max’ 를 받고 어쩌고 하는 영화로 기억된다. 냉혈한 미남역으로 조지 페퍼드가 주연했었다. 영화에 공중전 장면이 기억이 새롭다 .
하워드 휴즈의 나는 배
방을 나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시관으로 가는 복도에 자그마한 유리로 덮힌 비행 모델이 보인다. 프로펠라가 8개이다. 그리고 하워드 휴즈의 나르는 배’ Flying boat’ 라고 설명이 쓰여져 있다. 2차대전이 한창일때 그가 초대형 비행기를 제작을 했으나 종전이 되고도 2년후에나 완성 되었고, 단 20초를 나른 것이 전부라는 비행기로서는 참으로 불행한 비행기이다. 그러나 그 비행기를 제작한 하워드 휴즈의 일생은 너무나도 흥미롭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했던 영화 ‘에비에이터’가 그의 생을 그린 영화이다. 억만장자로서 비행기 광, 영화광, 라스베가스 호텔업으로 군립, TWA비행사의주인, 그 많은 헐리우드 여배우들을 농락하면서 세균이 무섭다고 빌딩 꼭대기에서 사는 기행으로 산 휴즈이다. 덤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고등학교 수학선생 출신의 이지적인 미녀 배우 진 피터스와 결혼을 해서 잘 되려니 했었는데 파경이 되고, 치과병원 리셉숀 출신의 육체파 배우 제인 러셀의 부레이저까지 특별 주문했다는 옛날 이야기가 왜 이제까지 생각이 나는지 내 스스로 머리를 저으며 쓴 웃음이 지어진다.
6.25전쟁과 무스탕
복도를 지나 세계 2차대전의 방으로 들어섰다. 6.25때 꽤나 많이보고 두렵기도 했던 무스탕 비행기가 ‘아니 이 정도야’ 할만큼 초라해 보였다. 그 동안 크나큰 여객기만 보아서 그랬나? 독일 전투기의 엔진이 벤스 다이물러 회사 것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한가지 아쉬움이 일본의 가미가제의 ‘제로센’ 비행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B-29도 보고 싶기도 했고 말이다.
방에서 나오니 넓은 공간에 초창기 여객기부터 현재의 여객기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내 눈길은 스튜어디스 모집 공고 안내글에 끌려가고 있었다. 헤어스타일, 구두, 옷, 허다못해 손톱까지 꽤나 까다로운 것 같았다. 초창기 꼭 접실 같은 의자와 탁자를 보니 확실히 부자나 탈수 있었던 같다.
이제 다시 2층으로 올라간다. 미국의 인공위성의 발전사를 한 눈에 볼수있게 만든 방이다. 층계를 올라가면서 먼저 기억도 새로운 것이 미국의 첫 발사를 실패한 뱅가드 위성 발사이야기 말이다. 후루시쵸프가 인공위성 스프트니크 1호를 발사에 성공하고 나서, 유엔에 와서 연설을 하면서 구두를 벗어 탁탁 치면서 기고만장해 하고 있을때, 케이프 케나베렐에서 첫번째 인공위성 발사가 단 2초후에 실패했다. 여기저기 떨어진 인공위성이 빙빙 돌자 기자신분을 망각하고 저 빙빙도는 인공위성 좀 멈추게 하라고 울부짖는 장면이 타임(Time )지에 난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인가 싶다.
아폴로 계획
이렇게 소련과 인공위성 경쟁에서 밀리고 밀리는듯 하다가 달에 착륙해서 깡충깡충 뛰는것을 TV로 보았을 때에 그 감격이란……
방에 들어서니 머큐리 계획, 제미니 계획, 아폴로 계획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인공위성 발사체부터, 우주여행의 초기 캡슐로부터 아폴로 선, 달 착륙해서 헤집고 다녔던 탐색차(Rover), 화성에서의 기계차 등 모두다 다 설명할수 없는 우주시대의 첨단제품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확실히 Air시대의 사람이지 Space의 시대 사람은 아니듯 했다. 우주의 관한 전시물은 나에게 있어 흥미와 관심보다는 경외와 두려움과 아니 어쩌면 신의 세계로만 생각되어졌고, Air 세계에서 느꼈던 흥분은 없는듯 했다. 역시 나는 공기가 있는 아니 공기로 포장되어 있는 지구촌 인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박물관을 나섰다.
<이영묵/전 워싱턴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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