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자격증 따고도 변호사 되는 길은 요원
▶ 2014년 졸업생 이후 법률시장 악화... 학자금 융자 부채까지 겹쳐 이중고
지난 2010년 콜럼비아 법대를 졸업한 조나단 왕. 변호사로 취업하지 못한 그는 지금 법대 입시준비 개인교수로 일하고 있다.
법대 졸업하면 탄탄대로가 펼쳐지던 시대는 지났다.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경기가 닥친 후 기업들이 법률자문 예산을 삭감하고, 로펌들은 감원을 단행하면서 변호사 지망생들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생활을 위해 법대 졸업장과는 상관이 없는 일을 하거나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열어 혼자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엄청난 액수의 학자금 융자 부채까지 안고 있어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
지난 2010년 콜롬비아 법대를 졸업한 조나단 왕(29)은 아직 변호사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법대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생각도 못한 상황이다. 당시 경제는 번창하고 있었고, 법대 학위만 받으면 고소득의 안정된 직업이 보장된다는 데 의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부모에게 그는 확신을 가지고 말을 했다.
“뉴욕의 학교에 가서 3년을 보내고, 대형 법률회사에 취직해서 연봉 16만달러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파트너가 되어서 잘 살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16만달러는 대형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들이 보통 받는 연봉이다.
하지만 현재 조나단은 맨해턴에서 법대 입학시험 준비 강사로 일하고 있다. 처음 구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삶이다. 조나단 한 사람만의 케이스가 아니다.
지난 2010년 이후 법대 졸업생 중 20%는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 없는 직종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는 사람은 40%에 불과하다. 10년 전만 해도 법대 졸업생 중 변호사로 일하는 사람은 60%에 달했다.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2010년 졸업생들은 여러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법대 졸업장이 필요 없는 일들도 있고, 개인 법률사무소를 차려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졸업생 대부분은 상당한 학자금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법대 등록 학생 숫자가 5만2,488명으로 최고조에 이르던 때조차도 졸업생들은 인턴으로 일한 회사에 취업 제의를 받지 못했다. 취업 제의를 받았다가 무효가 되기도 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라고 조나단은 말했다. “하지만 2학년 여름 인턴 과정이 끝나갈 때쯤 되자 분명해졌다. 상황이 좋지 않아 지다가 이후로는 완전히 나빠졌다.”2008년 경제 붕괴 이후 기업들은 법률관련 지출을 삭감하기 시작했고 법률회사들은 그들대로 고용을 줄이고 직원들을 감원까지 하기 시작했다. 법대 졸업생들의 취업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더니 2010년 졸업생 때부터는 완전히 시장이 얼어붙었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데보라 메릿 법대 교수가 지난 3월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은 해가 가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졸업생들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현상이다. 당시에도 경기침체로 취업 시장이 암울했지만 이후 졸업생들의 사정은 나아졌다. 그러나 2010년 졸업생들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로펌들이 기구를 축소하면서 졸업생들은 상대적으로 봉급이 적은 범주의 일들에 몰리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개인 법률사무실 운영, 소규모 법률사무소 취직, 공무원 직이나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 없는 분야 일자리 등이다. 그렇게라도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운이 좋은 편에 속할지도 모른다.
오스틴에서 바텐더로 일하다 법대에 들어간 G. 트로이 피케트(44)는 대형 로펌에서 인수 합병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문 안으로 발만 들이밀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그는 휴스턴의 사우스 텍사스 법대에 들어가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변호사를 구하기 위한 로펌들의 캠퍼스 방문이 줄어들고, 변호사 일자리 제안이 사라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로펌들에서 감원 당한 3년차 4년차 변호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니 취직하기가 배로 어려웠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6개월 일찍 텍사스 변호사 시험을 보았다. 그리고 2010년 6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바로 그날 같이 공부한 학생과 함께 가정법 전문 법률사무실을 차렸다. 이혼, 자녀 양육권 케이스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역시 2010년 졸업생인 하이얏 셔키(30)는 2010년 5월 오하이오 주립대 법대에서 졸업장을 받은 후 버지니아로 이주해 7월에 그곳에서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 그리고는 법률보조직 관련 파트타임, 식당 웨이터, 관선 변호사 사무실 일 등 여러 일자리들을 거친 후 지금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계약법 강사로 일하면서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법대 졸업생 80% 이상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학자금 부채가 상당하다.
통계에 의하면 법대 졸업생의 거의 85%는 학자금 융자를 받아 공부를 했다. 2010년 졸업생 기준 학자금 부채는 공립대의 경우 평균 7만7,364달러, 사립대의 경우 11만2,007달러.
셔키의 경우는 학부 과정에 받은 융자금까지 합쳐 총 32만8,000달러의 빚을 떠안고 있다. 재정적 곤란을 이유로 납부 유예를 받아놓은 상태이다.
지난해 개정된 관련 연방법은 학자금 융자를 받은 자가 비영리 기구나 공공분야에서 일을 하면 10년 후 융자액을 탕감 받고, 소득과 지출에 맞게 액수를 책정해 부채를 상환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학자금 부채 부담을 덜려면 결국 그는 정부나 비영리기구 일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채 금액을 들여다볼 때마다 심장이 쿵쾅 거린다고 그는 말한다.
맨해탄의 조나단은 졸업 후 1년 간 주 법원 판사 밑에서 연구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2011년 연구과정이 끝났을 때 시장은 여전히 나빴다. 뉴욕 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훈 그는 렌트비와 융자금을 내기 위해 일단 법대 진학 상담과 개인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임시로 잠시 할 것으로 생각했던 그 일을 그는 5년이 지나고 변호사 자격을 한번 갱신하고 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개인교수 사업은 크게 번창해서 그는 시간당 100달러 이상을 벌고 잇다. 하지만 로펌에 들어갈 경우에 비하면 아직 한참 낮은 액수이다. 진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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