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제 과정 들어가면 학비 면제에 취직 보장
▶ 입학 희망자 많지만 해당 프로그램 많지 않아
어프렌티스 스쿨에서 도제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 학비 전액 면제에 4년째부터는 봉급을 받으며 공부를 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보장된다.
비싼 학비를 들여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대학 4년 졸업하고 나면 학자금 융자 빚이 보통 수만 달러에 달하니 웬만한 봉급 받아서는 빚 갚기도 벅차다. 이런 현실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도제 과정이다. 4년 과정 학비가 전액 면제되는 데다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보장되니 4년제 대학을 꼭 고집해야 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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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뉴포트 뉴스에는 특별한 학교가 있다. 이곳의 거대한 해군 조선소를 위해 만들어진 도제 학교, 어프렌티스 스쿨이다. 반짝반짝하는 강의실에 스포츠 팀까지 갖춘 이 학교는 전통적 직업교육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멀다.
치어리더들이 견습 배관공이나 전기공을 겸하기는 하지만 주말 경기 때 학교 선수들을 위해 응원하는 모습은 일반 대학 학생들과 전혀 다르지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 대학 학생들은 수만 달러의 학자금 융자 빚을 떠안고 졸업하는 반면도제학교 학생들은 4학년 때면 5만4,000달러 연봉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보장된다. 뉴포트 뉴스 조선을 소유한 군수업체인 헌팅턴 잉걸스 산업이 이들을 고용한다.
“학비 비싼 4년제 대학 학위 없이도 취직할 수 있는 고액 연봉의 좋은 일자리를 젊은이들은 목말라 하고 있다”고 JP 모건의 글로벌 자선 담당 부사장인 새라 스타인버그는 말한다. 그런 맥락에서 어프렌티스 스쿨은 양질의 도제 프로그램의 전형을 보여주는 훌륭한 표준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제까지 도제 프로그램은 대학을 못가는 사람들이 택하는 차선책으로 많은 학부모나 학생, 교육가들이 보아왔다. 그랬던 도제 프로그램이 지금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대선전에 나선 후보들이 주목하는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중산층 소득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까 하는 것이 많은 미국인들의 현안이다. 이런 방안을 초초하게 찾고 있는 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으로 고용주 주도 도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기업이 도제 프로그램을 실시할 경우 도제 한명당 1,500달러의 세금 크레딧을 주는 안을 제안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선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역시 최근 경제 정책 관련 연설에서 자신이 백악관 주인이 될 경우 도제 프로그램과 직업 훈련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3일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전 출마를 발표한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미 자기 주에서 도제 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는 대학 지원 예산을 깎으면서도 도제 프로그램 지원 기금은 늘렸다.
토마스 페레즈 연방 노동부 장관은 독일의 예를 들면서 도제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에서는 대기업들이 젊은이들을 도제로 훈련시켜 온 역사가 길다. 그래서 직원 1,000명당 도제가 40명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1,000명당 3명에 불과하다.
“독일의 젊은 층 실업률이 미국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이유는 자명하지요.”어프렌티스 스쿨의 접근법은 기술에 기초한 교육과 대학 같은 경험을 합친 교육 그리고, 근 800명 전교생에 대한 학비 전액 면제(졸업 반지며 교과서도 모두 무료이다)이다. 그런데 이 대단히 혁신적인 접근법에는 문제가 있다. 이를 따라 하려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 때마다 여러 번 언급했고, 연방의회가 초당적 지지를 표했지만 도제 프로그램을 선뜻 실시하려는 고용주가 별로 없다.
게다가 지난 불경기로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 일자리들이 대량으로 사라지면서 이 프로그램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연방 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서 2013년 사이 미국의 도제 숫자는 45만 1,000명에서 28만 8,000명 미만으로 1/3 이상이 줄었다. 2014년, 도제가 2만7,000명 늘어나면서 불경기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페레즈 장관은 오는 2018년 까지 등록 도제 숫자를 배로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단순히 정부 지원금을 늘리거나 사기업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교육 차원에서 부모들의 마음과 정신을 바꿀 포괄적 전략이 필요합니다.”도제 프로그램 중에는 경쟁 치열한 4년제 대학 보다 훨씬 들어가기 힘든 프로그램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프렌티스 스쿨의 경우 매년 230명 정도의 정원을 뽑는데 지원자는 4,000명이 넘는다. 입학하기가 하버드 들어가기 만큼 어렵다.
도제 프로그램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새삼 관심을 기울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경제적 측면 때문일 것이다. 2014년 기준, 4년제 사립대학 졸업생들은 보통 3만1,000달러의 학자금 빚을 가지고 캠퍼스를 떠나 초봉 4만5,000달러 정도로 일을 시작한다. 어프렌티스 스쿨 학생들은 빚 없이 졸업한 후 첫 직장에서 이 보다 거의 1만 달러를 더 벌 수가 있다.다른 도제 프로그램들도 그 비슷하게 전망이 좋다. 예를 들면 노스캐롤라이나, 무어스빌의 아메리텍 염색 및 주물 회사가 운영하는 도제 프로그램. 2012년 도제과정을 마치면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커뮤니티 칼리지 학위도 받은 셰인 하몬은 이미 중산층 라이프스타일을 맛보고 있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들 중 대학을 졸업한 많은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와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반면 그는 나이 23살에 이미 내 집 마련에 성공했고, 학자금 융자 빚은 한푼도 없으며 시간당 18달러를 벌고 있다.
“직장을 갖게 될지 어떨 지도 모르는 채 4년 동안 강의실에만 앉아있고 싶지는 않았어요. 나는 손으로 뭔가 해야 하는 타입입니다.”
도제 과정을 일반 대학과 접목하는 프로그램은 이들 학생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준다. 어프렌티스 스쿨의 경우 최근 인근 노폭에 있는 올드 도미니언 대학과 파트너관계를 맺음으로써 도제 과정 학생들이 5년에서 8년 사이 학사 학위를 얻도록 하고 있다. 비용은 헌팅턴 잉걸스가 담당한다.
어프렌티스 스쿨의 에베렛 조단 교장은 그 자신 이 학교의 동문으로 1977년 졸업했다. 조단 교장에 의하면 많은 동문들이 단순히 도제 과정 수료에서 그치지 않고 의학이나 경영학 분야 학위를 취득해 다른 분야로 진출한다. 아니면 헌팅턴 잉걸스에서 계속 승진해 고위 임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현재의 도제들 중에서는 85% 정도가 승진해 보다 높은 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그는 추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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