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사는 노인 쓰러지면 경보장치가 생명줄
▶ 위급상황 닥치면 알람 누르는 손목시계, 집안 움직임 감지 센서 등 첨단장비 인기
냉장고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서 얼마나 자주 냉장고 문이 열리는 지를 파악하게 한다. 냉장고 문이 평소보다 오래 열리지 않으면 간병인이나 의료진이 이상을 감지하고 즉각 조치를 취할 수가 있다.
북가주에 사는 진 딕코우(78) 할머니의 라이블리 안전 시계. 넘어지면 바로 경보버튼을 누르게 되어 있고 약 먹을 시간도 알려준다.
북가주, 오클랜드에 사는 진 딕코우 할머니(78)는 멋진 시계를 차고 있다. 같은 클럽 회원들은 어디서 그런 멋진 애플 워치를 구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건 애플 워치가 아니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차고 있는 안전 시계이다. 노인들이 위급 시 경보장치를 누르게 하는 장치, 평소 움직임을 기록해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간병인이나 의료진이 파악하게 하는 장치 등 노인용 테크놀로지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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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토우 할머니는 첨단 테크놀로지에 끌리는 타입이 아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딸의 권유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딸은 아파트에 혼자 사는 어머니가 넘어져도 아무도 모르리라는 것이 늘 걱정이었다. 그래서 라이블리 안전시계를 장만했다. 노인이 넘어지면 경보 버튼을 누르게 되어 있는 시계이다. 그외에 안전 시계에는 몇 보나 걸었는지를 세는 장치가 있고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도 있다.
“전자제품의 새로운 물결이자 아이들이 우리를 감독하는 장치이지요.”
딕코우 할머니는 이런 첨단 장치들이 있으니 “노인들에게 좋은 시대”라고 말한다.
노화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첨단 장치들이 노인들의 개인집이나 양로시설들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건강상태를 살피고, 집안에서의 안전을 돕는 장치들이다.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은 이같은 첨단 기구들 덕분에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가는 시기를 늦추고 자택에서 더 오래 살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노년의 생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중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3~5년이 지나면 노인들이 사는 방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스탠포드 장수 센터의 로라 카스텐슨 소장은 말한다. 이제 막 활용되기 시작하는 테크놀로지가 보편화하면서 노인들이 자기 집에서 사는 게 이전 보다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굳이 양로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테크놀로지가 노년의 삶을 품위있게 하는 열쇠가 되리라는 데는 백악관도 동의한다.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노화 컨퍼런스에는 많은 기업들이 참가해 노년을 보다 우아하게 살수 있도록 돕는 테크놀로지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실리콘 밸리의 신규기업 아너는 집안에 설치한 스크린을 통해 노인들과 간병인들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너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세스 스턴버그는 어머니가 연로해 운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독립적으로 살 수 있을 까 하는 문제에 그는 관심을 갖고 있다.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이웃과 연결되고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래서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보살피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창업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케어링스라는 회사는 노인을 위해 간병인들의 신원을 조사하는 일을 대행하고 가족에게 자문가를 소개해 간병인 찾는 과정에 도움을 받도록 하기도 한다.
한편 집안의 냉장고 등 설비들에 전자칩이나 소프트웨어, 센서 등이 내재돼 서로 연결이 가능한 소위 스마트 하우스의 출현도 머지 않았다고 MIT의 노화연구소장인 조셉 커프린은 말한다.
현재로서 대부분의 노인용 테크놀로지 제품들은 1950년대에 발명된 작은 센서에 의존한다. 집안 어디에든 센서를 부착하면 움직임이 추적된다. 냉장고에 부착된 센서는 냉장고 문이 얼마나 자주 열리는 지를 파악하고 현관문에 붙인 센서는 누군가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파악한다. 이렇게 센서를 부착하는 목적은 자료를 수집해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병원에 가는 횟수를 줄이려는 것이다.
딕코우 할머니는 안전 시계를 차는 외에도 집안 여러 곳에 라이블리 센서들을 부착했다. 그렇게 모아진 데이타는 노르웨이에 있는 딸의 컴퓨터에 그대로 전송된다. 수천달러 정도만 들이면 누구나 집안에 센서들을 부착할 수가 있다.
양로시설들도 센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북가주에 30여 노인 거주시설을 가지고 있는 에스케이튼의 경우 일부 아파트들에 센서를 부착했다. 이를 통해 매일 수집한 정보는 다운로드 하고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개인별로 보관된다. 개인별 행동양식을 파악하고 있다가 혹시라도 어떤 움직임이 없으면 바로 경보를 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에스케이튼에 사는 도리스 해릴슨(91) 할머니는 아프트 안에 센서들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과거에 넘어져서 엉덩이 골절상을 입은 할머니는 현재 워커를 사용한다.
“그래서 항상 또 다시 넘어지면 어쩌나 겁이 나지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넘어져도 빨리 감지될 수 있으니 좋아어요.”
24개 주에서 노인들 돌보기 사업을 하는 굿 사마리탄 소사이어티는 센서들을 이용해 노인들의 집안 내 활동을 살핀다. 그러다가 특정 노인의 행동에 변화가 감지되면 즉각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 예를 들면 불면증 같은 것이다. 불면증은 어떤 질병의 징조일 수가 있다. 아울러 혈압 등 신체의 건강 데이터를 측정하는 장치를 집안에 갖추게 한다.
미네소타, 로체스터에 사는 마리앤 본 루덴(77) 할머니는 지난봄부터 집안에 굿 사마리탄 장치를 갖춰두고 있다. 몇가지 만성질환이 있는 루덴 할머니는 이 장치로 매일 혈압, 체중, 산소량 등을 체크하고 이상이 나타나면 간호사들에게 바로 연락이 간다.
몇 달 전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을 때 경보를 받은 간호사들은 할머니가 즉각 병원으로 가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 덕분에 그는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한다.
의료진이 상주하는 양로시설이라고 해도 개개인을 세세히 살피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이상이 느껴질 때마다 병원으로 달려갈 수도 없으니 이 장치야 말로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한편 테크놀로지에 너무 의존하면 사람과의 접촉이 부족해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나이 들수록 사람과의 접촉이 있어야 삶에 생기가 돈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연결시켜 같이 사교활동을 하도록 돕는 사업들도 구상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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