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양 / 웰스파고 은행 한인 융자담당
얼마 전 한 손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수개월 전부터 집을 사기로 작정하고 보러 다니다가 마침내 맘에 드는 집을 찾아 에스크로를 열었는데, 막상 융자를 신청하려고 보니 그 사이 모기지 금리가 많이 올라 월페이먼트가 생각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리가 이렇게 올랐는지 확인해 보려고 전화한 것이다. 그 손님은 생각보다 많아진 월 페이먼트 때문에 많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며 앞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물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필자가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은 저도 알지 못한다는 말밖에 없었다. 그 손님은 어떻게 모기지 전문가가 이자율 변동을 예상하지 못하냐고 나중엔 역정까지 내셨다. 이 손님의 경우 필자가 보기에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몇 가지 부분에서 준비와 이해가 부족한 채로 주택 구입에 나선 것 같다.
첫째로 소폭의 이자율변동에 따른 월페이먼트의 상승도 감당 못할 정도로 잉여수입이 타이트한 상태로 주택구입에 나섰다는 점이다. 주택을 구입하면 월모기지 페이먼트에다가 일 년에 두 번씩 납부하는 재산세, 주택화재보험, HOA 등의 지출이 발생하는데 이는 미리 융자담당자를 찾아 자신의 수입과 현재 지출에 비추어 얼마짜리 집을 얼마를 다운하고 샀을 경우 월 얼마의 페이먼트가 발생하는지를 상의하여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사전 융자승인이라고 한다. 또한 위에 언급한 페이먼트에 더해 가드닝비와 유틸리티비 그리고 수리비등 각종 예상치 못한 비용도 수시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구입가와 융자금액을 결정해야 한다.
둘째로 이 손님은 수십만 달러의 융자를 받으면서 앞으로 이자율의 변동을 점쳐서 이자율 락인 시기를 결정하려고 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알지도 못하면서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그 답을 찾고자 하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자율의 조그만 변동에도 월페이먼트가 수십 달러 차이가 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싸게 받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나 내일, 혹은 일주일후의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아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다.
일부손님들은 필자가 모기지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미래 모기지 변동을 일반인보다는 더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모기지 담당자는 모기지 상품을 설명하고, 준비해야 될 서류는 무엇이고, 심사기준은 어떠하므로 어떻게 대처하여야 큰 문제없이 융자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를 상담해주는 전문가이지 금리변동을 예측하는 전문가는 아니다.
이는 마치 부동산 에이전트가 부동산거래의 전문가이지 부동산 가격변동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주식브로커 역시 주식거래의 전문가이지 주식가격 변동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아니다.
물론 그 업에 종사함으로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로 거대하고 변동 폭이 심한 금융시장을 정확히 예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미국 경기가 견고해짐에 따라 오는 연말쯤에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해지니 모기지 금리도 그때 더 올라갈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FRB에서 올리는 금리는 정책금리이다. 물론 이에 따라 프라임 금리가 올라가는 등 소비자 금융도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도 이 시기에 맞춰 반드시 오르라는 법은 없다. 모기지 금리는 이미 FRB의 금리인상을 모두 반영하고 실제 FRB가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는 오히려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또한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고해 FRB의 금리인상도 확실해질 것으로 보이나 그리스 등 유럽의 문제와 특히 중국 금융시장 폭락으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점치기 힘들다.
따라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재융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주택구입의 당위성과 크기, 위치, 그리고 재융자에 따른 이득과 비용, 절차 등은 전문가와 상담할 일이지 그 시기를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자율 변동에 맞추어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예전에 프로와 일반인, 그리고 원숭이가 고른 주식 중 원숭이가 고른 종목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는 일화가 있는데 금융시장이 항상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대변하는 말이다.
문의 (213)393-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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