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식품회사 창업 인기
▶ 유기농 천연식품 선호하는 입맛 겨냥
천연재료로 케첩, 겨자, 마요네즈 등을 만드는 ‘켄싱턴 경’의 창업자 스캇 노튼(왼쪽)과 마크 라마단. 대학 동창인 이들은 대학시절 수강했던 창업 과목 프로젝트를 토대로 회사를 만들었다.
체리베일 팜스의 믹스 제품. 린지 로젠버그가 창업한 이 회사는 바나나 브레드, 브라우니 등의 믹스를 생산판매한다. 연예계 홍보 일을 했던 로젠버그는 부모가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가져온 믹스를 보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변을 보면 음식 솜씨가 좋아서 “식당 내도 되겠다” 싶은 사람들이 있다. 쿠키를 잘 구워서 자기 쿠키가 전문 베이커리 쿠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핫 소스를 잘 만들어서 친구들이 애원하다시피 얻어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런 좋은 솜씨를 썩히기가 아까워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이런 생각은 대개 백일몽으로 끝났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유기농, 천연식품 등 양질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활발한 지금 꿈을 현실로 만드는 케이스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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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현지 식재료를 이용한 식품, 좋은 천연 재료를 쓴 제품, 고급으로 소량만 만드는 제품들을 찾는 케이스들이 늘고 있다. 오랜 세월 시장을 장악해온 대형 브래드 식품들은 설탕, 소금, 지방 함량이 높다는 비판이 일면서 새로 생긴 작은 식품회사들이 번창하고 있다. 이들 작은 회사가 기존 시장에 파고들고, 전국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식품 전체 판매고는 여전히 대형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보고에 의하면 이들 대형 브랜드는 지난 5년 동안 전체 54개 식품 카테고리 중 42개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 유아식품에서 요거트 등의 카테고리에서 신규 제품들이 치고 들어왔다. 예를 들어 ‘싱크 오브 초바니(Thing of Chobani)’ 요거트는 5년이 채 못 되는 사이 매상이 0에서 10억 달러로 폭등했다.
매출이 이렇게 수직상승하는 것은 모든 식품 개발업자들의 꿈이다. 지난 2010년 ‘켄싱톤 경(Sir Kensington’s)’ 이라는 회사를 시작한 마크 라마단과 스캇 노튼도 그런 경우이다. 명문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각자 다른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제관계학 전공의 라마단은 블루칩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들어갔고, 경제학 전공의 노튼은 도쿄의 리만 브라더스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리만이 파산하고, 라마단은 맥킨지에서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둘은 브라운 대학 재학 시절 수강했던 창업 클래스를 떠올렸다. 그때 클래스 프로젝트로 준비했던 고품질 케첩, 겨자, 마요네즈 생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로 했다.
“케첩은 오랜 세월 고농도 과당의 콘시럽과 분말 양념들 그리고 토마토 농축액으로 만들어져 왔지요. 전혀 변하지 않고 그대로 계속 되어 왔어요. 그걸 좀 바꾸면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한 세기 전혀 변화도 발전도 없었던 것이 케첩이라고 라마단은 말한다. 그는 진짜 토마토와 토마토 페이스트 그리고 유기농 설탕 등을 재료로 케첩을 만든다.
천연 소다 회사인 제비아(Zevia)의 패디 스펜스 회장은 소다시장 개척이 얼마나 어려울 지 잘 알고 있었다. 수퍼마켓 소다 진열 구역은 코카콜라와 펩시가 독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거길 뚫고 들어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 지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신출내기가 아니었다. 카시 식품에서 오래 일했고 천연 유기농 비즈니스 동향을 연구 분석하는 회사인 스핀스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스펜스 회장은 ‘천연’ 식품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로 평가받던 제비아를 지난 2010년 매입했고, 이후 판매량이 7배나 증가했다.
작은 식품회사들이 성공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식품판매가 더 이상 수퍼마켓에 묶여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스펜스는 말한다. 소형 식품회사들이 수퍼마켓에 진열대의 한쪽 귀퉁이나 냉장 진열장 한 구석을 얻어내려면 종종 돈을 지불해야 한다.
제비아의 경우 판매의 상당 부분을 아마존을 통해서 한다. 다른 작은 회사들은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한다. 아울러 소셜 미디어가 있어서 아무 것도 없는 데서부터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일이 쉬워졌다. 그런가 하면 일부 작은 식품업체들은 대형 기업들에 비해 웹사이트를 훨씬 멋지게 만들고 훨씬 영리하게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리고 나면 또 도움이 되는 것이 홀 푸즈이다. 고객들이 다른 곳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독특한 상품들을 제공해서 성공을 거둔 홀 푸즈는 중앙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구조가 아니다. 매장 매니저나 지역 매니저가 일부 물품들을 자체 선정할 재량권을 준다. 이것이 소규모 회사들에는 진출의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규 식품회사들에 재정지원을 하려는 투자가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모슬라 벤처 등 실리콘 밸리의 굵직굵직한 벤처투자사들은 작은 식품회사들에 단골로 돈을 대고 있다. 작은 식품회사들에 초창기 재정 지원을 하고 관리 행정에 대한 컨설팅을 해준다.
‘켄싱턴 경’은 얼마 전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지원받았다. 투자 사기업인 벌린베스트로부터 85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작은 식품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너무 많은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 회사가 기금 모금에 너무 시간을 쏟아서 정작 사업을 개선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잘 나가는 소형 식품회사로는 체리베일 팜스(Cherryvale Farms)가 꼽힌다. 21세기의 베티 크로커로 주목받고 있는 회사이다. 바나나 브레드, 브라우니 등을 만드는 믹스를 파는 회사로 린지 로젠버그가 창업했다. 원래 할리웃에서 연예계 홍보 일을 하던 린지는 지난 2010년 쯤 완전히 일에 지친 상태였다.
그때 그의 부모가 여행에서 돌아오며 가져온 믹스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재료 한가지만 집어넣으면 되는 믹스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6주후 샘플을 만들고 생산에 들어갔다. 그의 엄마 마샤가 집 식탁 테이블에서 믹스 포장을 돕고, 박스 겉 디자인은 테크놀로지 마케팅 컨설턴트인 그의 아버지 마이클이 맡았다.
제품을 처음 납품한 곳은 작은 천연식품 그로서리 체인인 뉴 리프 커뮤니티 마켓이었다. 그리고 나서 체리베일은 70개 홀푸즈 매장들에 납품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집 부엌이 아니라 상업용 주방에서 생산을 하고 포장도 공장시설에서 한다. 현재 체리베일 믹스는 전국 1,200개 매장에서 판매된다.
한편 작은 식품회사들의 판매량이 급증하면 본래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체리베일의 경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쓰던 데서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대신 식물성 재료를 쓴다.
켄싱턴 경도 납품을 줄였다. 현재 리츠 칼튼에 납품되고 유명 버거 식당에 납품될 정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일부 마켓 납품을 중단하고 전체 납품 매장을 4,000개로 줄였다. 전국 사방팔방으로 보낼 운송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100개 매장에서 10등을 하느니 소수의 매장에서 1등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라마단은 말한다.
<뉴욕타임스 -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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