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기지 렌더들 의외 요구사항
▶ 카드 잔고 0·집 내부보험·일산화탄소 알람 등
“크레딧카드 밸런스 0로 만들어라, 집 내부 보험 들어라, 일산화탄소 알람 설치하라…”낮은 모기지 금리를 활용해 월 페이먼트를 낮추려는 한인 주택소유주들 사이에 재융자(refinance)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재융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융자기관의 까다로운 요구사항 때문에 신청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자만 내는 변동금리 모기지를 보유한 타운홈 소유주 김모(45)씨는 30년 고정금리로 바꾸려고 재융자를 신청한 끝에 4.125% 이자율로 락인하고 지난주 에스크로를 종결했다.
김씨는 “재융자로 집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 만족스런 수준으로 페이먼트를 묶어버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렌더가 지금까지 가입하지도 않은 집 내부보험을 요구해 앞으로 매달 50달러의 보험료를 물게 됐다”며 “4인 가족에 가구 수입이 그다지 높지 않아 렌더가 모든 크레딧카드 밸런스를 0로 만들라고 요구해 친척에게 돈을 빌려 5,000달러 카드빚을 간신히 갚았다”고 말했다.
감정가 40만달러의 콘도를 소유한 박모(42)씨는 “현재 재융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데 융자 브로커가 지진에 대비해 거라지에 설치된 워터히터를 두 개의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고 일산화탄소(CO) 알람을 집 안에 설치해 사진을 찍어 보낼 것을 요구했다”며 “재융자를 얻기 위한 요구사항이 이렇게 까다로운 줄은 정말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SNA 파이낸셜 남상혁 대표는 “최근 들어 재융자 때 펀딩을 제공하는 융자회사들의 요구사항이 상당히 까다로워진 게 사실”이라며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수입을 축소 보고하는 경우가 많아 소득증명에 애를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융자업계에 따르면 재융자를 신청한 후 모기지 융자 페이먼트를 포함, 총 지출금액이 소득의 49.9%를 넘으면 펀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신청자들은 여기에 맞춰 크레딧카드 빚 등 각종 부채를 줄여야 한다.
또한 재융자 신청자가 콘도·타운홈 소유주인 경우 렌더 측은 해당 주택소유협회(HOA)의 재무 건전성까지 들여다본다고 융자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재융자는 현재 주택 소유주가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을 낮춰 월 페이먼트를 줄이는 용도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예를 들면 지금 30년 고정으로 융자금 40만달러, 이자율 4.5%인 경우 월 페이먼트는 2,026달러이지만 경비 없이 재융자를 받아 이자율을 3.875%로 낮출 경우 페이먼트는 1,880달러로 줄어든다. 매월 146달러(연간 1,752달러)를 절약하는 셈이다. 하지만 앞뒤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섣불리 재융자를 할 경우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고 융자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웰스파고 뱅크 스티브 양 한인 융자담당 컨설턴트는 “일부 한인들은 모기지 금리 변동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며 “재융자 고려 때 주식 투자하듯 모기지 금리 ‘바닥’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되며 현 이자율과 예상 거주기간, 재융자 후 페이먼트 납부 능력 등을 검토한 뒤 신청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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