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N-윌셔 주총 합병승인 - 본점은 현 윌셔은행 본사자리로 확정
▶ 11월초 시스템통합 후 지점통폐합 시작, 주류 지향으로 한인사회 등한시 우려도

14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BBCN 정기주총에서 케빈 김(오른쪽) 행장이 김영석 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BBCN과 윌셔은행의 주주들이 14일 주총에서 두 은행의 합병을 승인함으로써‘뱅크 오브 호프’(Bank of Hope)는 드디어 닻을 올리게 됐다. 새로운 경영진과 이사회로 진용을 갖춘 뱅크 오브 호프는 오는 29일 법적인 합병완료 이후 전산, 인적, 문화적 통합 등 세부적인 일체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인사회는 최초의 수퍼 리저널 코리안-아메리칸 뱅크 탄생에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커뮤니티 공헌, 구조조정 여파 등 난제에 대해 우려가 없지 않은 상황이다. 두 은행의 수장들이 한인 커뮤니티 은행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출범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이사회 및 경영진 확정
이날 주총에서 두 은행은 각각 뱅크 오브 호프에 합류할 새로운 경영진과 이사회 멤버들을 확정했다. BBCN에서는 케빈 김 행장을 비롯해 정진철, 이정현, 황윤석, 두진호, 개리 피터슨, 윌리엄 루이스, 데이빗 멀론, 데일 줄스 등 9인이, 윌셔에서는 고석화 이사장을 필두로 도널드 변, 로렌스 전, 데이지 하, 스티븐 디디언, 크레이그 머터, 잔 테일러 등 7인이 선임됐다.
유재환 윌셔은행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됐지만 합병이 완료되는 시점인 29일까지가 시한으로 합병은행 이사회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뱅크 오브 호프의 고문으로서 1년간 일하며 합병 이후 두 은행의 전산, 인적, 문화적 일체화 작업에 일조할 예정이다.
전무급 이상 경영진은 김 행장을 포함한 16인으로서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BBCN과 윌셔가 9대7의 동수로 결정됐다. 김 행장은 “바로 일어나야 할 인적 통합은 이미 각 분야 전무들이 확정된 가운데 막판 분석 중으로 출범과 동시에 협업체제가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호프의 본점은 현재 윌셔은행이 본사로 사용 중인 3200 윌셔(3200 Wilshire Blvd. LA)로 최종 결정됐다. 1층에 지점을 낼 수 있고 건물 외벽에 사인을 설치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넓은 주차장이 선정 이유가 됐다. 다만 사무공간의 제약 탓에 일부 부서는 BBCN 본점인 3731 윌셔에 남게 되고 오퍼레이션과 IT 등 일부 부서는 BBCN이 지난해 가디나에 매입해 둔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다.
■11월 시스템 통합 후 지점 통폐합 일정
29일은 분주한 날이 될 전망이다. 리걸 클로징으로 법적 통합에 마침표를 찍게 되고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은행의 로고도 공개한다. 또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중인 두 은행의 주식도 이날 폐장 후 리스트에서 삭제되면서 각각 ‘BBCN’과 ‘WIBC’였던 나스닥 심벌은 이후 새로운 심벌인 ‘HOPE’로 통합돼 재거래된다.
여기에 두 은행의 고객들에게는 안내 메일이 발송된다. 두 은행의 고객이라면 30일부터 두 은행의 어느 지점을 이용해도 된다는 것이 골자다. 즉, BBCN 고객이 윌셔 지점을 이용할 수 있고, 윌셔 고객은 BBCN 지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규성 수석전무는 “우선 디파짓이나 인출 등 간단한 은행업무를 크로스 뱅킹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다만 ATM은 기존처럼 각자 은행을 이용해야 하고 복잡한 거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시스템 통합은 오는 11월10일을 목표로 추진 중으로 김 행장은 “전산통합이 이뤄진 뒤에 지점 통폐합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윌셔은행 정기주총에서 고석화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커뮤니티 공헌 등 난제에 관심
지난해 12월7일 합병계획 발표 이후 올 3월 감독국 승인 신청, 5월 감독국 승인 그리고 7월 주총 승인까지 7개월여의 합병여정은 순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향후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없고 주류사회를 지향하며 한인 커뮤니티를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김 행장은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았다. 그는 “잉여인력, 중복인원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며 “다만 새로운 부서를 활용하고 현재 직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선에서 (구조조정) 규모를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고석화 이사장은 “부득이 문을 닫는 지점이라도 우수한 지점장이라면 인근 다른 지점의 지점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혀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대규모 인사이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초대형 은행으로 탈바꿈하면서 한인사회에 대한 기여를 줄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두 은행은 극구 부인했다. 고 이사장은 “내부적으로 많은 토론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 은행으로 시작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며 “한인사회에 잘 할 때 다른 에스닉이나 주류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행장도 “사이즈나 지점망을 보면 리저널 뱅크지만 우리의 기반인 한인 커뮤니티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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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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