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째 시가총액 10% 3,500억 날아가
▶ 정보유출 파문 페이스북 6위 전락, 문어발식 확장 아마존도 당국 눈총

미국의 5대 IT 기업이 최근들어 고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파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비판 등을 도화선으로 정보기술(IT) 5대 기업이 증시 시가총액 상위를 독점하는 구도가 무너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9일 종가 기준 페이스북의 시가총액 순위는 한계단 낮아진 6위로 떨어졌다. 페이스북은 세계 증시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뒤졌다. 뉴욕 증시에서는 지난해 봄 부터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IT 공룡’ 5개사가 상위 1~5위를 독점해 왔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40% 증가해 미국 증시 호황을 견인했다.

5대 IT기업 주가가 지난 2주동안 폭락했다
■ 2주만에 5개 IT기업 시총 3,500억달러 증발
올해 들어 지난 2월초 증시가 급락했을 때 일시적으로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곧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 12일에는 사상 최고인 3조8,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인재와 데이터를 독점하는 압도적인 사업기반에서 나오는 장래성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 2주 만에 5개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0%에 가까운 3,500억달러가 증발했다.
5위였던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급락, 시가총액이 지난 19일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밑돌면서 IT 5개기업이 상위 5위를 독점하는 구도가 무너졌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이어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에도 밀려 세계 8위로 떨어져 미국 5대 IT 공룡이 세계 시총순위 상위 5위를 독점해온 상황에 종언을 고했다.
아마존은 이달 하순까지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해 20일에는 처음으로 알파벳을 누르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아마존은 2월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서 신구세력 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과세강화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주가가 급락했다. 2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비판하자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시가총액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
■ ‘닷컴버블’ 붕괴 재연 우려
일련의 상황을 놓고 비관론자들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뉴욕증시 10대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하는 ‘NYSE FANG+ 지수’는 2016년 초 저점에서 이달 중순 역대 최고치까지 280% 넘게 뛰었다.
닷컴버블이 터지기까지 2년간 보여줬던 나스닥 상승세를 압도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경계감은 공포로 바뀌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글로벌 증시에서 기술주 비중이 과도하게 커져 공포감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과거 버블 붕괴와 다른 것은 좀더 본질적인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단순히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기업 성장을 지탱해왔던 비즈니스 모델이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촉발한 악재가 아마존, 테슬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화선이 된 페이스북의 이용자 데이터 관리 부실은 소셜미디어가 이용자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연결해주는 것이 본업임을 감안할 때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5,000만명이 넘는 고객 정보 유출의 책임을 지고 4월 의회 청문회에 나가 증언할 예정이다. 가혹하기로 유명한 청문회에서 “방대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로 예상되는 의원들의 추궁과 이후 제재에 페이스북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 문어발식 확장도 문제
여기에 지난 10년간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아온 애플도 스마트폰 시장 포화라는 한계에 직면했고, 아마존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각종 규제당국의 눈총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아마존은 전방위로 성장하면서 독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 질서가 깨지면서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맞서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탓에 리테일이 붕괴될 것이란 보고를 듣고 아마존에 대한 추가 과세와 반독점 규제에 근거해 조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최근 자율 주행 차량의 사망 사고를 낸 테슬라는 “흑자였던 적이 없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마술을 부리지 않는 한 4개월 내에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미 양산 차종인 ‘모델3’의 생산 차질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테슬라는 지난 23일 SUV인 ‘모델X’의 운전자 사망 교통사고까지 발생해 악화일로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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