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백세주 매출 주춤
▶ 저도주 트렌드…주류 다변화
막걸리 약세…수년째 적자
프리미엄 와인 돌파구 모색
전통주 외길을 걷던 국순당이 와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2000년대 초 국내 와인업체를 인수한 이래 수입 와인 품목을 점차 확대한 국순당은 최근 시음행사를 잇따라 열며 와인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약주와 막걸리 시장의 위축으로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는 국순당이 와인 사업으로 다시 날개를 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주류업체에 따르면 국순당은 오는 17일 강남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국순당이 판매하는 프리미엄 와인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2019 국순당 와인 갤러리’를 주최한다.
와인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와이너리 관계자가 진행하는 세미나, 와인 테이스팅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에는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국순당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와인 브랜드 ‘파밀리아 마로네’를 소개하는 행사가 마련되기도 했다.
파밀리아 마로네는 5대 가문에 걸쳐 주요 와인 상을 휩쓴 유명 와인 브랜드다. 이날 행사장에는 국순당 관계자는 물론 파밀리아 마로네의 와인 메이커와 파밀리아 마로네의 다이닝을 총괄하는 셰프가 참석해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였다.
국순당이 와인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 배경에는 수년째 부진한 실적이 맞닿아 있다. 지난 2015년, 국순당의 대표 제품인 ‘백세주’의 매출에 직격탄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백세주의 원료로 활용되는 토종 약초 ‘백수오’ 대신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가 원료 창고에서 일부 검출된 것이다. 국순당은 시중에 유통되던 백세주 전량을 회수했고 그해 적자 전환했다.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주류업계에 분 저도수 바람도 백세주만의 차별점을 희석했다. 백세주뿐 아니라 최근에는 소주까지 도수가 낮아졌고 수입 맥주, 와인 등으로 주류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국순당의 양대 사업 중 하나인 막걸리 부문도 전망이 밝지 않다.
국순당은 2010년 무렵 급성장하는 막걸리 시장을 겨냥해 ‘생막걸리’, ‘대박’ 등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반짝 성과를 낸 후 현재는 매출이 하락하는 모양새다.지난해 국순당의 막걸리 부문 매출은 약 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막걸리 품목의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백세주(19.3%)보다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국순당을 올해 초 관리종목 기업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관리종목이란 영업실적 악화 등의 문제로 투자 시 유의해야 하는 상장법인을 뜻한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영업손실 규모가 2015년 83억원에서 2016년 54억원, 2017년 35억원, 2018년 27억원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국내 처음으로 국산 와인을 생산한 해태앤컴퍼니를 인수하며 와인 사업에 뛰어든 국순당은 해마다 와인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300여종의 와인, 샴페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주 판매 채널은 전문 와인샵과 백화점으로 한정해 프리미엄 전략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미쉐린 스타 셰프인 프랑크 퓌틀라가 개발에 참여한 프랑스 와인 ‘라 쁘띠뜨 가르고뜨(La Petite Gargotte)’를 선보인 것도 이 같은 방향성의 일환이다.
와인 사업이 국순당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하지만 매출 기여도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지난 2016년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국순당 와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역신장했지만 2017년과 2018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37%로 상승하며 와인에서 돌파구를 찾아낸 모습이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전통주로 거둬드릴 수 있는 매출에는 한계가 있지만 와인은 가격대가 고가로 형성돼 있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구조”라며 “국내 대표 와인 수입사에서 근무하던 와인업계 종사자들이 국순당으로 이직한 것도 국순당이 와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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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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