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트럼프는 불편한 것(difficult)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수행팀이 말했다"
로니 G.번치 3세 스미스소니언협회 소장이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관람 뒷얘기를 소개했다고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더 힐'이 1일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해 보도했다.
번치 소장은 스미스소니언 협회 산하에 만들어진 미국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설립 담당 이사를 지냈고, 올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스미스소니언 협회의 최고위직인 소장에 선출됐다.
그는 이달 말 자신의 회고록 '헛수고:부시 오바마 그리고 트럼프 시대에 미국 흑인역사문화국립박물관 창설하기'(A Fool's Errand:Creating the 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 in the Age of Bush, Obama and Trump)를 출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에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워싱턴 DC의 미국 흑인 역사문화박물관을 둘러봤으며 번치 소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투어를 담당했다.
번치 소장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측이 먼저 연락을 해서 대통령 당선인의 박물관 투어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측은 흑인운동가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념하는 '마틴 루서 킹 데이'(1월 셋째 주 월요일)에 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트럼프 투어 때 일반인 투어는 진행하지 말 것을 주문해 결국 박물관 측은 트럼프의 투어를 다른 날로 잡았다.
번치 소장은 "흑인역사문화박물관의 문을 연 뒤 처음 맞는 마틴 루서 킹 데이에 일반인 관람을 막는다는 것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또 투어를 위해 트럼프가 박물관에 도착하기 직전에 트럼프 측은 트럼프의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그(트럼프)는 불편한 것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노예무역에서 네덜란드가 관여한 내용에 대한 전시물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고 번치 소장은 지적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대통령은 노예무역 때 네덜란드의 역할에 대해 소개하는 전시물 앞에 멈춰 섰다. 그가 설명표시를 보고 숙고할 때 나는 전시물을 주시하는 것으로 느꼈지만,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곧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전시물에서 고개를 돌리며 "네덜란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을 알죠'라고 말해 자신은 "계속 둘러보자"라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WP에 "역사에서 인간에 대한 가장 끔찍한 범죄 중 하나(노예무역)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노예무역에 대해) 취임을 앞둔 대통령의 이해와 관점을 넓힐 기회였는데 나는 기대했던 것만큼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번치는 회고록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흑인 사회와 가졌던 '전투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2016년 대선 이후 박물관이 더 중요하게 됐다고 관람자들이 나에게 말한다"면서 "박물관을 방문해 현재의 사악한 정치적 당파성과 인종적 반감이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라는 위로와 영감 그리고 소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소니언 협회는 영국의 화학자이자 광물학자인 제임스 스미스의 유산을 기금으로 지난 1846년에 설립됐으며 그 산하에 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 연구소, 도서관 등이 있어 전 세계적으로 최대급 문화시설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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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사회의 근본적 문제점은 지도층과 일반흑인들 사이에 공감대나 영향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버락 오바마, 콜린 파월, 벤 카슨, 콘돌리자 라이스 등 깨어있는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배출되었으나 기층민들에게는 전혀 영향력이 없다. 표가 필요할 때에는 기대지만, 정작 밑바닥부터 의식을 계몽하고 주류사회가 인정할만한 수준으로 민도를 높이는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