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로빌호 저수량 37% “가뭄 해소엔 역부족”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사이에 위치한 레익 타호에 폭설이 내려 집 앞에 세워둔 자동차를 하얀 눈이 덮어 버렸다. [로이터]
극심한 가뭄과 대형 산불에 시달리던 캘리포니아에 이번엔 기록적 규모의 폭설이 내렸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내년 가뭄이 우려된다.
UC버클리가 운영하는 중부시에라강설연구소(CSSL)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 인근 도너 패스 지역에는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202인치의 눈이 내렸다.
이는 12월 강설량으로는 최고치이고 월 강설량으로는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역대 월 강설량 최고치는 238인치를 기록한 2017년 1월이다. 12월 말까지 사흘간 내릴 눈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CNN은 내다봤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연구소에서 불과 150피트(약 45.7m) 떨어진 강설량 측정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40분씩 걸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구소 책임자인 앤드루 슈워츠 박사는 지금까지 내린 눈의 양이 올겨울 기대 강설량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눈이 더 오지 않으면 자칫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 고지대에 쌓인 눈은 봄철에 천천히 녹아 흘러내리면서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천연 저수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시에라네바다 산정에서 내려온 눈 녹은 물은 연간 단위로 볼 때 캘리포니아 담수 공급량의 30%를 제공한다고 캘리포니아주 수자원국은 밝혔다.
지난해 겨울 끝 무렵 이곳 산정에 쌓인 눈의 양이 너무 적었던 까닭에 인근 저수지의 수량은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인다.
시에라 네바다 구릉지의 인공호수인 오로빌호의 저수량은 현재 37%로 같은 시기 최저 기록인 71%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 여름에는 오로빌 수력발전소의 가동이 1967년 건립 이후 처음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여름 126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올해 7월은 1895년 이후 가장 건조했던 달로 기록됐다. 겨울 강설량이 적은 것은 기후 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과거라면 눈으로 내렸을 수증기가 비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슈워츠 박사는 설명했다.
한편, 겨울이면 극심한 한파가 몰아닥치는 알래스카주는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이상 기후를 보이고 있다. 알래스카의 최대 섬인 코디액의 온도가 지난 26일 67도를 기록, 12월 관측된 온도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코디액은 다음날에도 60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북극과 가까운 알래스카는 12월 평균 기온이 22~32도로 낮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상 기후 현상이라고 표현할만한 수치다.
최근 알래스카의 높은 기온은 태평양 북서쪽에 자리 잡은 열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열돔은 지구 표면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가 상층부의 고기압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폭염을 발생하게 하는 현상이다.
태평양 북서쪽의 열돔은 지난여름에는 오리건주의 온도를 117도까지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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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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