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수장, G7서 ‘차이나 쇼크’ 작심비판… “매파로 회귀”

EU 집행위원장 [로이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번 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 G7 정상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의 제약 안에서 있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시장을 개방하는 동안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훼손했고 글로벌 공급망 장악을 목표로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의도적인 시장 왜곡"이라고 말했다.
또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글로벌 무역체계 문제를 초래한 근원이라며 '새로운 차이나 쇼크'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차이나 쇼크는 중국이 WTO 가입을 계기로 저가 공산품을 대량 수출하면서 미국, 유럽 제조업이 타격을 받는 등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무역의 무기화"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강도 높은 발언은 당시 G7 정상회의장에 배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라는 시각이 일부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그간 중국에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것이자, 중국에 대한 매파적 입장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첫 임기(2019∼2024년) 때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을 주장하는 등 중국에 강경했다.
지난해에는 보조금을 등에 업은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내내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올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이 EU, 중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공세를 퍼붓자 잠시나마 '해빙 무드'가 감지됐다. EU와 중국 모두 공조 필요성을 느낀 탓이다.
내달 정상회담은 애초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차례였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방문을 거절해 EU 지도부가 관례를 깨고 베이징에 가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관계 개선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EU 입장에선 미국과 협상 불발 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내달 정상회담에서도 통상이 핵심 의제다. 그런데도 실무 협의 과정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번 G7 발언이 이를 방증한다고 유로뉴스는 해설했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노아 바르킨 선임 연구원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직설적 비판은 중국의 비타협적인 태도에 대한 반응"이라며 "중국이 트럼프 당선 이후 제공된 (EU 관계개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바르킨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차단하면 그 물량이 유럽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여파로 중국의 대(對)러시아 지원도 유럽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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