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 한인 사회가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굴 한인연합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폭풍 전야같은 정중동(靜中動)의 상태에 빠져 있다. 많은 동포들이 회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나 선거 절차 등에 귀를 바짝 세우고 있지만 믿을 만한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작 말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으며 이를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들만 끼리끼리 모여 쑥덕공론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형기 현 한인회장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오는 9월 말 임기가 끝나면 연임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뒤 차기 회장 선거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 있다. 그는 오는 15일 듀간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한인회 기금 모금 파티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포들은 회장 임기 말년에 시도하는 모금 파티보다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질 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역대 한인 회 회장 선거가 혼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한인 회 회칙 개정 위원회까지 가동시키다가 올 3월 마침내 역대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중앙위원회 규정을 회칙에서 삭제하는 개혁을 이뤘다. 중앙위원회는 회장 선출 권한이 주어져 역대 회장 선거 과정에서 파벌 형성의 진원지라는 비난을 들어왔기에 김 회장의 개혁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낸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회장은 이러한 개혁 이미지를 차기 회장 선거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어야 한다.
회칙에 따라 현 회장 임기 만료 30일 전(8월 31일)까지 차기 회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선거일 60일 전(7월 1일 이전)까지 선거관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 후보자들이 검증 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회장 후보가 등장하느냐의 문제`는 한인 회에서 간여할 성질이 아니고 동포 사회가 떠맡아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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