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적고 도심주거 늘면서 1년세 42% 껑충
한 유럽남자가 맨해턴에 아파트를 물색해 달라고 뉴욕의 한 부동산회사에 의뢰를 했다.
이 남자는 "가격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의뢰를 받은 부동산업자는 고급 주택 몇 채를 보여줬다. 이 남자는 이 가운데 벽난로 4개에 방이 3개가 있고 센트럴 팍이 내려다 보이는 넓이 2,000평방피트짜리 아파트를 골랐다. 가격은 무려 420만달러.
이같은 부동산거래는 요즘 뉴욕시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다.
놀라운 것은 뉴욕기준으로도 터무니없이 비싼 이런 종류의 부동산 매매가 금방 성사된다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가격흥정은 거의 없다. 바이어들은 집주인이 요구하는 가격을 그대로 주거나 경쟁적으로 여러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주택용 부동산회사 랄프 엘리슨 LLC의 간부 폴 퍼셀은 말한다.
랄프 엘리슨의 통계에 따르면 맨해턴지역의 아파트나 콘도 평균가격은 지난해 1/4분기만해도 60만1,801달러였다. 그러나 시세는 불과 1년 사이에 42%나 껑충 뛰어 금년 같은 기간에는 85만4,704달러를 기록했다.
주택구입을 희망하는 사람이 "돈은 문제가 안된다"고 얘기하는 경우 얼마전만해도 대부분의 부동산업자들은 이것을 장난전화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무조건을 제시하는 바이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구입희망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도 다반사다.
랄프 엘리슨의 브로커 크리스 진스는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75만달러에 나온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한 여자에게 보여줬다. 이 여자의 72만달러 매입제의가 거절당하면서 여섯 명의 다른 구입희망자들과 가격경쟁이 붙었다.
"가격이 80만달러선에 진입하면서 주인이 바이어들에게 최종 금액을 제시하라고 통보했다. 내 고객은 생각 끝에 90만달러를 써넣었는데 이것보다 많은 액수를 제시한 사람이 두 사람이나 더 있었다"
아파트 매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오픈 하우스때부터 시작되는데 이처럼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렌트가격의 상승 때문이다.
좋은 동네의 방 한 개짜리 아파트 렌트가 월 4,000달러를 호가하면서 사람들은 렌트가 아니라 구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에서 직원의 비싼 렌트를 부담, 입주자들이 가격을 깎으려고 하지 않는 것도 뉴욕의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즉 미국의 전반적인 호경기, 특히 월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계, 음악, 영화등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인터넷중심의 이른바 닷컴 비즈니스가 호황을 계속하면서 부동산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파트의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면서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 1980년대만해도 수백유닛짜리의 아파트 건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많이 띄었었다"
퍼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건축붐은 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줄어들면서 1990년대 들어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범죄가 줄어들고 맨해턴지역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요즘에는 자녀들이 태어난 후에도 도심에 머무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 또한 맨해턴의 부동산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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