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서점 성공 본받아 커피 파는 도서관 증가
대형 체인 서점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곳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한다. 한번 가면 시낭송회도 보고, 커피와 빵을 먹으며 신문 잡지도 뒤적이느라 몇시간씩 머무는 사람들로 밤늦은 시간까지 북적이는 곳이 그곳이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의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잡은 서점들의 성공적인 판매전략을 공립도서관들이 본뜨고 있다. 이번 주 개장한 매릴랜드주 하워드 카운티의 글렌우드 도서관은 유리와 돌로 지은 현대식 헛간 모양의 3만스퀘어피트 공간에 고객 편의를 위해 편안한 가구를 들여 놓았을 뿐만 아니라 정문옆 코너에는 풀서비스 카페도 차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 도서관에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에 새로 디자인하는 글렌우드 도서관을 시험 케이스로 삼기로 했어요"라고 하워드카운티 도서관 디렉터인 노마 힐은 말하는데 카페를 마련하는 도서관은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아틀란타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벌써 몇 년전부터 ‘스타벅스’가 들어가 있고 뉴욕과 코네티컷에서도 여러 마을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버지니아비치도 내년에 중앙도서관에 커피샵을 신설한다.
글렌우드 도서관내 양지바른 구석자리에 카페를 연 것은 하워드 카운티내에 2개 매장을 갖고 있는 고급커피가게 ‘리버사이드 로스터리 & 에스프레소’로 6개의 테이블을 놓고 고급 커피와 차, 샌드위치 및 양과, 디저트를 판매한다. 주인인 마이크와 질 렌츠는 다른 가게에서 금방 볶은 커피를 가져다가 도서관 개장 시간 내내 카페를 운영하겠다고 각오를 밝힌다. "우리도 정말로 흥분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기회이고 도서관도 혁신되니 말이죠" 렌츠는 이 카페가 성공하여 현재 수리중으로 커피 카트 공간도 마련될 카운티 중앙도서관에서도 비슷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도서관 손님중에는 카페가 공간과 예산의 낭비라거나 커피 냄새나 맛있는 과자의 유혹을 받기 싫다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지난주에 미리 도서관을 둘러본 주민들을 찬사를 연발했다. 이들은 컴퓨터 근처만 빼놓으면 커피를 들고 도서관 안을 돌아다녀도 되는데 글렌우드 주민 크리스틴 캘러한(33)은 자기처럼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오는 어머니들에게 특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환영했다. 이제 아이들이 스토리 아워에 참가하는 동안 친구들과 도서관 카페에서 만나 환담하거나 커피 한잔을 가지고 도서관내 가죽 의자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힐 관장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커뮤니티의 만남 및 문화 센터로 꾸미고 싶어하기 때문에 곧 도서관내 카페에서 시낭송회나 음악회 같은 행사도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티모어 카운티의 파익스빌 도서관의 경우는 지난 2월부터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길 건너에 커피샵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데보라 윌러 관장이 주인에게 도서관에도 공급해줄 것을 부탁한 것. 직원들이 커피를 끓여서 1잔에 1달러를 받고 판다. "도서관은 가서 편안하게 있을만한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님들에게 책을 빌리거나 떨어뜨려 놓고 금방 떠나지 말고 한참 머물다 가라고 장려하지요"라고 말하는 휠러 관장은 평소 ‘보더스’나 ‘반스 앤 노블’이 얼마나 인기인지를 눈여겨 살펴보고 자기도 그렇게 해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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