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성공적 커리어 접고 삼형제만 똘똘 뭉쳐
작년 여름에 중고 컴퓨터와 사무용품으로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텍스마트’ 본사에서 투자할 생각이 있다는 사람을 기다리던 젊은 사업가 데니스 린치는 그들의 이름만 듣고는 소규모 투자가겠거니 했다가 비서가 그중 한 사람이 애플 컴퓨터사의 전회장인 존 스컬리라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그가 애플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스펙트럼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회장직도 사퇴하고 뉴스에서 사라진 것이 1994년이었으니 올해 30세인 린치로서는 모를만도 했다.
와튼 비즈니스 스쿨 출신으로 38세에 펩시코의 국내 소프트드링크 부문을 맡아 운영하다 1983년에 애플사 회장이 됐던 스컬리(61)는 지난 5년간 전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동생 2명과 함께 작은 벤처 캐피털 화시를 운영해 왔다. 가족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평소의 소원도 성취할 겸, 애플과 스펙트럼에서처럼 대기업의 음모에 고통당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인터넷의 미덕을 전파할겸 시작한 일이었다.
텍스마트처럼 작은 회사에 투자도 하면서 젊은 사업가들에게 친구로서, 맨토로서 자문도 해주는데 맛들인 이들은 린치같은 X 세대 사업가들과 회의를 시작한지 몇분도 안되어 맥주를 마시면서 과거 롱아일런드에서 자랄 때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자리가 파할 때쯤 되면 스컬리 형제는 이 작은 회사에 100만달러를 투자하고 큰 회사로 키우도록 자문해줄 것을 잠정적으로 약속한다.
이 새 커리어에 만족하는 사람은 존만이 아니다. 미국 대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동생들인 아서와 데이빗도 마찬가지다. 아서(55)는 1995년까지 J.P. 모건에서 800억달러를 주무르던 사람이고 데이빗(54)도 1989년까지 H.J. 하인츠사의 국내영업담당 사장이었다.
지금까지 스컬리 형제가 투자한 창업사는 모두 26개로 그중 4개가 이익을 내고 있거나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지만 그들의 도움으로 상장한 5개사중 3개는 내즈닥에서 바닥세를 기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형제들은 걱정이 없는 것이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이미 좋은 값으로 지분을 팔아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이 함께 일할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부터였지만 벤처 캐피탈 회사를 차리기로 한 것은 존 스컬리가 스펙트럼을 떠나 새로운 커리어를 찾느라 여러 회사들을 방문하고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인터넷이 일으키고 있는 혁명에 자신도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된 이후였다.
1995년부터 창업사에 투자하기 시작한 존에게 J.P. 모건에서 25년동안 일하면서 사업가병에 걸렸다는 아서가 합류해 ‘스컬리 브라더스’사가 탄생했다. 데이빗도 22년동안 하인츠에서 일한 끝에 "회사를 운영하는 것보다 세우는데" 끌려서 형들에게 합류했다.
이들은 회사를 만들면서 일을 간단하게 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정했다. 옷도 캐주얼하게 입고 다른 동업자는 두지 않으며 몇사람의 보조원과 함께 넓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이들은 투자대상을 고르는 일에 있어서도 정공법을 쓴다. 자기들이 잘 아는 사람만 만나고 믿을 만한 사람이 소개한 사람만 만난다. 비즈니스 플랜 같은 것은 별로 필요가 없다. 그동안 투자한 돈이 얼만지를 밝히지 않지만 한 건에 평균 100만달러정도만을 투자하고 대신 필요한 자문을 해주거나 다른 투자가를 소개해주고 필요하면 이사도 되는등 돈으로 살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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