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남대문 `메사’공연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벌써 교복입은 여학생들이 새까맣게 몰려 있었다. god를 보러 온 팬들이다. KBS `출발 드림팀’도 이들의 출연으로 사상최대의 인파 동원 기록을 세웠다.
극성팬의 소란을 걱정한 집주인들의 거절로 수십 번 입주를 거절당하는 등, 유명세도 톡톡히 치렀다. “새 집 좋아요, 세상에 욕실이 두 개네요. 물도 잘 나오고…”리더 박준형(26)은 너스레를 떨면서도 위치만은 `극비’라고 한다. 작년초 `어렸을때부터 우리집은 가난했었고…’(데뷔곡 `어머님께’)를 중얼거리던 다섯 청년은 이제 폭발적인 `컴백 환영’을 받는 빅스타가 되어 있었다.
“호영이를 열렬히 사모하는 누님들 많아요.” 라는 김태우(19)의 귀띔처럼, god의 팬은 그 폭이 넓다. `20대도 god가 좋다’등의 모임이 곳곳에 있을 정도이다. 이들은 10대를 매료시킬 쏘는 듯한 강렬함 대신, 현대적인 이상형 `부드러운 남자’의 캐릭터를 그대로 갖고 있다.
음악도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이지리스닝 스타일의 R&B `거짓말’이 상징하듯, 3집에서는 감성적인 멜로디라인에 더 신경을 썼다. `난 네가 싫어졌어/우리 이만 헤어져 /다른 여자가 생겼어/너보다 훨씬 좋은…’ 하는 노랫말은 박준형의 인생체험이라고 한다. “대학교때 여자친구가 그랬어요, 나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여건이 좋았지요 …그래서 고민 끝에 헤어졌어요.”
박진영이 곡은 쓰지만, 컨셉을 잡거나 디렉팅 작업을 하는 데는 모든 멤버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한다. 완벽하게 미국적 사운드를 구사한 가스펠 `촛불 하나’는 신나면서도 고급스럽다. 60년대 소울 스타일에 힙합을 얹은`왜’는 한국적인 감성을 더할 나위 없이 자극하는 곡으로, 멤버들도 타이틀곡 못지 않게 애착을 갖는다.
하지만 음악만으로 god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이들의 노래를 모르는 40,50대들도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육아일기’코너와 그 주인공 `재민이’는 알 정도이기 때문이다. 관찰카메라에 담긴 다섯 남자와 이제 21개월 된 인형 같은 아기 재민이의 오밀조밀한 일상, 그리고 보채는 재민이를 밤새 달래던 `왕엄마’손호영(20)의 따뜻한 눈빛은 단번에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엔 재민이를 안고서는 식은땀이 바싹 났어요.”스태프 중에서도 여자가 거의 없어 도대체 뭘 해야 할 지 엄두가 안 났다고 한다. 이제는 아이보는 데 익숙해진 것은 물론, 재민이가 오히려 이들을 `갖고 놀기도’한다. “저희들을 째려보다 카메라켜 놓으면 방긋 웃어요.”god는 애초 계획대로 앞으로 3개월간 더 재민이와 함께한다.
`다른 아이를 또 키우라면 절대 안하겠다’는 한 멤버의 말처럼, 이들은 초보엄마의 마음고생을 나름대로 호되게 겪었다. 잔잔한 일상에서 끌어낸 폭발적인 인기에는 나름대로 대가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육아일기’와도 결별해야 하고 `박진영의 댄스그룹’이라는 그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10년 뒤에도 `가수 god’로 남기 위해 그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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