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29)이 스타에서 배우로 바뀌었다.
1년여 만에 출연한 영화 <하루>(쿠앤필름, 한지승 감독)에서 고소영은 스타보다는 배우의 면모를 보여줬다. 스타급 여배우들이 극히 꺼리는 임산부 역을 맡을 때부터 고소영의 새로움은 감지됐다.
작품이 완성된 다음 스크린에서 확인된 고소영의 변모는 더욱 새로왔다.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스타의 이미지에 의존하는 오랜 관습을 훌훌 털고 영화 속 인물에 자신을 녹였다. 예쁜 여배우들이 흔히 범하는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는’ 습성도 버렸다.
그래서 고소영은 ‘배우’가 됐다. 심은하가 기약없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기이기에 고소영의 변모는 더욱 반갑다. 고소영을 눈 쌓인 서울 명보극장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1년여 만의 매스컴 인터뷰였다.
-굉장히 오랜 만이다. 매스컴 노출을 꺼리는 인상인데.
▲1년 가량 CF 외의 연예 활동은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럴 때는 만나서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인터뷰를 피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래도 가끔은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될 필요성이 있지 않은가.
▲’작품으로 말하고 싶었다’는 흔한 말로 핑계를 대신하고 싶다.
-이성재와 공연한 새 멜로영화 <하루>는 어떤 영화인가.
▲불임 부부가 겪는 갈등, 우연히 찾아온 임신과 출산, 그리고 끔찍한 불행 등을 예쁘게 그린 작품이다. 관객들이 오랜만에 흠뻑 울 수 있는, 울림이 큰 영화이고, 제작 과정에서 많은 애정을 느낀 작품이라 흥행 기대가 크다. <약속>이나 <편지>같은 느낌이고, 울리면서도 신파조는 피한 세련된 작품이다.
-임산부 역인데다 모성을 표현해야 돼 출연을 꺼렸을 것 같은데.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이번 만큼은 제대로 고르자’는 생각에 곧바로 출연 결정을 했다. 사실 배우에겐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나는 그걸 썩 잘해 왔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작품으로 생각했다.
-연기 톤이 바뀐 느낌이다. 그저 ‘외모가 예쁜 스타’가 아니라 ‘성숙한 여자’의 매력을 풍기는데.
▲나이 들었다는 핀잔인지, 매력 있어졌다는 칭찬인지 잘 모르겠다(웃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최근 들어 부쩍 커지긴 했다. 혼자 생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또 스스로의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한’ <하루>를 살짝 소개한다면.
▲성재 오빠와 나는 캠퍼스 커플 출신의 젊은 부부다. 아주 착한 커플인 때문에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나 딱 한가지 불임 때문에 상당히 지쳐 있다. 그래도 사랑을 잃지 않는 이들에게 어느 날 임신이란 행운이 찾아온다.
그러나 임신은 행운이자 불행의 시작이다. 뱃 속의 아이가 뇌가 없는 장애아다. 이 사실을 알고도 출산을 할까, 아니면 낙태해야 되나. 출산한다면 그 다음엔 또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과정에서 부부의 사랑과 모성 등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뻔한 소재의 뻔한 이야기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건 큰 오해다. <하루>는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작품이다.
-다음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하루> 개봉을 지켜 본 뒤 결정하겠다. 다작과 과작 가운데 어떤게 좋은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1년 또는 1년 6개월 동안에 한 작품씩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서두를 생각은 전혀 없다.
<사진> 모성을 드러내는 영화 <하루>에 출연한 때문인지 고소영은 옷 차림새부터 차분해진 인상이다.
(아래)영화 ‘하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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