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작품 하겠냐’ 제작사 지레 섭외포기-출연작 찾기 애태워
"시나리오가 너무 많이 들어와 즐거운 비명이라구요? 전혀 아니에요. 시나리오가 아예 안들어와요!" 전도연 송강호 한석규 설경구 등 영화계 톱스타들이 출연작 ‘찾기’에 애태우고 있다.
연예계에 알려진 소문은 "톱스타들은 시나리오가 너무 많이 들어와 고르느라 애먹는다"는 것. 하지만 정작 본인들이 털어놓는 진상은 아니러니컬하게도 정반대다. 출연 섭외작이 극소수다. 따라서 그 극소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영화 출연은 기약없이 미뤄진다.
한석규 송강호 등의 휴식 기간이 길어지고, 얼마 전 전도연이 영화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농담삼아 "시나리오 안주면 시집가버릴 거에요"라고 애교섞인 볼멘 소리를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행을 보장하는 몇 안되는 스타들에게 왜 이런 상황이 빚어졌을까.
◈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전도연 송강호 한석규 설경구 등이 출연작을 고르는 기준은 여러가지다. 일단 시나리오가 좋아야 되지만 그것만으로 만사 OK는 아니다. 제작사 감독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제작사와 감독 역량에 따라 완성도가 들쑥날쑥으로 달라지는 탓이다.
이런 태도에 대해 마이너 영화사 쪽에선 "지나치게 자신들의 인기 관리에만 신경쓴다. 이래서야 영화 저변이 확대되겠느냐"고 힐난하지만 메이저 영화사 쪽에선 "자신들의 흥행성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 바람직한 신중함"이라고 옹호한다.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자연히 과작(寡作)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빚어지자 아예 이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시나리오가 많다.
제작사 쪽에서 "톱스타를 출연시키면 그 이상 좋은 게 없지만 그들이 하겠어?"라며 지레 출연 섭외를 포기해 버리는 탓이다. 괜히 ‘톱스타 출연시키겠다’며 시간끌다 제작 타이밍을 놓치기 싫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 너무 커진 덩치?
남자 톱스타인 한석규 송강호와 여자 톱스타 전도연의 처지는 또 다르다.
한석규 송강호 등은 커진 덩치 때문에 몸놀림이 자유롭지 못하다. 출연작마다 최소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한석규 송강호 등은 굳이 영화 출연을 서두르겠다면 마땅한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썩 어울리는 캐릭터, 규모의 작품이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골라 온 만큼 흥행 부담을 쉽사리 털어낼 수 없다. 이럴 때 ‘이왕 기다린 것, 뒤늦게 서두르지 말자’며 관성에 맡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몸놀림을 가볍게 할 수 없는 셈이다.
◈ 전도연은 또 다른 처지
이에 반해 전도연은 굳이 찾아도 마땅한 작품이 없는 상황이다. <내 마음의 풍금> <해피 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으로 이어지는 최근 출연작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전도연은 흥행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흥행성이 떨어지더라도 작품성이 있다 싶으면 과감하게 나선다.
그러나 최근 영화계는 작품 규모가 커지며 남성 중심의 영화가 양산되는 경향이다. 자연히 여자는 ‘꽃’ 정도로 그려진다. 전도연 같은 여자 톱스타가 활개칠 수 없는 분위기인 셈이다.
그래서 전도연은 최근 들어 "나도 액션 블록버스터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며 액션물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자세를 광고하고 있다.
◈ 그래서 덕 보는 사람도 있다
톱스타 바로 아래에 있는 배우들은 이 때문에 도리어 풍요를 누리고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 대성공 이후 주연이었던 송강호에겐 시나리오가 뚝 끊긴 반면 조연이었던 신하균에겐 거의 모든 시나리오가 몰렸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톱스타들의 느린 행보가 적당한 인기와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에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지태 원빈 이미연 등에게 시나리오가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유와 배경이 어떻든 톱스타를 놀리는, 거꾸로 톱스타가 놀고 있는 최근의 영화계 현상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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