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가현. 온천(溫泉)과 차(茶)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올 로케로 제작되는 한일 합작영화 <싸울아비>(모닝캄, 문종금 감독)가 지난 달 중순 오이타현에서 크랭크인 한 후 구마모토현을 거쳐 이곳으로 건너와 본격 촬영 중이다. 주 촬영지는 사가현 유레시노(嬉野)시의 유명 민속촌 히젠유메가이도(肥前夢街道). 영화 <싸울아비>는 일본 사무라이가 백제 무사 싸울아비(싸우는 남자라는 뜻)에서 유래됐다는 데서 출발한다.
각지 영주들이 치열한 영토 확장을 꾀하던 일본의 전국시대가 배경이다. 우에스기 겐신이 장악한 호소가와 지방이 무대. 이곳은 물자가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하여 백제와 가장 흡사한 지역. 이곳에 백제 유민이 흘러들어와 부락을 이루어 살고 있다.
주인공은 신검을 제작하는 백제인 고우도. 그가 이곳 성주 안도의 정혼녀인 오사메와 사랑에 빠지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결국 성주의 부하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고우도가 비검으로 싸울아비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것이 이 영화의 기둥 줄거리다.
문종금 감독은 합기도 8단의 무술인 출신 감독. 액션영화 <무> 등 7편의 액션 영화를 제작, 감독했고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한렝?무예가 같은 뿌리임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총 제작비 30억 원 예상.
히젠유메가이도의 첫 날 촬영은 안도 성주가 정혼녀를 만나기 위해 소읍으로 들어오는 장면. 이곳에서 고우도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안도 역의 일본 배우는 90년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하사극 <천과 지>의 주인공이었던 에노키 다카아키(42)다.
국민배우로 칭송받아온 그가 1,300만 엔(약 1억 4,000만 원)의 개런티로 선뜻 출연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오사메 역은 신인 우에미야 마사코(21). 이외에 20여 명의 일본 조연배우들이 출연하고 고우도역은 신인 이상훈이 맡았다.
SBS TV 7기생 탤런트인 이상훈은 이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 남궁원 최재성 등이 조연배우로 출연한다.
"물럿거라."
성주가 말을 타고 들어오면 마을사람들이 일제히 부복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고우도가 성주의 사무라이와 다툼을 벌인다.
10여 필의 말과 80여 명의 남녀 일본인 엑스트라들이 동원됐다. 통역만도 3명이 메거폰을 잡고 있다. 한국어로 감독이 외치면 마을 입구와 중앙, 후미의 통역이 각각 외쳐대야 한 마을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
사무라이와 고우도의 칼싸움 장면은 그야말로 피를 튀겼다.
뜨거운 열기 속에 그만 이상훈이 예리한 칼날에 새끼손가락을 다치고 말았다.
예상치 못했던 사고였으나 감독은 NG 없이 강행했다.
밤늦도록 촬영한 스태프는 한 밤 야외 온천에서 피로를 씻으면서 온천수에 정종잔을 띄웠다.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야기(夜氣)가 뜨거운 물과 따끈한 정종으로 데워진다.
<싸울아비>는 4월 말까지 촬영을 끝내고 오는 6월에 개봉할 예정인데 촬영장에는 일본의 전문지 기자들과 방송사가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일본 사가현=방영훈 기자 knight@
사무라이와 싸울아비의 검술장면.
/ 남녀 주인공을 맡은 우리나라의 이상훈과 일본의 TV 탤런트출신 여배우 우에미야 마사코.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
방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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