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맘대로 노래하고 무대에 눕고 ‘아싸아싸’ 애드리브까지
지난해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기록한 단어는 바로 ‘엽기’.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다니는 일’이란 사전적인 의미의 ‘엽기’는 2000년을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정상적인 것은 더 이상 젊은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없는 것.
때문에 TV를 켜면 온통 엽기 세상. CF, 영화 등 온통 괴상하고 촌스러운 모습 일색이다.
이런 엽기 바람이 이제 가요계에도 거세고 몰아치고 있다. 튀어야 살아남는다는 가요 풍토를 대변하고 있다.
▣ <새>의 싸이-노래·외모·춤 ‘괴이 삼박자’ ’완전히 새됐어’란 노래 속의 가사와는 반대로 싸이는 완전히 스타가 됐다.
싸이는 노래, 외모, 춤에서 ‘엽기 삼박자’를 고루 갖춘 대표주자다. 우선 20곡 중 16곡이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노래 가사를 살펴보자.
<인트로>에는 ‘판 틀려거든 입이나 맞춰, 내가 길들여진 원숭이들과 뭐가 다른가 여러분이 평가해 봐’ ‘Fucking~어려서부터 제대로 못배워 결국 가르침은 무책임한 포르노에서.얼떨결에 동방예의지국에 이상하게 서양물 들은~ ‘(l Love Sex) 등 공격적인 사회 비판을 담았다.
외모 역시 연예인 스타일은 아니다. 불룩 나온 배에, 도저히 연예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투박한 얼굴 생김새는 예쁘게 생긴 연예인들과 대조를 이루며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무대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한 일명 ‘파닥이 춤’에, 박지윤의 <성인식> 댄스를 패러디한 섹시 댄스는 절로 탄성이 날 정도.
이런 모습엔 KBS 1TV <열린 음악회>에 자리한 품위있는 중장년층 관객까지 열광하고 있다.
▣ <잘가>의 자두-통굽구두등 촌스러움 극치 자두와 강두로 구성된 혼성 2인조 그룹. 거기에 일본에서 초빙한 인도 악기 시타르의 연주자 -까지 가세해 묘한 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잘가>는 히트곡 제조기인 작곡가 최준영의 작품으로, 복고적 마이애미 사운드의 흥겨운 곡.
여성 보컬 자두가 처음 무대에 서자 관객들은 "쟤 여자 싸이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무대에 눕고, 바닥에 기는 독특한 무대 매너에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드는 어색한 춤은 엽기의 바통을 잇는다.
외모 역시 보통 여자 가수들과는 전혀 다른 옆집 학생 같은 평범한 얼굴에, 160cm도 되지 않는 작은 키. 그것을 강조라도 하듯 일본에서 유행하는 10cm가 넘는 통굽 구두는 촌스러움의 극치를 이룬다.
▣ 독특한 이력의 조이박스-흑·백·황인종 다국 밴드 5인조 다국적 밴드 조이박스 역시 한 눈에 튄다. 우선 흑 백 황인종의 조합이라 마치 외국 밴드의 공연을 보는 듯하다.
무대 연출도 마찬가지. 다소 정돈되지 않은 모습으로 제 맘대로 노래하고 연주한다. 나만 즐거우면 된다는 식. 슈퍼모델 출신의 여성 보컬에 전직 대학교수까지 이력도 무척이나 튄다.
그저 예쁘게, 아름답게 보이려는 타 가수들과의 차별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조이박스를 구경하게 하는 포인트다. 그러나 타이틀곡 <스페셜>에서 보여주는 음악만큼은 짙은 버터향의 세련됨을 자랑한다.
▣ 엽기가수의 원조 <스페이스 환타지>의 이박사 이런 가요계 엽기바람의 주인공은 단연 지난해 일본 열도를 들끓게 했던 테크노 뽕짝의 원조 이박사다.
<스페이스 환타지>에서 그가 쏟아내는 정신없는 ‘테크노 뽕짝’ 은 문화 충격에 가까웠다.
뽕짝에 세기말 분위기의 몽환적인 테크노 사운드, 천박한 느낌까지 주는 일명 ‘좋아좋아’ ‘아싸아싸’ 등 뽕짝 애드리브가 더해졌다.
또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원색의 옷차림은 그를 ‘엽기가수의 원조’자리에 올려놓았다.
이경란 기자 ran@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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